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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의 이 시대의 무용+人]_서연수

기사승인 2022.04.18  10: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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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다양한 심리 표출한 <집 속의 집 – 두 번째 이야기>

 

2021 Best: 주목받은 여성 안무가와 춤

<집 속의 집 – 두 번째 이야기>

서연수 안무

 

2021년 8월 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마련된 서연수의 ‘유쾌한 반란과 거침없는 질주’는 진한 잔상(殘像)으로 남았다. 그만큼 기대 이상의 과감함, 기대 이상의 무대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pandemic/감염병 세계 대유행)으로 인하여 침체 일로(一路)였던 공연예술계에 목표를 향한 서연수의 과감한 도전과 거침없는 질주는 지친 우리에게 용기와 활력을 선물했다.

<집 속의 집- 두 번째 이야기>는 차분한 듯하지만, 강렬하고 충동적이며 도발적인 서연수 성격을 잘 드러내는 작품으로 김종석의 무대미술과 함께 김재억의 조명, 김재덕의 음악을 통해 더 안정적이고 선명한 주제 의식을 표출하고 있다. 서연수는 이번 작품에서 일상적인 동작의 반복과 변화, 발전을 통한 주제의 선명성을 강조하고, 무대미술을 활용한 공간의 분할과 단순한 조명의 명암(明暗)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심리를 표출하였다. 그동안 강인하고 다소 폭력적이며 무대를 채우기 위해 노력했던 움직임의 질감은 김재덕의 음악을 통해서 절제되고 무대를 비울 수 있는 여유를 찾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관객은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Q1. 서연수 안무가님 반갑습니다. 먼저 자신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올해부터는 6년간 대표를 맡아온 ‘쿰댄스컴퍼니’의 대표가 아닌

‘쿰댄스컴퍼니’ 명예 회장이자 ‘모헤르댄스프로젝트’ 예술감독 서연수입니다.

 

 

2. 초·중·고등학교 시절 서연수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돌이켜보면, 늘 감정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맡은 바 일을 충실히 수행했던 한결같은

학생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학창 시절 자료들을 정리하며 30년 전 코팅된 누런 상장들을 찾게 되었는데요. 상장들 속에 공통점이 있었어요. 바로 한결같이 노력해왔던 ‘성실함’ 때문에

수상한 상이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하고 성실하게 생활했던 노력의 결과이고,

그런 심성이 지금까지 저를 춤추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3. 무용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주변에서 찬반 논쟁은 없었는지요?

 

저는 오히려 예술을 사랑했던 어머니의 권유와 주변의 많은 지지 속에서 무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초등학교 선생님들께서는 제가 예고에 진학했다고 했을 때 미술과에 입학한 줄 아셨어요. 저는 같은 또래 중에 가장 늦게 무용을 시작했기 때문에 선생님께서도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음악과 미술은 어려서부터 시작했고, 그 덕분에 초등학교 때는 반을 대표해 교내 사생대회(寫生大會)나 가창대회(歌唱大會)에 나갈 만큼 제법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무용은 뒤늦게 시작했지만, 제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음악과 미술로 인한 예술적 경험이 제게는 더 큰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4. 안무가로 데뷔하게 된 계기와 본인이 생각하기에 안무가의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데뷔작은 ‘잔향’이라는 작품으로 2007년 쿰댄스컴퍼니의 ‘묵간’을 통해 데뷔했었어요.

김운미 교수님 의지로 시작된 ‘묵간’이라는 정기 공연은 안무가로서 사회에 첫발을 딛는 의미 있는 무대였습니다.

첫 안무에서 저는 예술가로서 답을 찾아가기보다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표현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 김운미 예술감독님께서는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라는 예술적 존중을 가르쳐주셨고, 그 계기를 통해 저는 지금껏 틀린 것이 아닌 개성적인 저만의 작품들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로부터 데뷔한 지 올해로 15년이 되었네요.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는 건 안무가는 늘 새로운 것에 눈과 귀를 열고, 도전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것이 곧 이 시대의 예술가이자 안무가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5. <집 속의 집- 두 번째 이야기>는 차분한 듯하지만, 강렬하고 충동적이며 도발적인

서연수 성격을 잘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생각되는데 안무가의 의도와 작품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이 작품은 사실 몇 년 전부터 구상했던 작품이었어요.

2020년 제41회 서울무용제 경연 부문을 통해 초연한 작품인데요.

저는 결혼 후 아이를 낳고 많은 환경적 변화 속에서도 안무가로 성장하기 위해 조금 더 안정적인 작업 환경을 기대하고 있었고, 몇 년 전 남편과 관람했었던 서도호 작가의 작품을 통해 영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집’에 대한 생각을 저만의 의미를 담은 ‘집’, 동시대의 다른 사람이 갖는 집에 대한 시각들을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서도호 작가는 집에 대한 의미를 그리움의 대상으로 표현했고, 우리에게 집이라는 공간은 편안하고 안락한 의식으로 표출될 수도 있겠지만, 지역이나 환경 때문에 문화적 이질감도 있을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이번 작품은 집에 대한 의미를 찾고, 고민하고, 질문하는 과정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춤보다 그림을 먼저 시작해서인지 늘 작업의 시작은 작품의 이미지를 컬러로 규정하고, 거기에 맞는 제목을 짓고 작업을 하게 됩니다. ‘집 속의 집’은 팬데믹 시대 ‘블랙’의 컬러로 이미지화가 되었고, 서도호 작가와는 다른 생각과 사고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던 작품이었습니다.

