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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피아니스트 임현정, 상상력 투영된 연주

기사승인 2021.06.08  20: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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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의 성공은 청중이 만든다. 역설적인 말인 것 같지만 이는 그만큼 연주회에 참석한 청중 관객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는 말이다.

지난 5월30일(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리스트 초절기교 에튀드 전곡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렸다.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빠른 속주(速奏)의 유트브 스타의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는 클래식팬들이 여전히 많다. 그만큼 관객들에게는 기교에 능한 피아니스트라는 인식을 주어왔다는 얘기일 터인데, 그만큼 피아노 연주의 기교를 감상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했다.

 

- 피아니스트 임현정, 자신의 상상력이 투영된 연주 펼쳐보여

프란츠 리스트는 19세기에 가장 위대하며 영향력이 큰 피아노 비르투오소로서 그의 초절기교 연습곡은 리스트의 피아노 작품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며 리스트의 탁월한 피아노 기교를 유감없이 발휘한 복잡하고 어려운 곡이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지난 5월말 연주회의 12개 넘버들중에서 감상한 인상은 장대한 곡집의 첫머리를 장식하기에 알맞은 Prelude에서부터  특히 오른손에 중점을 두며 화려하고 기교적인, 시종 경쾌한 패시지를 연주해서 이번 리스트 초절기교 에튀드 전곡 연주에 대해서도 많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No.4 마제파(Mazeppa)'는 리스트가 연주할 당시 유럽 각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은 그야말로 피아노 묘기의 극을 보여주던 작품으로 유명했던 No.였는데, 변주곡적이고 즉흥적인 기법이 엿보였고, 'No. 7 Eroica'는 서주가 있는 행진곡풍을 주로 한 곡상과 조성으로 보아 적절했다. No.8 Wilde Jagd는 맹수 사냥을 연상케하는 곡이었고, 'No. 11 Harmonies du soir(밤의 선율)'은 저녁의 정경을 색채가 풍부하고 시적인 정취가 넘치는 곡으로 잘 표현했다.

자신의 프로그램 노트에서 적었듯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풍경(Paysage), 도깨비불(Feux follets), 환영(Vision), 영웅(Eroica), 사냥(Wilde Jagd), 밤의 선율(Harmonies du soir), 눈보라(Chasse neige)등에서 그녀의 상상력이 투영된 연주를 펼쳐보임으로써 기대에 부응한 만족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안다(?) 박수, 연주회의 옥(玉)의 티

그런데,  이날 연주는 중후반부터 한 넘버의 곡 연주가 끝날 때마다 때아닌 관객의 박수가 쏟아졌는데 곡 중간중간에 박수를 쳐서는 안된다는 클래식 연주장의 불문율을 감안하면 관객의 중후반의 박수는 일종의 안다(?) 박수처럼 적지않은 클래식 매니아들에게 불편함을 주었다.

국내에도 몇 번 내한연주회를 가졌던 러시아 명피아니스트 다닐 트닐포노프가 2014년 프랑스 리옹에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연주한 유트브 동영상을 보면 거의 글렌 굴드 같은 스타일의 구부정한 자세로 초반에는 굉장히 고뇌에 찬 연주를 하는가 하면 땀방울을 흘리며 No.9 Ricordanza에서는 지난날을 회상하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혀 감미로운 살롱풍의 음악을 들려준다. 물론 리옹의 청중들의 연주 중간중간에 안다 박수는 없었으며 1시간 10여분이 넘는 연주가 마쳐지자 관객은 다닐트노프의 감격스런 연주에 열렬한 박수를 보냄과 동시에 무대에 화환꽃들을 일제히 던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연주자와 청중의 관계에서 청중 관객의 중요성을 새삼 발견하게 된 것은 이튿날 5월31일 저녁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던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의 바흐 무반주 전곡 연주회 세시간이 넘는 대장정에서 클라라 주미강과 같이 호흡한 청중의 흡사 훌륭한 연주자와 호흡을 같이한 중요한 감상 태도였다.

 

-피아니스트 임현정, 푸짐한 앵콜곡으로  관객과의 폭넓은 소통 가져

중간중간 두 번의 인터미션 시간이 주어졌지만 세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피아니스트의 반주 없이 홀로 무대에 서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이 이어가야 했던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들은 바이올린 하나만으로 광대한 우주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해낸 연주자에게도 커다란 도전일 뿐만 아니라 관객에게도 사뭇 무겁게 다가오는 시간들의 체험이었다고 느껴진다. 바흐만이 갖고 있는 음악적 순수성이 클라라 주미강의 강점인 밀도높은 표현력과 만나 한편의 대서사시를 이루는데 청중 관객들의 순도높은 감상력이 한몫을 더한 인상적 연주회였다.

다시 피아니스트 임현정 리스트 초절기교 에튀드 전곡 연주회를 보자면 물론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리스트 초절기교 에튀드 전곡 연주회에서 아쉬운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임현정은 리스트 초절기교 에튀드 연주를 마치고 후반부의 또 하나의 푸짐한 연주곡 앵콜곡들을 쏟아냈는데 R. Wagner: F. Liszt Isoldens Liebestod from "Tristan und Isolde" S. 447, Brahms: Intermezzo in A major, Op. 118 No.2, Poulenc: Improvisation No. 3, No. 10, Mel Bonis: Romance sans paroles, Op. 56, Mozart: piano sonata No. 16 C Major k.545, Rachmaninov" Paganini Rhapsody Var. 18/임현정 편곡, Anderson: Typewriter/with 지휘자 지수환, 정현우: 새야 새야 주제에 의한 변주곡, 그리고 임현정; Arirang Fantasie의 앵콜곡들을 쏟아내 흡사 앵콜곡들로 당초 예상치못했던 2부같은 푸짐한 새 상을 차렸다.

예전의 그녀의 데뷔앨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연주들 가운데서 소나타 8번 비창, 소나타 14번 월광,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 소나타 23번 열정등도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비루투오소적 아우라와 연주의 기교를 느끼게 하는 것이었지만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오늘이 있게 한 <라벨, 스크리아빈>의 피아노 음악의 앨범을 들어보면 젼혀 닮아보이지 않는 두 작곡가 사이에서 미묘한 공통점을 찾아낸 임현정의 안목이 돋보임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연주자들이 보통 후문 연주자 출입문 입구에 나와 관객들과 잠시 담소를 나누고 사인회에 대신하는 관행을 깨고 공연기획사 직원들과 동행하며 콘서트홀 앞의 넓은 광장까지 나와 임현정이 청중 관객들과 소통하고 사진도 찍는 진풍경을 연출한 것은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새로운 시도여서 여느 피아니스트들에게는 볼 수 없었던 인상적 장면들이었다.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6월27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리스트 초절기교 에튀드 전곡 연주회를 한차례 더 펼치고 6월13일에는 Interstella Chamber Orchestra 창단연주회로 바이올린 피예나, 비올라 임혜진, 더블베이스 조정민, 오보에 노지연, 첼로 김영민등 15명의 연주자들과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서곡, 하이든 피아노협주곡 11번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등이 포함된 임현정 자신이 직접 지휘하고 연주하는 연주회(HJ Lim, Conductor & Piano)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펼친다.

 

여홍일(음악칼럼니스트)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리스트 초절기교 에튀드 전곡 연주회>

5월30일(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양몽원 기자 themove99@daum.net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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