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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제의 속 제의를 만나다

기사승인 2021.06.24  02: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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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댄스프로젝트의 <내림>

내림을 올림으로 치환하다. 굿의 내림이 한국창작무용으로 세련되게 변모하다. (사)한국춤협회가 마련한 제35회 한국무용제전 ‘평화와 공존의 춤 Good Dance-굿’.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1일까지 11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진행됐다. 제전 프로그램은 개폐막 공연과 경연이 중심을 이룬다. 이번 무대에서는 대극장 경연에는 8명의 안무가, 소극장 경연에는 12명의 안무가들이 각각 참여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여러 경연작 중 한효림 안무의 Han댄스프로젝트 ‘내림’(4월 30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은 평화와 공존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제전의 주제 의식과도 부합되고, 춤 자체만으로도 예술성을 보여줬다.

 

무대 왼쪽 탑 조명. 군무가 울림에 울림을 더하기 시작한다. 나지막한 구음은 빨간 의상을 조용히 감싼다. 춤 공기가 부풀어 오른다. 6명의 레드 컬러와 1명 화이트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정가 풍 음악 사이사이로 스며든다. 음악 프레이징에 춤 마디를 아로새긴다. 제의적이되 제의적이지 않다. 신성성이 부여된다.

여자 7명 앉아 있을 때 무대 후방에서 솔가지를 들고 등장한다. 씻김 의식이다. 청배(請陪)하다. 흰 옷 입은 여자 무용수가 무대 앞에 앉아 있다. 무대 위에서 여섯 줄기의 쌀무리가 새하얗게 떨어진다. 이 작품의 백미 중 하나다. 깔끔하다. 정제된 춤은 한(限)이 없다. 한(恨)이 있고도 없음을 보여준다. 슬픔은 유한과 무한을 넘나든다. 정가 풍 음악 속에 아픔과 치유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바닥에 쌀 뿌려지다. 바닥은 마치 또 하나의 소금강을 이룬다. 머나먼 강을 건너온 듯하다. 나를 건너는 일만 남을 뿐이다. 여자 솔로춤. 같은 의상을 입다. 동화다. 동(同)을 통(通)으로 말하다. 중간 중간 들리는 방울 소리는 내면과 세상을 연결하는 장치다. 적절하다. 한없이 그윽한 군무가 이어진다. 승화다. 초월이다. 내재와 외면. 그 세계를 세련되게 잇다. 풍요롭다. 춤의 원심력과 구심력을 사용할 줄 아는 안무자의 노련미가 엿보인다. 군무 돌다. 쌀무리가 다시 낙하한다. 씻기다. 내림은 올라감이다. 한국성을 우주성으로 연결한 순간이다. 물기둥에서의 씻김은 거룩한 제의(祭儀). 제의 속 제의를 만나다. 홀가분해지다.

이 공연은 세련된 제의성을 보여주었다. 내림의 전형성에 미학적 전형성을 부여한 작품이다.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

 

 

* 한효림

한효림 Han댄스프로젝트 예술감독 및 대표

제31회 서울무용제 대상 수상

2017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장 수상

국립국악원 주최 제14회 전국국악경연대회 일반부 금상 수상

연세대학교 박사

춤에든 한국무용협동조합 부이사장

서울무용제 부예술감독

(사)한국무용협회 이사

(사)현대무용진흥회 이사

(사)한국춤협회 이사

최현우리춤원 이사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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