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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예술가들에게 기회인가? 위기인가?

기사승인 2023.05.14  23: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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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음악계에서 AI 흐름은? AI 작곡 활발

오픈AI사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DALL·E 2에게 ‘사람과 인공지능이 협업해서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그려줘’ 라고 주문해보았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A.I.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러 가지 사례와 개인적인 생각을 알려달라는 질문을 최근 들어 부쩍 많이 받고 있습니다. 질문과 답변들을 아래처럼 정리해봤습니다.

 

질문 1. 현재 음악계에서 AI 흐름은 어떠한가?

현재 실용·대중음악 쪽에서 A.I.를 활용한 작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1년 SBS에서 방송한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 작곡편에서는 A.I.의 작곡 원리, 사람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방법, A.I.가 몇십 초 만에 작곡한 트로트 곡을 인기 가수가 무대 위에서 부르는 장면까지 내보냈습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반응은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A.I.가 만들어낸 예술 작품에 대해 대놓고 배척하는 파도 있고,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니 이를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파로요. 저는 개인적으로 A.I.를 활용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가능성을 실험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인자동차를 예로 들어볼까요. 무인자동차가 개발된다고 했을 때 여러 반대와 걱정도 많았지만 세상에 출시된 후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고, 저처럼 겁이 많아 멀리서 지켜보는 이들도 있고, 예상치 못한 사고가 나고, 여러 결함을 수정해나가는 과정을 거치며 무인자동차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클래식을 비롯한 예술계에서 A.I.도 이런 과정을 거치며 발전해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질문 2. 클래식 연주가나 작곡가들에게 A.I.가 위협이 되는지? 혹은 이를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있는지?

 

아직까지 클래식 음악계에서 A.I.의 활용은 미미하다고 생각됩니다. A.I.가 클래식에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은 아마추어 일반인이 악기를 배우는데 도움이 되는 경우, 로봇이 사람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게 악기를 연주하는 경우, 기존 음악들을 학습한 A.I.가 쉽고 빠르게 작곡물을 내어놓는 경우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음악에 관심 있는 일반인·입문자들에게 이 기술들이 유용하게 쓰일 것 같고, 예술교육업 종사자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 3. A.I.를 활용하여 창작할 때 우려되는 윤리적 문제가 있다면?

 

피카소가 '하수는 베끼고 고수는 훔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지금까지도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고, 저도 매우 공감합니다. 사람 뇌 속에 다양한 영감이 쌓이고 그것들 사이에 새로운 연결이 생겨 창작물이 탄생하는 것인데 A.I.라고 다를 것이 뭐가 있을까요? 딥러닝을 통해 어떤 색 조합이 좋은지, 어떤 구도가 좋은지, 어떤 식으로 메세지를 담아야 사람들을 감동시키는지 그 구조를 파악한 기계가 최적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것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창작하는 인간에게 A.I.는 큰 위협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평생에 걸쳐 많은 것을 희생하고 예술에만 몰두해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작물을 A.I.는 단 몇 분 안에 뚝딱 만들어내니까요. 요즘처럼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시대적 흐름을 막을 수 없다면 감상자·평가자를 제대로 교육하는 게 더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한 예로 모사꾼이 대가의 미술 작품을 똑같이 그려내더라도 그것은 위작으로 여길 뿐, 원작과 비슷하게 그려냈다고 비슷한 값을 매겨주거나 원작 대신 구입하지 않는 것 처럼요.

 

 

질문 4. 인간과 A.I.의 협업이 가능할지? 그것을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창작에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인공지능과의 합작품도 예술로 분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납득 가능할 만한 수준이어야겠지요. 관객들은 '이 작품이 내가 돈을 내고 시간을 들여 감상할만한 가치가 있느냐'부터 생각할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롯데콘서트홀에서 <사계 2050>라는 제목으로 공연이 열렸었습니다. 작곡가 비발디의 <사계> 음악 소스를 A.I.에 학습시키고 '2050년 지구가 환경오염으로 파괴되었을 때 어떤 음악이 탄생할지' 실험했던 공연이었습니다. A.I. 개발 회사, 유명 현대음악 작곡가와 협업하고 환경관련단체 소속 인물을 무대 위 내레이터로 세우고,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악장을 초빙하는 등 스타 연주자들을 앞세워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무대에 올렸었는데 꽤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도 관객 입장에서 <사계 2050> 공연을 유심히 지켜봤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A.I.를 접목시킨 공연이 또 열린다면 아무리 최신 기술을 접목시켰더라도 '이 정도 시간, 투자, 많은 이들의 공력을 들인 공연이 아니라면 일부러 찾아가서 보지는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매일 A.I.와 관련된 새로운 뉴스가 나오고 있을 정도로 이 기술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더불어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들도 따라오고 있고요. 대화형 A.I.는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그럴싸하게 내어놓는 답변이 골칫거리이고, 이미지나 음악 생성형 A.I.는 저작권 논란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호기심이나 창의성이 점차 저하되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냄새 나는 것, 한 인간의 예술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창작물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을 것입니다. 우리 인간 창작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이수민 _ 바이올리니스트

서울대 음대 기악과 학·석사, 인디애나대 음대 연주자과정을 졸업한 이수민은 클래식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또한 기업체 강연자, 공연 해설자, 칼럼니스트, 유튜브 [클언니] 운영, EBS 생방송 뉴스에서 공연리뷰 코너 고정 패널을 1년간 맡는 등 음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클래식 입문서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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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커넥트아트 바이올리니스트, 칼럼니스트 connectart@naver.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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