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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밥보다 생생한 춤과 음악을 찾아서_신경아

기사승인 2019.12.20  10: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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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아 음악여행칼럼니스트 . <세상의 끝에서 만난 음악> 저자

경계를 넘어 다름과 낯섦을 끌어안으려는 모든 여행은 불온하다고 누군가 말한다. 여행의 기본 성향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닐까. 타고난 노마드의 성향을 가진 여자, 유년시절부터 알게 된 다양한 국적의 여러 나라 음악을 접하고 점차 늘어나는 음반의 양이 3천 여 장에 이를 때쯤, 그녀는 어느 덧 음악여행자로 칼럼니스트가 되고, 월드뮤직축제의 모더레이터로 여행지에서 만난 음악가들을 초청해 국내 무대에 소개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녀의 여행은 멋진 유적지가 있는 유명 관광지가 아닌, 사라져가는 민속이 살아있는 곳으로, 아직 전통이 남아 있는 더 깊은 오지로 향하게 하는 낯선 발걸음이었다.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에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사라져가는 민속과 음악을 찾는 남자(남편 최상일 PD)와 함께 세계의 민속음악을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한 그녀는 3년여의 본격적 음악채집여행을 마친 후 그 여행지에서의 생생한 기억을 담아 한 권의 묵직한 음악여행 책 <세상 끝에서 만난 음악>(신경아, 문학동네)을 냈다.

필자 신경아는 이 책이 나오기 전, 본지 <THE MOVE>의 필자로 ‘길위의 음악’이란 타이틀로 2년 동안 연재(2017년 1월호-2018년 12월호)한 글을 통해 이란, 터키, 아프리카 여행기에 대한 생생한 감동을 미리 선보였다. 연재됐던 글들은 다른 여러 나라의 이야기와 함께 책 속에 추가 보완되어 다시 실렸다.

 

 

 

나의 음악여행은 사람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

 

지난여름 한 철 내내 글 쓰느라 씨름한 결과 나온 신경아의 <세상 끝에서 만난 음악> (문학동네)에는 가보지 못한 곳일지언정 흙먼지 풀풀 날리는 오지의 낯선 곳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가 있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세계 어느 곳에서든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밥을 하고 빵을 굽고, 우유를 짜고, 베를 짜는 일상의 사람들, 기쁜 날, 슬픈 날 노래하고 춤을 추는 민족들....

신경아는 책을 출간하고 난 소감을 묻자 아쉽다고 말한다.

“책에 다 담지 못해서, 정말 일부밖에 못 담아서 많이 아쉬워요. 실제 여행하면서 엄청난 감동을 받았는데, 십분의 일도 전달을 못한 것 같아요. 제책은 음악만 전달하는, 음악이야기가 아니라 ‘음악을 하는 사람들’ 이야기거든요, 그 사람들, 너무너무 어려운 환경에서 음악을 하고 있어요. 전 세계 고급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클래식, 재즈 음악이 주를 이루는데, 그렇지 않은 지역을 찾아갔지요. 그 곳이 오스만제국인데, 서구 문명의 대척점을 이루는 큰 문명권이 오스만 제국이기 때문에 오스만제국 치하에 있던 나라들이 아직까지 자신들의 민속과 전통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팝(POP) 문화가 모든 분야에서 유입되고 있는데, 그 속에서 민속 음악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가장 밑바닥에서 하고 있어요. 그들의 이야기는 각각의 스토리가, 한 권의 이야기가 되는데, 겨우 한 두 페이지에 쓸 수밖에 없어서, 그 감동의 십분의 일도 전달하지 못해서 무척 아쉽습니다.”

 

- 몇 년째 여행을 하신 거죠?

본격적 여행은 2016년부터 시작했고, 그 전에도 여행은 굉장히 많이 다녔는데, 89년 여행 자유화가 되었던 때부터 계속 해외여행을 다니며 해외 축제도 다니고 했으니까 20여년 됩니다. 그때도 녹음기와 촬영 장비를 갖추고 찍지는 않았지만 어느 나라를 가든지 그 나라의 음반가게, 공연을 보려고 노력하고 음악이 있는 곳을 찾아가려고 굉장히 노력했어요. 본격적으로 장비를 챙겨서 떠난 것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집중적으로 음악을 채집한 거죠.

 

 

- 20여 년 동안을 음악여행을 했는데, 이후에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면?

제 책의 머리말 첫 문장에 쓴 내용이기도 한데요,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냉장고가 가득해야 맘이 편한 사람과 텅 비어야 맘이 편한 사람..." 저는 냉장고가 비어있을 때가 마음이 편하거든요.

