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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의 연극현장] “품앗이” 시리도록 아픈 공연계 이야기

기사승인 2022.06.15  15: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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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브룩/공연연출가

1974년, 공연연출가 피터 브룩선생은 런던을 떠나 파리에서 국제연극연구소를 만들며, 창단 선언문에서

"오늘날 연극의 과제는 연극을 특정 소수 관객에게만 제한하는데 있지 않다. 반대로, 연극을 보러 가는 일이 꼭 필요한 경험이고, 전체 지역 사회에 필수적인 사회적 행위가 되도록 하는 것이 숙제다. 이는 손쉬운 연극의 대중화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연극을 관객의 취향에 맞춘다고 얻어지는 것도 아니며, 엘리트들의 기대나 기준에 연극을 제한해서 얻어질 수 있는 것 역시 아니다. 그러한 연극은 오직 연극을 개혁의 가능성으로 보는 모든 지역 사회 주민들에게 봉사하려는 자세로 새로운 관객을 키워감으로써만 창조할 수 있다.“ 라고 했다.

이 선언은 공연연출가인 필자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숙제로 남아 있다.

 

 

팬데믹 시대에서 엔데믹 시대로 바뀐 요즘이다. 공연 예술계는 아직도 팬데믹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명 '품앗이' 공연으로 근근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대학로에서는 대중을 위한 공연 기획과 마케팅이 아닌 예술가들 자신 즉, '우리에 의한 우리를 위한 우리의 공연'들이 자행(?)되고 있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 세련되지 못한 공연관계자들의 세리머니로 혼란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아직도 배우들을 더블, 트리플 캐스팅에 학연, 지연, 의리에 기대어 두 번 세 번까지 보게 만드는 기획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지 '이제는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공연예술가들은 자성해야 한다.

 

이런 무분별한 기획과 홍보, 마케팅들이 공연예술을 사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대중들 에게서 점점 더 멀리하게 하는 자충수라는 것을 진정 모르는 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공연관계자, 배우, 배우의 지인이 아닌 일반 관객들이 극장을 찿을 수 있게 참신한 기획과 공연으로 관객을 만나길 바란다.

다소 불편한 이야기를 하자면, 현재 우리나라 공공극장 수는 500여개가 넘는 그야말로 문화시설강국이다. 그러나 대부분 규모가 큰 공공극장들이기 때문에 대관료와 부대시설 사용료등이 비싸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되어 많은 공연예술인들은 이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체 공연 기획이나 공연단체들이 없기 때문에 높으신 분들의 의전용이나 선출직 공무원의 과시용 회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마디로 고액의 공공극장임대 사업을 위한 시설에 불과하다. 문화예술 담당 공무원이나 일부 정치인들은 예술과 예술가들을 위한 공연문화 '지원사업'이라는 개목걸이로 예술가들을 길들이려고 하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애초에 일반 관객을 위한 기획 작품들을 만들 여력이 없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일반 관객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다.

공공극장등을 무료로 대관해 준다면 공연예술가들은 제작비 부담을 한결 덜어낼 수있고 시설 좋은 극장에서 양질의 공연콘텐츠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는 분명 공공극장마다 전속단체를 운영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그 극장만의 컨텐츠들을 가지게 되는 것은 물론, 회관으로 운영되었던 시설들은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피터 브룩 연출 마라/사드 공연 장면

 

또한 문화예술지원을 사전지원 즉, 기획제작지원서 심사지원이 아닌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과 예술가들의 평으로 선정하는 사후 지원으로 바꾼다면 그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위 두 가지 안 모두는 지금보다 예산이 더 필요하지도 않다고 본다.

담당 공무원과 정부, 정치인들의 깨어 있는 의식이 절실하다.

 

지금, 현재 공연예술계는 지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김상진

공연연출가

루씨드드림 문화예술협동조합 이사장

김상진 공연연출가 themove99@daum.net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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