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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노련하고 절제된 균형미_피아니스트 말로페예프

기사승인 2022.09.13  15: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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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렬하고 격조 있는 젊은 러시안 피아니즘

지난 9월 러시아의 신성 알렉산더 말로페예프가 한국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졌다. 이미 콩쿠르 우승 같은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전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피아니스트다. 리카르도 샤이가 이끄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전세계 투어 공연을 돌기도하고, 블라디미르 페도셰예프나 정명훈 등 유명 지휘자들과 공연을 함께 하기도 했다. 한국에 지금 시점에서야 방문한 게 늦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사실 코로나 기간 동안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으나, 성남시향과의 연주가 무산되고, 국립심포니와의 연주가 무산되며 한국에서 클래식 팬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이 열렸고, 실제로 본 슈퍼스타 2001년생 말로페예프는 더 대단했다. 확실히 러시아 음악을 많이 연주해본 피아니스트 같았다. 터치가 단단하고 공격적인데, 그 안에서 또 대조를 만든다. 스크리아빈, 메트너의 흐름도 좋고, 특히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은 굉장히 설득력이 강했다. 사실 원래 이 작품은 이렇게 작곡된 거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단순히 빠르고 강하게 연주하는건 정복하기 쉽지만, 그 연주가 편한 연주가 되는 건 선택받은 피아니스트에게만 가능하다. 그저 빨리빨리 연주하는 게 아니라, 음들을 유기적으로 잇기 위해 그만큼의 민첩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말로페예프는 그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훌륭했다. 복잡한 음악 속에서도 톤을 컨트롤 하는 능력이 좋아 보였고, 쏟아지는 음표들도 잘 정리되어 들렸다. 의외로 야성적인 충동이라는 건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잘 제어된 연주였다.

 

팬들의 환호에 앙코르를 6곡이나 했다. 프로코피예프 ‘토카타’, 발라키레프 ‘이슬라메이’에선 곡의 본질이 무엇이고, 그게 효과적으로 들리기 위해선 어떤 방법을 취해야하는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곡의 다양한 측면들이 아주 입체적으로 들렸고, 이제 20대가 된 이 연주자의 나이를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플레트뇨프의 편곡 버전 ‘호두까기 인형’에선 가공할만한 기술과 노련한 연출이 돋보였다.

다닐 트리포노프 이후에도 러시아는 계속해서 새로운 피아니스트를 배출하고 있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입상한 드미트리 마슬레예프나, 드미트리 쉬시킨이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고, 지금은 알렉산더 말로페예프가 등장해 전세계를 열광하게 했다. 예술가들에겐 능력을 발현하는 것보다 그 능력을 완성하는 게 정말 어렵고 또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연주자들 모두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고 시대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피아니스트가 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바로 이어서 10월에 말로페예프의 한국 무대가 또 잡혀 있다. 프라임필과 라흐마니노프를 협연한다. 이번엔 리사이틀이 아닌, 그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과, 3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사진제공: 스톰프뮤직

허명현 음악칼럼니스트 huhmyeong11@naver.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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