여행 갔다 집에 돌아오면 "왜 이렇게 짐이 많지?" 하고 새삼 놀라곤 하는데, 우리가 대개 여행하면서 묵었던 곳은 허름한 게스트하우스에 소박한 침대 하나 정도였어요. 원래 물욕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여행을 다니면서 비우는데 더 익숙해지게 됐죠.

 

- 세상의 여러 음악은 어떻게 다르던가요? 혹은 비슷한 점이 있었나요?

 

확실히 노래 잘하는 민족이 있는 것 같다는 걸 실감 할 수 있었죠. 타고난 사람들이 있어요.

자신들만의 민속 음악 전통을 간직한 사람들, 그들은 타고난 음악성이 있곤 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음악을 잘하는 민족이고 우리에게도 우수한 전통음악이 있죠. 서구문명의 원조로 불리는 그리스 사람들은 30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식을 하면 파이프 연주하면서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는 풍습이 있었고, 아프리카 사람들은 음악 소리가 들리면 몸을 흔들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죠. 즐기는 민족이 있고, 잘하는 사람들, 대개는 즐기는 민족이 잘하지만, 프랑스 사람들 같이 즐기지만 잘 하지는 못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필자의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탐방기에서 보면 그리오(여흥을 담당하는 마을의 악사)를 만나고, 결혼식이 있는 날 마을 축제에 참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음악여행이 전하는 생생한 감동이 전해오는 듯하다.

 

“품질이 좋을 리 없는 음향장비가 만들어내는 왱왱거리는 음악 소리가 몹시 거슬렸지만, 그들에겐 춤과 노래를 즐길 수만 있다면 그까짓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지 해가 지고 압둘라예가 마침내 자신의 악기에서 전원을 빼는 순간까지 아무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서사시를 읊는 남자 그리오

 

결혼식에서 열창하는 여자 그리오

필자는 말한다. “술도 한잔 마시지 않고 쉼 없이 연주하고 노래하는 연주자들이나 고기볶음밥 한 그릇 먹고 다섯 시간 넘도록 춤추고 노는 하객들을 보면 이들이 살아가는 힘은 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춤과 음악에서 나오는 듯하다.”고.

결혼식 피로연의 꼬마 관객들

그녀는 고유한 음악 전통이 살아 있는 곳을 찾아 떠난 다른 문화권의 먼 나라들에서 전통의 맥을 이으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를 전한다. 그녀의 음악여행은 사람을 찾아가는 여행이었다고 말한다. 긴 음악여행의 여정을 통해 그녀가 책 속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는 독일의 역사가 빌헬름 몸젠의 말을 빌어 자신의 생각과 같다고 말한다.

“문명이 문화를 파괴하지 않는 지, 기술이 인간을 파괴하지 않는지 지켜보는 것은 오늘날 인류의 의무다.”

끝이 아닌, 세상의 끝에서 만난 음악을 통해 문명의 발달로 사라져가고 있는 세계 여러 나라의 독특하고 희귀한 민속음악을 만날 수 있다. 아직도 전해지지 못한 더 많은 음악 전통을 품고 있는 곳에 대한 그녀의 다음 여정이 기다려진다.

 

임효정 기자

 

* <세상의 끝에서 만난 음악> 속에 담겨 있는 음악은 유튜브를 통해 들을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HiJt6h9-joay1gwtFJWo0w

 

 

신경아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한 후 주한프랑스문화원에서 홍보담당관으로 오랫동안 일했다. 은퇴한 남편과 오랫동안 꿈꾸어오던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하여 정년을 여러 해 남겨 둔 2015년, 오랜 샐러리맨 생활을 청산하고 세계의 민속음악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다. 2016년 한 해 동안 이란과 터키 인도네시아를 여행했고 2017년에는 북서아프리카 4개국을, 2018년 봄에는 발칸반도 7개국을, 여름에는 터키와 쿠르디스탄 지역을 여행 했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인도와 남아메리카대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미답지 등으로 음악여행을 떠날 예정이며 분쟁 지역들의 정세가 안정되는대로 아랍 지역도 본격 여행할 계획이다.

여행하는 틈틈이 음악축제의 모더레이터로 일하며 여행지에서 만난 세계의 민속 음악가들을 국내에 초청해 공연하는 일도 한다.

 

번역서: <희망의 경계>, 프란시스 무어 라페 지음

월간 음악잡지 The Move에 2017년 1월호부터 2018년 12월호까지 이란, 터키, 아프리카 여행기 연재

음악전문 팟캐스트 <나는 Muzik하다> 출연

그리로 아주머니 노래를 영상에 담는 장면

 

 

신경아 작가와 여행자들 모임에서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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