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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뽑은 요즘노래 ⑩_잠비나이

기사승인 2020.01.19  16: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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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비나이의 노래 <그대가 지내온 아픔들이 빛나는 축복의 별이 되어>

잠비나이의 3집 <온다> 음반이 IZM(NEO MUSIC COMMUNITY)에서 2019년 12월에 선정한 올해의 가요앨범의 하나로 뽑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잠비나이 음반이 ‘올해의 가요’로 선정되었다니, 그것도 악동뮤지션의 <항해>, 아이유의 <Love Poem>, 김현철의 <돛>처럼 익숙한 이름들과 함께 거명되었다면 좀 뜻밖일 수 있겠다. 잠비나이라면 ‘시끄럽고 격렬한 록 밴드 사운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테니 말이다. 그러나 3집 <온다>는 좀 다르다. 전체적으로 거칠고, 격정적인 소리의 움직임이 이는 가운데, 어둡고 차분하며, 몽롱하고 신비로운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다. 피리와 전자기타를 연주하는 이일우, 해금을 연주하는 김보미, 거문고를 연주하는 심은영이 모두 노래를 부른다.

 

그 중에 끌리는 노래가 있다. <그대가 지내온 아픔들이 빛나는 축복의 별이 되어>라는 긴 제목의 곡이다. 일명 <온다 프렐류드 ONDA Prelude>인데, 마치 종교의식에서 어떤 ‘징조’를 드러내는 분위기의 기악 도입부에 이어 드럼소리가 긴장감을 고조시켜가는 가운데 뮤지션들이 노래를 부른다. 처음 들을 때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듣기 어려운 목소리만 들리고, 여러 차례 음악에 집중해서 들어보면 이런 가사가 들을 수 있다.

 

내 품으로 돌아오라

내 안에서 잠들 거라

그대 얼굴에 붉게 뒤덮인

아픔들이 씻겨 지기를

내 품으로 돌아오라

내 안에서 잠들 거라

그대 얼굴의 흙먼지들이

영원 속에 씻겨 지기를

저 멀리 손짓하는 희미한

그 빛을 따라 지친 몸 이끌어

따스한 대지의 숨결 위에 누워 잠든다.

생명을 잉태한 새벽 불빛이

어두운 장막을 서서히 걷어낼 때

모든 상처가 영원히 지워지기를

내 품으로 돌아오라

내 안에서 잠들 거라

그대가 지내온 아픔들이

빛나는 축복의 별이 되어 온다.

 

목소리와 악기 울림은 차분하지만 특별한 에너지로 꽉 차 있고, 노랫말은 마치 지친 영혼을 위한 정화의식에서 우주와 자연, 혹은 어떤 신적인 존재가 들려주는 메시지처럼 들린다. 상처를 씻어주고, 위로하며 축복의 말을 점지하는 말들이 너무도 간절하게 들려 어느 순간에는 잠비나이 뮤지션들이 굿판의 사제들처럼 느껴질 정도다. 잠비나이 이일우씨는 미국 공연 갔을 때 들렀던 그랜드캐년에서 영감을 받아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어려운 현실,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불안하지만, 그래도 잠비나리 10년을 돌아보며, 앞으로는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의 말을 담고 싶었다고 한다. 더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내게 이 노래가 실제로 그렇게 느껴졌다.

잠비나이는 2009년에 창단하여 10년째 활동하고 있는 밴드다. 팀 전원이 전업 뮤지션으로 활동하면서 고유한 음악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편, 해외 음반사와 기획사와 연계되어 1년의 4분의 1정도 이상을 해외 무대에서 선다.

글래스톤베리, 로스킬데, 헬페스트 같은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서 공연하면  폭동을 일으킬 것처럼 ‘한곡 더’, ‘열곡 더’를 외치는 관객들, 왜 우는지 모르겠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며 자리를 뜰 줄 모르는 청중들을 만나는 참 대단한 아티스트들이다. 기존 국악과 다른 아주 강렬한 사운드로 전통을 녹여내는 이들의 음악이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호, 불호가 갈리겠지만, 음악적 개성이나 완성도 면에서 맘먹고 경청해 보시길 권한다. 특히 3집음반 <온다>는 덜 메탈적이다.

 

송혜진 (숙명여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

 

 

잠비나이, <온다>

https://www.youtube.com/watch?v=iQk2ctF0x-4

음반 <온다>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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