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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도심 속 한옥, 풍류나누기_국민대학교 명원민속관

기사승인 2021.03.16  16: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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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도민요 유지숙 명인과 함께_풍류나누기 <명인시리즈Ⅰ>

유지숙 명인과 피리 최광일 연주자의 영상 녹화가 국민대학교 명원민속관 안채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지숙 명인 & 김희선 예술감독

 

북한산 기슭의 정릉 언덕에는 2월에도 차가운 날씨에 바람이 매섭다. 정릉의 국민대학교 부설 한옥 고택 명원민속관(한규설 대감가) 안마당에는 아직 눈이 채 녹지 않은 채 겨울바람에 풍경소리가 울려 고즈넉한 분위기가 더욱 한가롭다.

2월 25일, 오늘은 이곳에서 서도민요 유지숙 명인의 풍류소리를 녹화하는 날이다.

명원민속관에서는 개관 이래 안채의 안마당을 공연장 삼아 봄, 가을 두 번의 문화 행사로 정기공연을 진행해왔는데, 2013년부터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명원민속관 풍류나누기- <명인 시리즈>’를 기획해 진행해오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사랑채 마루 혹은 누각 등에서 행하며 공연자와 관객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한옥의 아름다운 정취을 만끽하며 소박하지만 풍요로웠던 한국의 전통 풍류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로 성황을 이루며 꾸준히 인기를 얻어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다.

 

지난해는 코로나로 진행이 어려운 터에 언택트로 영상으로나마 관객에게 기쁨을 전하고자 녹화를 통해 중계하게 된 것이다. 촬영된 공연 영상은 ‘국민대학교_명원민속관’ 유튜브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 2020학년도 문화행사 ] : 풍류나누기 〈 명인시리즈Ⅰ〉서도민요 유지숙명인|'북녁을 나르는 기러기 : 애한 哀恨'|국민대학교 명원민속관🤍 - YouTube

 

<명인시리즈>는 김희선 교수(국민대 교양학부)가 음악감독을 맡아 국립국악원 학예실장직을 수행할 때도 휴가를 활용해가며 계속해오고 있는 풍류프로그램이다.

명원민속관의 문화예술 프로그램 풍류나누기의 다례행사로 ‘햇차다회’와 춘계, 추계 문화행사와 더불어 더욱 심화된 전통음악 공연으로 행해지고 있다. 한겨울의 공연 녹화는 이례적인 일임에도 참여하는 명인들의 열정은 어느 실연 못지않다. 코로나 라는 한계적 상황으로 기다리는 관객만큼이나 공연자들의 무대도 반가운 마음이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에도 단정히 차려입은 한복의 옷맵시를 여미며 사랑채에서 잔잔히 울려 퍼지는 전통 선율이 고아한 정취를 자아낸다. 사랑채 지붕 끝에 매달려 울리는 은은한 풍경소리가 더욱 한가로이 여유를 더한다.

유지숙 명창과 김희선 예술감독. 이 날 김희선 예술감독이 명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희선 예술감독은 <명인시리즈> 기획에 대해 “옛날 이 집에서 있었던 양반가의 풍류방문화를 소박하게 재현하며 지역민들에게 더욱 가깝게 전하고 싶었다. 다례행사만 해오던 것에서 ‘우리 소리’가 필요하다는 것에 착안해 명인들의 무대를 마련하게 됐다. 더욱이 국민대는 민족사학의 정신이 깃든 학교로 더욱 의미를 더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통공연이 서구식 프로시니엄 무대-극장-에서 향유의 맥락을 잃고 공연예술화되면서 전통 풍류문화가 잊혀지게 됐다. 이 고택음악회-명인시리즈-는 소박하지만 풍요로웠던 옛풍류문화를 되새기는 기회로 음악과 어우러지는 대화를 통해 이 공간에서 지속되어 온 다양한 인문학적 활동과의 관계맺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명인음악회는 처음에는 관객 30여명을 모집해 시작했는데, 이후 점차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관객들이 쇄도해 일찍 마감하고 있다고 한다. 2013년부터 계속해오며 그동안 거쳐간 명인들이 40여 명에 이른다. 공연에 참여한 관객들의 만족도도 높다. 연주자 주위에 둘러앉은 사랑방의 음악은 더욱 가까이 생생한 감동을 전하고 해설을 곁들이며, 연주자와 청중이 담소하며 차를 마시는 작은 음악회는 그야말로 옛 선비들의 풍류정신을 발현하는 새로운 시민들의 사랑방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날 ‘2020학년도 풍류나누기-명인시리즈’의 첫 무대는 유지숙 명인의 ‘북녁을 나르는 기러기:애한 哀恨’으로 토속적인 서도 소리가 구슬프면서도 구성진 피리(최광일) 선율에 실려 묘한 애련함이 전해졌다.

추운 겨울 피어나는 매화의 향기처럼, 꽃피는 새봄과 함께 백 년의 시간이 깃든 고택 한옥에서 새롭게 들려 올 은은한 풍류를 기대해본다. 언택트로 전해진 명인들의 연주로 전통음악이 오늘의 음악으로 발현되는 기쁨을 다시 사랑방에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더욱 기다려진다.

 

글. 사진   임효정 기자  

 

 

 

명원민속관(茗園民俗館/ 한규설대감가 韓圭卨大監家)은 국민대학교 부속기관이자 현재 서울시 지정 민속문화재 제7호이다. 1890년경에 건축된 주택으로 조선 말 참정대신을 지낸 한성판윤 한규설 유택으로서 원래 서울 중구 장교동에 위치했다. 1980년 도시 개발과 함께 멸실될 위기에서 국민대학교의 중흥을 이끈 성곡 김성곤 선생의 부인인 명원(茗園) 김미희 여사가 당시 소유주였던 박준혁 선생의 부인 하옥순 여사로부터 기증받아 현재의 자리에 이축했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이 고택은 솟을대문, 사랑채, 안채, 별채, 행랑채, 사당으로 구성되었으며 남쪽 외곽에는 연못과 함께 녹야정, 초당이 자리잡고 있어, 전형적인 조선조 상류층의 주택으로 60칸 규모에 격조있는 한옥의 원형이 잘 살려져 있다. 행랑마당-사랑마당-안마당-사당마당으로 이어지는 공간의 위계는 조선조 사대부의 생활공간의 구조를 잘 보여준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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