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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년 미뤄진 카미유 생상스 서거 100주년 _메츠 국립오케스트라 내한

기사승인 2022.05.08  12: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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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비드 레일란트_프랑스 메츠 국립오케스트라 내한공연

프랑스 메츠 국립오케스트라가 5월 서울에 방문했다. 메츠 국립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었다. 우선 올해 한국을 찾은 첫 번째 해외 오케스트라다. 작년 11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완전체로 내한한 이후 반년만이다. 12월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스트라디바리우스 앙상블이 서울에 방문하긴 했지만, 작은 앙상블 단체였다. 그리고 직후 코로나상황은 급속도로 나빠졌고, 다시 국경은 닫혔다. 그런 의미에서 5월 메츠 국립오케스트라가 한국에 방문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해외 오케스트라가 다시 투어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걸 뜻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준비한 프로그램도 특별했다. 본 프로그램은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과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이다. 모두 생상스의 작품들이다. 사실 이 공연은 2021년 카미유 생상스(1835-1921)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세로 공연이 연기되고,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기념 공연이 열리게 되었다. 지휘는 다비드 라일란트가 맡았다. 현재 국립심포니의 7대 예술감독이다. 올해 취임했으며, 얼마 전 성공적인 취임연주회를 가졌다.

 

베를리오즈 ‘베아트리스와 베네틱드’ 서곡을 시작으로 이들은 본 프로그램인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으로 들어갔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협연했다. 오케스트라의 들릴 듯 말 듯 연주되는 트레몰로 위로 양인모의 솔로 파트가 시작되고, 그는 악센트를 유연한 비브라토로 강조하며 작품을 열었다. 양인모는 2019년에 이 작품을 네메 예르비의 지휘로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와 협연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날의 연주는 그때와 또 달라졌다. 더 자유로워지고, 긴 흐름을 노래했다. 악센트를 하나하나 강조하는 것도 아니고, 음가를 정확히 나누려고 하지도 않았다. 노래는 물 흐르듯 그때그때 모양을 갖추어 움직였다. 엄격한 리듬을 따르기보다 아주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노래했다.

 

1악장에서 자연스럽게 전조되며, 저 높은 E에서 완벽한 피아니시모로 클라이막스를 이루는 모습도 잘 연출되었고, 2악장 말미에 클라리넷과 같은 음형을 연주하며 듀엣을 이루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두 악기의 음색이 완전히 하나로 섞이며 누구도 떠올리지 못했을 생상스만의 소리가 만들어졌다. 대전, 대구, 익산, 통영에서 서로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서울 공연에서는 더 노련한 앙상블을 보였다. 반면 연주 방식이 아기자기하다보니 큰 에너지의 흐름이나 한방의 카타르시스를 기대한 관객은 아쉬웠을 것 같다.

2부는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이었다. 오케스트라의 신비로운 화음으로 작품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의 조직력이 긴밀하지 않아 아쉬웠다. 앙상블을 이뤄내는 능력이 일류악단에 비해 조금 떨어졌다. 보잉이 통일되지 않기도 하고, 단원들이 서로의 소리를 듣고 있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또 예술의전당이 아니라 오르간이 잘 갖춰진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가 되었더라면 더 큰 감흥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스케르쵸 직전 등장하는 정말 프렌치 같은 오르간 하모니도 덩달아 효과가 약해져 아쉬웠다. 그럼에도 작품 중간중간 등장하는 사운드가 경이로웠다. 목관 소리가 화사하고 건강했으며, 순간적으로 파스텔톤으로 빛나던 스트링들도 그랬다.

 

악단은 앙코르로 프랑스 작곡가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를 연주했다. 드뷔시가 오케스트라 작품으로 편곡했다. ‘짐노페디’에서 본격적으로 이 악단의 강점이었던 목관악기들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작품이 크게는 아주 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에너지와 역동성은 이 작품의 매력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huhmyeong11@naver.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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