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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년 전 탐라, 제주의 이야기

기사승인 2023.01.26  19: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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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립무용단 순력

지난 12월 초 제주문화예술진흥원 문예회관 대극장에서는 제주도립무용단의 창작무용극 <순력>이 공연되었다. 제주도립무용단 안무자를 역임했던 김정학의 연출과 현재 제주도립무용단 안무자 겸 예술감독인 김혜림이 총연출을 맡았고 제주 출신의 국립무용단 무용수인 김미애의 지도와 고석철 국악 연주자, 그리고 45명의 단원이 함께 참여하였다.

 

이번 작업은 제주도립무용단의 제55회 정기공연으로 320년 전 제주춤의 원형을 복원해보고자 하는 의미있는 작업으로 2021년 녹담, 2020년 이여도사나, 2019년 찬란, 2018년 자청비 공연에 이은 제주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제작된 창작무용극으로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탐라순력도는 조선 중기시대인 탐라목에 파견된 목사 이형상이 1702년 10월부터 11월까지 21일간 제주 전역을 순회하면서 그 여정을 제주의 화공 김남길에게 명령하여 그림으로 남긴 기록화첩이다. 그림 41명과 서문 2면 총 43면으로 구성되었다. 본디 제주도는 전라도 관찰사의 관할 구역이었지만 육지와 거리가 먼 특수성 때문에 제주목사가 순력을 대행하였다. 목사 이형상은 제주도를 동-남-서-북 방향으로 정의현·대정현·제주목 등 3읍과 해안가를 따라 설치된 9개 진성을 순력하였다.  

 

 

순력의 첫째 목적은 군사 점검 및 조련이었으며 무기, 군량미 등의 상황을 파악하고 둔마 점검 및 활쏘기 행사도 시행하였다. 강사·전최·사회 등의 심사 및 양로연 행사를 개최하였고, 순력 도중 지나치는 김녕굴·정방폭포·천지연폭포·산방산 등 제주도의 명승지도 탐방하였다. 대체로 시간 순서에 따라 시행된 행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고 있다.

 

《탐라순력도》는 1979년 『선후천(先後天)』, 『악학편고(樂學便考)』 등 이형상이 남긴 수고본과 함께 보물로 일괄 지정되었다. 1998년까지 이형상의 종가에서 소장해 왔으나, 제주시가 매입하였다. 2001년부터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위탁 전시중이다. 국립제주박물관은 2009년 7월부터 ‘탐라순력도실’을 따로 마련해 원본과 복제본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김혜림 감독은 작품기획의도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작품 <순력>은 320년 전 그림 속에 단편적으로 묘사된 연회 장면과 춤사위들이 실제로 어떤 몸짓과 정서로 진행되었을지, 당대의 모습에 상상력을 더해 ‘제주 춤의 원형’을 구현하고자 했다. 한국 정재와 민속춤의 원형을 바탕으로 해녀, 말테우리 등 제주의 모습을 현대적 관점으로 창작해 컨템포러리 전통무로 재해석했다. 제주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한라장촉’을 시작으로, 용연에서 밤 뱃놀이를 즐기는 ‘병담범주’, 성산일출봉에서의 붉은 일출의 경이를 담은 ‘성산관일’ 등, 순력도에 담긴 제주의 숨결과 기억은 바람을 따라 제주의 해안과 폭포를 지나 ‘제주양로’와 함께 다시 하늘로 향한다. 이렇게 ‘오늘’을 담은 전통예술, 320년 전 그림 속 기록이 현대적인 관점과 해석을 만나 제주도립무용단만의 ‘컨템포러리 전통무’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순력> 작품은 한 해에 그치는 작품이 아닌 연속성을 두고 리뉴얼되고 재공연되어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제주도립무용단은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 소속의 도립 한국무용단으로 1990년 창단되어 현재 진흥원 개관 34주년, 무용단 창단 32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매해 기획공연 및 정기공연, 찾아가는 공연, 외교부 주최 교류공연 등을 주최 주관하면서, 문화예술의 불모지였던 1990년부터 30여년 간 제주의 민속문화예술 및 한국의 무용분야 발전에 기여하였다.

 

또한 2018년부터 현재까지 예술감독 김혜림이 취임하면서 전통무용 중심의 공연에서 모던함과 현대적 감각을 곁들인 다양한 공연과 관객 중심의 공연으로 언론과 도민으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제주춤의 전승보전 및 창작, 지역 문화와 현대적 감각을 접목한 창작무용극도 발표하면서 평론가와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있다. 특히 2022년 외교부 주최의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 및 한-파나마 수교 60주년 기념공연을 통해 제주와 제주도립무용단의 가치를 국내외로 알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연 당일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꽉 짜인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공연의 처음부터 끝날때까지 관람하면서 지켜보았다. 특히 커튼콜에서 도립무용단원들과 도민 관객과의 인사말에서는 민선8기 제주도정의 문화예술에 대한 철학과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을 한없이 밝혔다. 320년전 제주목사가 백성들에게 애민을 표현하였듯이 현재의 도백이 제주의 예술가들과 도민에게 문화예술 사랑을 밝힌 자리였다. 마치 100년전 김구의 백범일지 <나의 소원>에서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이 되기를 바랏듯이 2022년 제주 또한 문화예술로 행복한 제주를 꿈 꾸는 자리였다.  

 

김태관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장)

 

 

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 제주아트센터 공연기획. 제& themove99@daum.net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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