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가려 뽑은 요즘 노래⑥ _정보권의 <사주팔자>

기사승인 2019.08.20  22:03:33

공유
default_news_ad2

정보권 ‘다시 보기’를 했다. 이 젊은이가 누구지? 국립창극단의 <패왕별희>에서 항우 역을 맡아 올 상반기 공연계에서 단연 이목을 집중시킨 정보권. 92년생이다. 아는 이들 사이에서는 ‘언젠가 대성할 소리꾼’으로 주목받아 오던 중, 지난 <패왕별희>의 공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당초 항우 역으로 예정되었던 배우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예기치 않게 주역 기회를 얻게 된 것인데 당차게, 기대 이상으로 잘 해냈다며 호평을 받았다. 경극 <패왕별희>를 창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은 여러 면에서 주목을 받은 수작이라 회자 되었지만 아무래도 이 무대의 최고 행운은 정보권이 움켜쥔 듯하다.

그럼 정보권은 아주 신진인가? 그건 아니다. 2017년 전주소리축제에서도 그는 ‘주인공’이었다. 개막 공연 무대에 선 그는 스타 본색을 드러내며 노래를 열창했다.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현대무용이 함께 어울렸던 노래 <사주팔자>. 판소리의 한 대목인 것 같은 가사와 가락인데, 실은 전주소리축제의 총감독을 맡고 있는 타악주자 박재천의 록 스타일 판소리다. 1991년에 서울음반에서 발매된 <박재천 정규 2집 -사주팔자>의 타이틀 곡이었고, 인터넷에서 1990년대 초반 KBS 토요 대행진에 출연해서 박재천씨가 직접 꽹과리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는 노래지만, 사실 국악계나 가요계에서 찾지 않았던 좀 오래된, 잊고 있던 노래였다. 박재천은 2017년 전주소리축제에서 이 노래를 새롭게 리메이크하여 개막연주로 올렸는데, 대중음악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면서 ‘록 판소리’를 추구했던 1991년 <사주팔자> 버전과 달리 클래식 악기 편성을 곁들이고 ‘소리’ 에 비중을 두었다. 그리고 이 노래를 정보권에게 맡겼다. 20대 후반의 젊은 소리꾼에게는 다소 버거웠을 큰 무대에서 젊은 소리꾼 정보권은 이 노래의 내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치 판소리 한 대목 부르듯이 수월하게도 잘 잘 불러 청중의 환호를 받았다.

 

정보권이 부른 <사주팔자> 노랫말은 좋은 운으로 가득하다. 초년 운도 좋고, 노년 운도 좋으며, 명성과 재운, 지혜와 풍류가 가득한 생애를 살다가 늦도록 행복하다는 팔자 노래니 듣는 이나 부르는 이가 싫어할 리 없을 듯 하다.

 

초년에 명성을 띄워 원근에 이름을 떨치고 귀인이 멀리서 도우니

꽃다운 이름을 기약하고 일시에 청운이 관도에 올라 장안을 편답하니

태극성 몸에 비춰 하늘과 조상이 도울제

생시에 만운성 둘러 늙어서 부귀가 찾고 그대의 타고난 재운은 온몸에 횡재가

따르리라.

지혜가 출중하여 선망의 대상이 되고 평생을 풍류와 더불어 평안한 일생을 지내리라.

 

인간 칠십 고래희요 무정세월 약류파라 사시풍경 좋은 시절 거드럭거리고 놀아보자.

일락서산 해지고 월출동령 달 솟아 세월아 봄철아 가지마라 장안 호걸 다 늙는다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이런 사주가 또 있나 이런 팔자가 또 있나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이런 사주가 또 있나 이런 팔자가 또 있나

 

 

‘거.. 좋은 말이로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도 있으니 이런 노래 자주들어야겠다‘는 분이 계시다면 2017년 전주소리축제 영상 링크를 걸어 권해야겠다는 재밌는 생각도 해보면 여러 차례 다시 들어봤다.

 

정보권이 아니었으면 들어볼 일 없었을 것 같은 박재천의 <사주팔자>, 그리고 이 음반에 들어있는 음악들을 모니터하고, 관련 인터뷰 기사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오갔다. 1990년대 전후, 박재천이 홀로 치열하게 모색한 ‘대중적 국악’의 모습, 그가 외롭게 겪은 불운과 단절.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젊은 소리꾼을 통해 다시 모습을 드러내어 가능성을 모색하는 노정이 선연하게 다가왔다.

 

다시 정보권의 노래를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소리 축제의 화려한 개막 무대에서 환호를 받았다 해도 이 노래가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올지 기약할 수는 없겠다. 다만 ‘정보권’이라는 이름이 인기검색어가 된다면, 그 연관 동영상으로 이 노래가 뜨고, 이 노래가 만든이가 궁금해서 ‘박재천’을 검색하는 이가 있다면 다시 <박재천 정규앨범 2집- 사주팔자>의 스토리를 읽게 될 것이고, 그러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 고군분투하며 대중적 국악의 길을 모색한 세월의 이면을 더듬어보겠구나~~ 이런 생각들이었다.

 

‘프로마이징한 스타’ 정보권은 국악방송의 <콘서트 오늘> 시즌 3에 캐스팅 되어 7월 무대에 올랐다. 판소리 몇 대목과 군대 시절 애창했다는 김광석의 노래를 마음껏 부르는 그의 모습은 밝고, 젊고, 당당하여 듬직하고 흐뭇했다. 젊은 소리축제 개막 무대와 <패왕별희>의 배역과 또 다른 매력으로 가득한 <콘서트 오늘>에서 그가 부른 <사주팔자> 노랫말 같이 풀릴 음악 생애를 상상해봤다. 즐거운 노래 상상이다.

 

송혜진(숙명여자대학교 전통예술대학원 교수)

 

 

정보권의 사주팔자

https://www.youtube.com/watch?v=XweuGwFd_Q8

 

박재천의 사주팔자(1991년 버전)

https://tv.naver.com/v/8142650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