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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현의 감성회로찾기] 돌아보는 2020년, 코로나 확산, 얼어붙은 공연계

기사승인 2021.01.17  15: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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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가격리, 국내 아티스트들의 무대 기회 증가 ..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은 2020년 사회 전 분야의 키워드다. 전세계적인 유행으로 지금껏 우리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이 펼쳐졌다. 특히 그 특성상 공연장에 모여 공연을 관람해야 하는 공연예술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대면공연이 진행되기 어렵게 되자,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실험들이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단순한 생중계 방식부터, VR을 결합한 새로운 방법까지 다각도로 실험이 이루어졌다. 또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메트오페라, 빈 슈타츠오퍼 등 세계 유명 예술단체들은 그들의 아카이브를 무료로 개방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여러 실험 끝에 얻은 결론은 온라인 공연은 실제 공연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온라인 콘텐츠는 그 장르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였다. 실제 무대에서 전달되는 진동과 같은 떨림은 랜선 너머로 전달될 수가 없었다. 오히려 관객들은 실제 공연에 대한 갈증이 더 커졌다.

 

국내 아티스트들 무대 기회 증가

해외 아티스트들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아티스트들이 기회를 많이 얻게 되었다. 국내 주요 악단들의 지휘자와 협연자는 국내 아티스트들로 대체했다. 준비된 아티스트들에겐 기회를 펼칠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기회들 역시 특정 아티스트들에게 편중되는 현상도 있었다. 그리고 주요 악단의 부지휘자들이 무대 기회를 많이 얻었다. 부지휘자 그 특성상 정기공연 무대엔 자주 설수 없는데, 2020년은 부지휘자들이 정기공연에 가장 많이 섰던 한 해였다. 서울시향(오스모 벤스케)이나 경기필(마시모 자네티) 등 상임지휘자가 외국인인 경우, 2주의 자가격리 등의 이유로 상임지휘자들이 국내에 들어와 스케줄을 온전히 소화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합창교향곡이 사라진 연말

2020년은 무대에 올리기 쉬운 작품들과 어려운 작품들이 확연히 나뉘었다. 합창단을 동반하는 대규모 공연들은 코로나 이후 거의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 특히 연말 단골 레퍼토리인 베토벤 합창교향곡은 거의 연주되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도 어렵고, 비말 문제 등으로 위험도가 높은 공연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또 합창단은 동반하지 않지만 편성이 큰 공연들 역시 축소되어 연주되었다. 올해는 국내에서 자주 연주되는 말러 교향곡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뜻밖에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시대가 열리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오케스트라 간 겹치는 레퍼토리들이 꽤 많은 비중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대규모편성 곡들이 제외가 되면서 타악기 연주자들은 무대에 서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였다. 실내악이나 리사이틀 등의 무대는 상대적으로 무대에 오르기 쉬웠다. 서울스프링페스티벌이나 경기실내악축제 등 전국에서 열렸던 실내악축제들은 횟수가 줄어들긴 했어도 무사히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리사이틀 역시 마찬가지였다. 2021년에도 코로나의 확산세가 여전하다면 해외오케스트라 전체가 내한하는 경우보다, 지휘자나 연주자 개인이 국내 무대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베토벤 250주년으로 시작했던 2020년

2020년의 키워드는 베토벤 250주년 이었다. 전세계 예술단체들은 베토벤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했다. 내한 예정이었던 예술단체들도 베토벤 작품들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에 처음 내한하는 보스턴 심포니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준비했었고, 지휘자 쿠렌치스도 베토벤 교향곡을 준비했다. 또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의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등 다양한 베토벤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로 베토벤은커녕 공연장 자체가 문을 닫게 되었다. 2020년에는 전체 공연 횟수가 줄어들어, 베토벤은 작년보다도 덜 연주된 셈이다. 하지만 어려운 현실 속에서 베토벤의 음악은 관객들의 마음을 더욱 위로했다. 베토벤 현악사중주 15번 3악장에 나오는 '건강을 회복한 자가 신께 감사드리는 마음' 그리고 베토벤 교향곡 6번 마지막 악장 '폭풍이 지나간 후의 감사한 마음' 은 관객들에게 특별한 순간들이었다. 2020년은 우리들에게 베토벤이 가장 필요했던 해였다.

 

허명현(음악 칼럼니스트)

 

 

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huhmyeong11@naver.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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