 

 

6. 그동안의 작품에 비해 김종석의 무대미술과, 정승재 비쥬얼디렉터, 김재억의 조명,

김재덕의 음악을 통해 더 안정적이고 선명한 주제 의식을 표출하고 있었는데,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과 협력하게 된 동기나 작품 제작과정에서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초연 때부터 함께해주신 김종석, 김재덕 감독님 그리고 이번 작품에 처음 함께해주신 정승재, 김재억 두 감독님은 모두 주변의 권유로 이번에 새롭게 참여하게 되었어요.

주요 제작자와 협력하는 모든 과정이 제게 참 소중했어요.

작품의 제작과정에서 협력 예술가들은 매일 한마음으로 함께해주셨고, 강요찬 선생님 또한 연출가로 무용수로 함께 해주셨습니다. 작품을 위해 모인 협력 예술가와 쿰댄스컴퍼니의 무용수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있었기에 주제 의식 또한 선명하게 표출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7. 대학 시절 ‘마기 마랭’이 안무한 <May B>라는 작품을 관람하고,

안무법에 대한 다양성과 일상적인 동작으로도 밀도 있고, 흡입력 강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경이로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무용학과에서는 교수의 판박이가

될 만큼 기교에 집중하게 되는 시스템인데, 본인이 생각하기에 자신 작품에 나타난

가장 큰 특징과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예술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제 작품에 나타난 특징을 말하자면, 스승이신 김운미 교수님을 통해 항상 ‘틀림’이 아닌 ‘다름’을 배웠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가르침을 통해 기교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의 개성적인 색채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영향을 받은 안무가는 여럿인데,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받았던 예술가로는 현대무용의 흐름을 바꿔놓은 ‘피나 바우쉬’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이해관계에 따라 창작이라는 개념의 모호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런 고민을 통해 장르의 파괴가 아닌 작품의 메시지 전달에 더 집중하고 싶어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생각들은 경계를 허물어 한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표현을 위해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를 획득하게 된 것 같습니다.

 

8. 작년에 쉼 없이 작업하고 많은 주목을 받으셨는데,

올해 공연계획이나 성취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지요?

 

저에게 가장 큰 변화는 모교인 한양대학교에 임용이 되어 새로운 환경에서 후학을 양성하게 된 의미 있고 감사한 한 해입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토대로 현장 실무를 익혀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교육자이자 예술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9. 내게 딱 일주일의 휴가가 주어진다는 무엇을 하고 싶으신지요?

이 질문을 통해 오랜만에 ‘여유’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어요.

도심 속에 수많은 벤치가 있지만, 저도 앉아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빠르게 달려간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도 아닌데, 그간 너무 여유 없이 살아온 제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사실 2020년 서울무용제부터 올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의 공연까지 거의 3년간 쉼 없이 달려오면서 여유나 휴식이라는 단어를 잊고 지낸 것 같습니다.

만약 제게 일주일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가족과 함께 온전한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창작 의지 또한 여유와 휴식에서 오는 것이라 믿고, 일주일간의 여행 속에서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휴식과 충전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찾을 수 있는 여행이자 여정이길 희망합니다.

 

10. 끊임없이 안무가 서연수를 지지해주고, 작품을 통해 헌신해준 무용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선배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주변 사람들이 ‘서연수’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열정’이라고 합니다.

제 프로젝트명이 스페인어 ‘모헤르’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춤은 제게 있어서 그만큼 좋아하는 일이라 항상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모양입니다.

그 열정 안에는 저를 지지해주고 헌신해주는 단원들이 있습니다.

저와 함께한 그들을 통해 저는 늘 많은 것을 얻고 배우고 함께하며, 한양대학교의 건학정신처럼 그들과 함께 ‘사랑의 실천’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배로서 조언보다는 후배들과 단원들에게 ‘참 감사하다’는 말을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제 열정의 가장 큰 원동력인 후배들에게도 자기가 하는 일을 사랑하며 끊임없이 실천하는 예술가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서연수 안무

 

■ 최근 이력 및 수상경력

 

2021 아름다운 무용인상 <2021년은 빛낸 안무가상> 수상

전문무용수지원센터 댄서스잡마켓 댄스커넥션 1&7 지원사업 한국무용 부문 1인 선정

한국춤평론가회 2020 춤 평론가상 ‘춤 연기상’_<집 속의 집>

2020 제41회 서울무용제 경연부문 <최우수상> 수상

2019 PAF 올해의 우수 안무상 '창작춤 _「숨쉬는 나」

2018 올해의 춤 레퍼토리상 수상 ‘묵간20주년’

한국춤협회 이사 / 세계무용연맹 이사 /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

한양대학교 무용학과 교수

 

날짜

공연명

공연장소 / 비고

2022.02.06

KUM 그 길 위에 서다<걷다, 바라보다 그리고 서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021.12.05

Los Angeles Dance Festival 초청공연

<White Sound>

LADF

2021.10.27

국립국악원 기획공연 ‘공감시대-무용, 이 시대 춤꾼 선정 <White Sound>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2021.08.27

2021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집속의 집_ 두 번째 이야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021.07.11

서울국제댄스페스티벌 인 탱크 <Black vol.2>

문화비축기지 T1

2021.03.26

2020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직선과 곡선>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2020.11.15

제41회 서울무용제 경연부문 안무가 선정

<집 속의 집>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2019.07.06.

- 07.07

2019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 선정작 ‘3.1운동100주년기념기획 <숨쉬는 나>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2019.04.10

2019 제33회 한국무용제전 개막식 초청공연 <공동체> 공동안무 (2018 수상작)

최우수작품상, 관객평가1등상

 

 

 

김종덕 세종대학교 뉴미디어퍼포먼스융합전공 초빙교 choom1020@hanmail.net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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