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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세계 명작(명화名畫)의 힘 전하다_김수영

기사승인 2022.03.30  19: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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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_레플리카 기획전_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_김수영 (비토아트컨설팅 대표)

대중이 예술을 만나는 순간,

어둡고 광포한 검푸른 들판의 소용돌이 속에 하늘로 치솟은 거대한 사이프러스 나무, 푸른 하늘 위로 휘몰아치듯 떠 있는 11개의 별들이 총총히 빛나는 밤하늘.....

그림에 영혼을 그려 넣었던 외로운 화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대형 그림 앞에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그림을 바라본다. 세종시문화재단에서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기획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레플리카 체험전>(1.25-2.27 세종문화예술회관)에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나들이 관객들로 전시장은 북적인다. 전시장에 걸린 고흐의 대표작을 비롯한 그림들은 특수 제작된 레플리카(replica)다. 레플리카 전시의 이점은 무엇보다 교육적 체험에 있어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 전시를 기획한 비토아트컨설팅의 김수영 대표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한 4개의 세계명작 레플리카전 콘텐츠로 최근 몇 년간 국내 지역 순회전시를 성황으로 이끌고 있다. 미술사학 석사와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한 김대표는 해외 전시도 꾸준히 이어오며, 3월에는 주 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The Life of an Artist’(한국 동시대 작가 소개 영상전)을 계획하고 있다. 그의 기획전과 지역 전시의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현대미술 전시는 단순히 원화 그림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오리지널 원화의 향기는 영원한 가치를 전하지만, 오늘날 전시의 방식은 보다 다양한 형식을 고안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아트의 트렌디한 추세에 의하면 미술품 전시의 형태는 원화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매체에 의한 홀로그램, VR, AR(증강현실) 체험 등.... 예술과 기술의 만남으로 몰입형 전시 형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아트에 비하면 레플리카 전시는 오히려 고전적 형식의 전시라고 볼 수 있다. ‘레플리카(replica)’는 제작자에 의해 만들어진 사본, 즉 ‘복제품’을 의미하는 말이다. 레플리카 전시의 이점은 무엇보다 교육적 체험에 있다 할 것이다, 원화를 쉽게 만나기 힘든 지역에서 지역민들이 명화를 통해 작품이 생성되는 과정과 작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면서 그림 감상에 이해를 더할 수 있다.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항상 나를 꿈꾸게 하지....

                                 ”

 

김대표가 레플리카 전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왜 ‘반 고흐’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선택한 걸까?

“요즘에 메타버스 등 미디어아트에 대한 트렌드가 있잖아요?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서 회화에 대해 오히려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왜, 사진이 나올 때 회화가 없어질거야 이런 말을 했었지만, 오히려 회화와 공존하면서 두 개의 장르가 더 강력하게 각각의 존재를 갖게 되었잖아요. 그래서 저는 회화 영역에 대해 좀 더 집중하면서 보여주자.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 고전 중에서 ‘명화(名畫)’를 고르게 된 거죠.”

 

그가 맨 처음 레플리카전을 시작하게 된 곳은 구리아트홀 이었는데, 그때 <반 고흐가 사랑한 우키요에>전을 개최해 8천여 명의 구리 시민들이 관람하며 대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구리시 13만 인구를 감안하면 상당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반 고흐가 사랑한 우키요에>_전시에 도슨트의 설명을 듣도 있는 어린이들_구리아트홀

 

“<반 고흐가 사랑한 우키요에> 라고 일본 다색 목판화 전시와 인상파 작품을 같이 전시를 하게 됐어요. 반응이 너무 좋았고, 그러면서 독자적으로 레플리카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하게 됐었죠. 근데, 사실 저는 레플리카나 명화 이전에 회화의 영역에 집중하고 싶었고, 기획을 편하게하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 레플리카였거든요. 제 콘텐츠를 잡고 기획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레플리카를 하게 된 거죠.”

김수영 대표 (비토아트컨설팅)

레플리카 전의 특징이나 장점이라고 한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명작을 한자리에서 모아 감상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주제 집약적으로 전시 주제에 의해 미술사 속 핵심 작품들을 단시간에 감상할 수 있는 점도 있고요. 또 도슨트라는 전문가의 설명까지 들으면서 자세히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죠. 해외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는 서양미술사에 등장하는 명작과 유명화가를 한곳에서 만나며 흥미진진한 교육적 기회를 제공할 수가 있어요”

글로벌한 현대사회에서 이미 해외 유명 미술관을 투어하며 오리지널 원화를 보고 온 사람들이 굳이 레플리카 전을 볼까? 하는 의문에 대해, 김 대표는 오히려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세종문화예술회관 _도슨트 해설 장면

“외국에서 전시를 보고 온 분들이 더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많아요. 그때 관람객이 너무 많아서 잘 못 봤다고 하면서……. 그리고 지금은 프린팅 기술이 너무 좋아서 레플리카 작품도 가까이서 보면 놀랄 정도거든요. 3D 아니냐? 며, 실제 작품보다 더 뚜렷해서 공부하기에 좋다고도 하세요.”

