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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거장의 숨결을 춤결로 담아내다

기사승인 2021.07.13  09: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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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원, <춤의 화원>

화관무

춤의 화원(花園)이 물들다. 안병주 춤·이음 신화원의 무대다(2021.6.11, 서울남산국악당).

한국춤의 대명사이자 역사 그 자체인 김백봉 선생의 대표 작품들을 선보인 특별한 시간. 춤의 뿌리부터 만발한 춤꽃까지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거장의 숨결을 춤결로 담아낸 ‘춤의 화원’은 우리 춤의 자부심을 더 단단하게 했다.

첫 무대는 김백봉의 대표작 ‘김백봉화관무’가 화사하게 연다. 춤의 화원에 오신 분들에게 기품 있게 예를 표한다. 초연 후 50년 가까지 지났지만, 유동(遊動)의 멋과 아름다움은 유효하다. 이 작품이 왜 고전인지, 명작인지를 확인하는 데 걸린 시간은 무척 짧았다. 대신 여운이 그 시간을 촘촘히 메꾼다.

향기

이어진 솔로 세 작품. 안병주 춤·이음 지도위원 한솔이 보여준 ‘향기’는 굿거리장단에 맵시미가 더해져 매력적인 장구춤 향기를 발산한다.

연이어 안병주 춤·이음 정단원인 송이슬의 ‘장검무’. 날렵함 속에 우아함을 공존시킨다. 검무의 특질을 유감없이 보이다. ‘검무’는 1954년 11월 김백봉무용발표회에서 군무로 발표돼 이듬해 ‘섬광’을 통해 주제의식이 더욱 부각된다. 다음은 신화원의 ‘3가지 전통리듬’ 독무. 1939년 초연된 최승희 원작을 1995년 김백봉이 안무했다. 리듬, 장단에 따른 변화를 움직임과 절묘하게 연결시킨다. 마치 3개의 꽃을 차례로 만난 느낌이다. 이 3가지 춤 빛깔은 신화원이라는 춤송이에 모아져 빛을 더한다.

김백봉 장구춤 중 ‘타의 예2’ 군무 울림이 시작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작인 ‘태극 우주의 조화’의 바탕이 된 이 작품은 무용의 치열함의 상징인 공간 밀도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울림에 울림을 더해 광활한 우주를 끝없이 향한다. 김백봉 춤의 기백이다.

 

광란의 제단

이어진 작품은 빠질 수 없는 대표 레퍼토리 ‘광란의 제단’이다. 1959년 초연된 김백봉류의 무당춤. 신화원, 나용주, 한솔, 강원비가 출연한 이 작품은 김백봉 춤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열정적으로 담아냈다. 고도의 춤 테크닉과 에너지는 객석에 환영(幻影)까지 준다. 몰입감 크다. 무당을 통한 신과의 교감, 굿판에 모인 이들의 간절함이 제단에서 숭고하게 직조된다. ‘광란의 제단’은 또 하나의 제단이다. 춤의 제단이자 삶의 제단이다. 우리를 담고, 내일을 염원한다.

부채춤

군무에 이어진 작품은 남자 솔로춤 ‘웅비’. 안병주 춤·이음과 김백봉춤보전회 상임이사인 정진한의 특별출연 무대다. 경륜과 여유 가득하다. 대미를 장식한 작품은 김백봉 춤 레퍼토리의 백미인 ‘김백봉부채춤’. 평안남도무형문화재 제3호인 이 작품은 예를 중시하고, 격을 담고, 내면을 투영했다. 춤의 원리, 구조, 미학성이 응축된 춤의 교본이다. 솔로부터 수천, 수만 명까지 확대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오늘 무대의 주인공 신화원은 거장의 춤을 안정감 있게 처리하고, 맵시를 더해 춤빛을 화원에 가득 분사시켰다. 신화원과 안병주 춤·이음 10년이 되는 해인 2021년에 무대를 마련해 의미를 더했다. 스승 안병주 교수에 대한 애정과 감사의 마음도 춤 마디마디에 영글어 있다. ‘춤의 화원’은 시리즈로 가도 손색이 없다. 무대마다 부제를 달고서 말이다. 첫 시작은 ‘선물’이 어울린다. 거장의 춤을 선물 받고, 자신의 꿈을 선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

 

신화원

 

 신화원

안병주 춤·이음 회장

평안남도무형문화재 제3호 김백봉부채춤 이수자 및 사무국장

경희대학교 무용학부 강사

제42회 서울무용제 기획위원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이수자

(사)한국춤협회 이사

(사)김백봉춤보전회 이사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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