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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갤러리] 한국 서양화 1세대_백철극 작가를 아시나요?

기사승인 2020.10.20  01: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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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특한 수묵의 현대 추상세계 재조명

-P03 Oriental Rhythm 133x92 Oil on Canvas 1970, New York

어느 시대나 비운의 예술가는 있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술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고난의 삶으로 당대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예술가들도 많다. 사회적 혼란기였던 한국 근대 화가들의 삶도 핍박한 경우가 많았고, 그 와중에 한국 미술 서양화 1세대라 불리는 선두 그룹에 소외된 작가도 있었다.

한국 근대 서양화 1세대로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 남관 등과 함께 활동한 작가로 백철극(백간노미 1912-2007) 작가가 있다.

이들 서양화 선구자그룹들이 국내 활동으로 이름이 알려진데 비해 백철극 작가는 오랜 해외 활동으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단색화풍과 달리 독특한 추상기법으로 동서양의 에스프리를 담은 작품으로 해외에서 인정받은 백철극(백간노미) 작가의 잊혀진 작품들이 오는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0 부산국제아트페어(BIAF)’를 통해 선보인다.

 

백철극은 1912년 평안북도 박천 태생으로 4세에 부친을 여의고 홀어머니의 바느질로 어려운 생활 가운데 고등학교 시절에는 평양의 대동강 극장 간판조수로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영화간판 화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몇 년간 모은 학비로 도쿄의 니혼대(동경대) 미술과에 1934년 입학해 같은 과 동창이며 친구인 김환기와 당시 일본 현대미술의 대가 후지다 쓰구하루, 세이지 도고 등에게 사사하고 1937년에 졸업했다.

P01 Shanghai Street 40x31 Oil on Canvas 1940, Shanghai

그 후 도쿄 홍고 현대미술연구소에서 2년간 연구 생활을 마치고 ‘동양의 파리’라 불리던 상하이로 건너가 28세에 ‘홍커우 북 사천로’ 거리 풍경을 거침없는 인상파 기법으로 그려내 1940년 상해 당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일본 미술가협회전 공모에 응시해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대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중국 국민당과 공산당의 대결이 빚은 내란으로 인한 어려운 상하이 시절은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다. 당시 10여 년간 그린 작품으로 수상작 외에 스케치와 유성 파스텔 등 다수의 작품이 남겨져 있다.

P07 Sonaggi 166x135 Oil on canvas, 1973 N.Y.

1949년 고국으로 귀환했으나 이듬해 6.25전쟁이 발발해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는 고난의 연속 속에 살아가야 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미군 장교들의 초상화를 그리며 한번은 위문공연 차 방한 한 미국의 유명 코메디언 밥 호프(Bob Hope)가 갓을 쓰고 한복에 담뱃대를 문 모습을 그려주길 주문했다고 전한다. 1960년대 들어 생계를 위한 그림을 그리면서도 피에 몬드리안(Piet Mondrian), 잭슨 폴록(Jackson Pollock)과 같은 화가들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추상적 작품세계의 붓을 놓지 않았다.

P08 La Peinture 75x60 Oil on Canvas 1977, Paris
P09 San Sui et la Lune A 162x77 Oil on Canvas 1977, Paris

이 시기부터 그는 백철극이라는 본명 대신 모친이 정감 있는 목소리로 부르던 ‘간놈이’(갓 태어난 아이를 뜻하는 이북 방언)를 호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1967년 그는 자녀 3남2녀를 데리고 캐나나로 이민길에 오른다. 몬트리올과 뉴욕 그리고 L.A. 등지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1970년 뉴욕 자신의 개인전에 오랜만에 절친인 김환기 화백과의 재회를 계기로 그의 작고 1974년까지 작품세계를 공유한다. 미국에서도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역사 깊은 Foster & Kleiser 라는 대형 옥외 상업미술 전문회사에서 일하며 꾸준히 자신의 추상세계에 깊이를 더해갔다. 백철극 화백의 전성기인 70년과 80년대에 걸쳐 생전에 그토록 그리던 파리에서의 작품세계가 시작됐다.

 

화가 백철극(1912∼2007)의 일생은 그의 차남 백중필(백필립) 선교사(캄보디아 라이프대학 부총장)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아들 백필립은 미얀마에서 의사로 음악가로 선교사로 일하고 있는데, 아버지의 예술 행적을 찾아 상해 등지로 노력을 기울인 그의 만세관 이야기는 감동으로 전해진다. 백작가의 작품은 1968년부터 캐나다, 뉴욕, L.A. 파리 등 해외에서는 여러 차례 전시되었는데, 고국인 한국에서는 2012년 밀알미술관 100주년 기념전시회(개인전)를 시작으로 세종문화회관 공모선정작 전시(2012. 꿈의숲아트센터),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나는 세 개의 눈을 가졌다’(2014. 덕수궁미술관), 트리니티신학원 추모전(2014) 등으로 이어졌다. 

