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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갤러리] 기억 속 소나무와 춤추다_류명렬

기사승인 2021.03.13  10: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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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리고 흘리고 지우고 남기며 행복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

162.0x112.0acrylic on canvas--

소나무는 우리 민족과 함께한 나무이며 소나무의 좋은 기운과 함께 조상 때부터의 창작자들의 소재가 되어왔다. 나 역시 소나무를 작업의 소재로 삼고 있다. 소나무의 특성상 무겁고 진부해 보인다. 옛사람들이 보는 시각과 지금 내가 보는 시각은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분명 관점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지금 나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하고 표현되어야 할 것이다.

나의 작업은 어릴 적 유년시절의 행복했던 기억에서 출발한다.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농사일을 마치고 오신 엄마와 한시도 떨어지기 싫어 어디든 졸졸 따라다녔다. 저녁이 되면 집집마다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밥을 지으시는 엄마 곁에서 아궁이에 불장난도 하고 불의 연기와 가마솥의 수증기, 벽에 그을린 그을음 속에서 상상의 나래는 나를 미지의 세계로 이끌었다. 내 작업의 시작은 스케치가 없다. 캔버스 위에 묽은 물감을 흘리고 뿌려 얼룩을 만드는 일이 우선이다. 얼룩은 그날의 온도, 습도, 물감의 상태 그리고 나의 기분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유기적으로 만들어진 얼룩 속에서 보물을 찾거나 잃어버린 길을 찾듯이, 그 안에 숨어서 꿈틀거리는 소나무의 형태를 찾아 나간다. 물감을 흘리고 뿌릴 때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가 완전히 건조되어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의 얼룩을 만날 땐 기대되고 설레기까지 하다.

바탕 작업도 마찬가지로 흘리고 뿌리다 지우고 멈추기를 반복한다. 구상적인 소나무 형태가 주는 억압과 답답함을 비구상적인 나름의 방법으로 풀어 가려 한다. 그때그때의 주어진 화면에서 나는 소나무와 함께 춤을 추고 그 춤사위에 의해 흔적이 남는다. 우연적 기법을 많이 사용하는 내 작업 속에는 이렇듯 어릴 적 소풍 가기 전날의 설렘이 있다. 지금의 작업형태는 어릴 적 부엌의 그을음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듯 뿌리고 흘리고 지우고 남기며 행복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

소나무야 나랑 한바탕 신명나게 놀아 보자...

요즘은 모든 것이 무서운 속도로 급변한다.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앞만 보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이 조금은 느리게 추억도 돌아보며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나의 작업을 통해 관객들이 잠시나마 그을음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는 어린아이와 동화되어 자유로이 유영하며 쉼을 느낄 수 있다면, 화가로써 선한 영향을 끼치며 사는 것에 보람을 느껴도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 작업노트 중에서

 

 

 

류명렬 Ryu myeong ryeol  

 

개인전 (초대,부스전포함) 29회 (1991~2020)

 

  • 4인초대전(New York/ open center korea village)
  • ,화랑미술제,서울,대만,홍콩,상해,LA,경주,광주아트페어

         및 단체전 기획전 400여회

 

부산청년예술가상 수상(부산예총/2013)

오늘의 작가상 본상 수상(부산미협/2019

 

주요작품소장처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부산지방검찰청. 울산현대예술관. 한국휴텍스제약(주).

이노폴㈜. DK락㈜, 태웅(주). 보생(주). LG하우시스(주). 부산은행. 울진군청. 등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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