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자연유산콘텐츠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김종현_제주 초가 |
한라산의 하얀 눈 꽃 속 피어난 황홀하고 매혹적인 붉은색에 매혹된 한 작가의 예술혼이 제주에서 펼쳐지고 있다. 제주를 대표하는 자연문화공간인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3월부터 4월 중순까지 진행중인 정상기 작가의 한라산 붉은겨우살이 사진전이 그것이다. 작가는 겨울만 되면 미친 사람처럼 카메라 한 대를 벗삼아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붉디 붉은 겨우살이를 찾아다닌다. 허리까지 쌓인 눈 덮힌 겨울 한라산을 카메라를 지고 산을 오르며 위험도 여러 번 겪었지만, 겨우살이를 향한 그의 집념을 막진 못하였다.
작가는 매서운 한파를 이겨내고 한 겨울 가장 아름다운 붉은 열매로 보답하는 겨우살이를 통해 고난의 역사와 척박한 역경을 극복해온 제주인의 정신과 매우 비슷하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붉은 겨우살이가 보여주는 공생(共生)과 공존(共存)의 정신은 고난의 역사와 척박한 역경을 극복해온 제주인과 매우 비슷하기에 그 의미가 더 한다고 설명해주었다. 또한 이 전시와 함께 제주의 대표적인 사진작가인 김종현 작가의 제주 초가 사진전은 제주의 80년대 제주의 풍경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합동 전시를 기획한 제주도문화공원의 기획 감각 또한 작품만큼이나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였다.
제주의 문화 르네상스 : 위기와 기회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볼떄 문화예술의 불모지이자 척박한 땅 제주에서 문화예술은 그저 일부 특정 층만이 향유하는 분야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제주는 1995년 지방자치제 이후로 공연을 중심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정식 공연장조차 없었던 지역에 1988년제 최초의 문예회관인 제주도문화진흥원이 건립되었고 특히 세계적인 음악축제로 성장한 제주국제관악제는 1995년 시작하여 현재까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음악단체가 급증하였고 국내외 다양한 예술가들이 제주의 문화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음악회 및 공연예술축제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성산일출봉을 중심으로 성황리에 개최된 제주세계유산축전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제주의 고유한 문화와 공연 및 다양성이 소재가 되어 성공적으로 치룬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2009년 제주칠머리당 영등굿, 2016년에는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제주의 환경과 고유한 문화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집중되고 있다.
몇 해 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문예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역별 문화예술 활동 건수는 매해 증가하고 있다고 조사되었다. 인구 10만 명당 문화예술 활동 건수가 서울이 124.4건, 강원 93.1건, 광주 87.4건, 대구 87.1건, 부산 74.0건, 대전 65.9건 순으로 전국 평균 66.4건이었고 특히 제주는 133.3건으로 활동 건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조사되었다. 제주가 전국에서도 최고의 문화예술 활동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증가 원인을 살펴보았더니 2014년부터 제주로 이주하는 정착민이 1만 명으로 증가하였고 그 정착민 중에 문화예술 활동자가 높다고 조사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주민 증가 현상은 2020년부터 급속하게 줄어들면서 문화예술 활동 또한 축소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람 간 활동과 이동 제약, 비대면 한정적인 예술 활동 등으로 전국적으로 문화예술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는 고유하고 독특한 전통문화와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등 천혜의 관광자원이 매력적인 도시로 누구나가 오고 싶어하는 지역이다. 이러한 매력으로 인해 매해 15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하고 있지만 제주의 고유한 문화의 다양성을 소개하거나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이벤트는 공연예술에 한정적이다. 지역 문화의 핵심 과제는 지역의 고유성과 다양성과 관용이다. 앞서 이야기한 제주인을 닮은 제주 한라산의 붉은 겨우살이 전시회와 제주 전통 초가를 담아낸 전시회는 코로나로 인한 문화예술의 위기 상황을 문화 다양성과 제주의 고유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이벤트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위기의 시기, 지역 문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공연, 전시 예술 활동의 확대는 제주가 지향하고 있는 진정한 문화예술의 섬의 모습이다.
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
제주대 겸임교수, 한국관악협회제주도지회 부회장, 한국지역문화학회 이사
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 themove99@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