백철극, 침략자
백철극, 비행기

백작가의 작품 두 점 ‘침략자(Aggressor)’와 ‘비행기II (L’Avion)‘ 는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됐다. 

백선교사는 “선친께서는 당시 대학 1년 선배인 김환기 화백과는 절친하게 지냈다. 김환기가 그 때 아버지에게 보낸 엽서를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고 아버지를 회고했다. 또한 그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친의 작품 두 점을 콜렉트하며 독특한 스타일로 동양과 서양의 추상적 기법으로 현대미술의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했다.”며, “당대 김환기, 박서보 등 단색화 계열에서 벗어나 영향 받지 않으면서도 동서양의 수묵 추상화로 독보적 미술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백철극 작가의 국내 전시는 공공미술관 초대전을 비롯해 올 겨울 ’부산국제아트페어(BIAF)’ 특별부스전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국외 전시는 내년 2월 ‘LA 아트페어’(2.10-15)와 이후 LA의 명소인 라크마(LACMA)뮤지엄에서 열릴 예정이다. 유럽 등지에서 먼저 인정받았으나 정작 고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동시대를 앞서 간 비운의 서양화가 백철극의 예술혼이 재조명되기를 기대한다. 백철극은 ‘비(Rain)’ 시리즈를 비롯해 ‘집’ 시리즈, ‘예수’ 시리즈 등의 추상 회화 작품 500여 점을 남겼다.

 

임효정 기자

 

백철극, 가을

 

 

1998년 백철극 작가

백철극 

 

I. 교육

일본대학 회화과 졸업, 도쿄, 일본 1934 - 1937

홍고 Academie of Fine Arts, 연구원, 도쿄,일본 1938 - 1939

현대 미술 연구, 파리, 프랑스 1977 – 1982

현대 미술 연구, 파리, 프랑스 1987 – 1988

 

 

II. 시상

일본미술가 협회전, *대상, 상하이, 중국 1940

Salon Official de la ville de Vincennes, 파리, 프랑스

*파리 시장상 – “Mention Speciale” 1980

Annual Exhibition of Salon d’Automne at Grand Palais, 파리, 프랑스

*Prix d’Audonne - Honored Room Viewing-특실전시 1981

 

III. 그룹전 과 개인전

Verdun 문화회관, 몬트리얼, 캐나다 1968

Waddington Gallery, 몬트리얼, 캐나다 1969

The Church of Convenant, 뉴욕, 미국 1970

파리한국 대사관, 파리, 프랑스 1978

한화랑, 로스앤젤레스, 미국 1980

파리한인 미술가협회 그룹전, 파가노 갤러리, 밀라노, 이태리 1981

프랑스 한인미술가협회 그룹전, 한국문화회관, 파리, 프랑스 1981

파리 한국문화원, 파리, 프랑스 1982

삼일 갤러리, 로스앤젤레스, 미국 1985

윌셔 미국 장로교회, 로스앤젤레스, 미국 1985

North Avenue 장로교회, 애틀란타, 미국 1990

윌셔 미국 장로교회, 로스앤젤레, 미국 2004

밀알 미술관 백주년 기념전시회, 일원동, 서울 2012

꿈의숲 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 공모선정작 전시, 서울 2013

트리니티 신학대학원 추모전 2014

 

 

IV. 영예

1978년 10월 파리 Marcel Bernheim Gallery (피카소, 샤갈 작품 다수 소장함) 에서 초대전

당시 갤러리 상주 평론가 Raymond Clermont 씨가 Revue Modern des Arts

월간지에 평론

2004년 로스엔젤레스 윌셔 미국장로교회 전시에 상임 LACMA Curator

Mr. Howard N. Fox 방문하여, “Battle” 작품 소장 결정

2009년 국립현대 미술관 영구 소장작가

대표작: “침략자II” (Aggressor) 와 “비행기II” (L’Avion) 소장

 

V. 개인

호는 “간노미(Gannomi)”로 쓰심

김환기 화백과 친구며 동창, 같은 Mentor: Leonard Fujita , 두터운 친분으로 서로 우편으로 왕래, 소화 12년 엽서 image(스캔본) 보유

1970년 뉴욕 Convenant 교회에서 개인전시 김환기씨 방문,

이중섭 화백의 친구

파리 작가 활동시 남관, 김창열화백 등과 교류

자녀 : 3남 2녀

태생 : 1912년 4월 4일 평안북도 박천

작고 : 2007년 3월 05일 로스앤젤레스, 미국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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