비토아트컨설팅에서 김대표가 기획한 ‘세계명작 레플리카 전’ 콘텐츠는 현재 4개의 시리즈 레퍼토리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서양미술사 속 99개의 손’, ‘15가지 열쇠로 여는 그리스 로마 신화’, ‘반 고흐가 사랑한 우키요에’를 보유하고 있다.

비토아트컨설팅은 2018년 1인 창조 기업 마케팅 지원사업에 선정(창업진흥원)된 이후 3년여 동안 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 충북교육청, 충북교육문화원, 하남문화재단 서귀포예술의전당, 함안문화예술회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구리아트홀, 148아트스퀘어,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경북도서관, 인제대학교 백인제기념도서관, 주 부산일본국총영사관,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등 전국적 문화재단과 아트센터, 도서관 등을 대상으로 다수 국내전시 활동이 활발하다.

 

또한, 2020 전시공간활성화지원사업(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전시 최다 매칭(4건),

2018-2020 저작권육성지원사업(콘텐츠진흥원) 연속 3회 선정기업(2018-2020),

2018/2019 경북저작권지원센터 저작권 사업화 지원사업 선정,

2018 ‘2018 대한민국 소비재 수출대전’ 샘플부스 참여기업 선정(아트콜라보 향수), KOTRA

등 전시매칭의 성과도 올렸다.

 

어떻게 레플리카 전 콘텐츠가 이렇게 많은 호응을 얻고 단기간 내 성과를 올릴 수 있었을까?

김 대표는 “ 대개 일반 전시보다 거의 10배의 관람객이 와요. ‘명화다!’ 이런 걸 떠나서 정말 작품이 좋아서라고 생각합니다. 고전 작품 자체의 퀄리티가 높기 때문에, 지금 시대의 작품이 아님에도 다시 해석할 가치가 너무 많은 작품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는 또, 주제 전을 하면서 스스로 명화의 큰 힘을 느끼고 더 공부하게 된다며 스스로 경험한 자연의 경이에 대해 말한다.

“경북 도청 신도시에 ‘천년 숲’이라고 있는데, 운동 삼아 매일 왕래하며 1년 동안 관찰을 했어요, 비가 온 다음 날이면 바닥에서 버섯이 자라는 모습 등이 신기하고, 자연의 변화와 매일의 경이로움으로 새롭게 눈 뜨며 고흐가 왜 그렇게 자연을 관찰하며 연작을 했을까를 생각하게 됐어요. 그렇게 고흐에 대한 오마주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제작하게 됐어요. 나의 강력한 체험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해보자 하는 마음이 컸어요.”

 

<서양미술사 속 99개의 손>에 대한 기획도 그의 호기심과 관심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사람들의 몸짓(gesture)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가 있었어요. 몸짓이라는 게 어떻게 의사 전달의 수단으로 기능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손에 대해 주목하게 됐죠.”

그 외 다른 기획전시로 함안, 충북교육문화원 등지에서도 많은 관람객으로 성황을 이루며 지역민들에게 인기를 크게 얻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전국 각 지역 순회전시를 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시민들의 전시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지역민의 높은 니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시 환경이 열악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지방에 가면 문예회관들이 작게나마 갤러리 형식으로 있고, 그나마 없는 곳도 많아요. 별도 전시공간이 없는 곳에서는 로비에 파티션 설치작업으로 임시로 갤러리를 마련하게 되는데, 전시공간에 대한 좀 더 나은 시설 보완과 전시 예산이 확충되면 더 질 높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공연 예산보다 전시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편이에요. 시민들이 더 좋은 전시를 볼 수 있도록 전시 환경이 개선되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비토아트컨설팅은 국내전시를 비롯해 특히 올봄에는 해외 영상 전시로 파리에 있는 주프랑스한국문화원 한류체험관에서 ‘The Life of an Artist’(한국 동시대 작가 소개 영상전, 3월-5월)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10명의 한국 현대 작가를 선정해 소개하는 국제교류전이다.

 

어떤 일에 대한 열정은 사랑의 힘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의 시학’을 쓴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사랑은 앎을 전제하고 알기 위해서는 애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랑하기 위한 앎, 알기 위한 사랑 이러한 노력은 어떤 순간 특별한 경험에서 우러나고 그 체험은 심미적 만족감과 미적 가치의 예술적 경험으로 이어진다. 고민하는 기획자로 지역의 많은 시민 관람객들과 만나는 김 대표의 열정은 명작 미술품에 대한 오마주에서 비롯됐다.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항상 나를 꿈꾸게 하지…….” 라고 말한 영혼의 화가 반 고흐, 그의 그림 속 배경과 숨은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그림 여행에서 우리는 고흐가 평생 찾아 헤매던 아름다움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고흐의 수많은 작품 중 테마에 따른 작품들 속에서 외로운 예술가의 뜨거운 숨결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대중의 니즈에 부응하는 세계명작 레플리카전은 그의 초심의 사랑으로부터 대중과 만나며 미술 생태계도 더욱 확산 되어 풍요로워진다.

 

임효정 기자   /  사진 최원일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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