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산무용협회 창립기념 공연 ‘첫 몸짓 그리다’
태평무 |
논산무용협회(지부장 김미숙) 창립기념 공연이 2024년 6월 29일, 논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최됐다. 협회는 2022년 (사)대한무용협회 인준을 받았다. 논산시에 거주하는 무용인들의 뜻이 모여 이뤄낸 성과다. 이를 기념한 창립무대는 ‘첫 몸짓 그리다’라는 타이틀이 말해주듯 비상의 날갯짓을 힘차게 했다. 총 8작품으로 다채롭게 구성한 무대는 논산시민들과 관객들에게 내일을 알린다.
축하 자리인만큼 백성현 논산시장의 대북 퍼포먼스로 공연의 문을 연다. 지역 문화예술의 태평을 염원하듯 5명(김미숙, 김회숙, 장태연, 진일례, 황규선)은 강선영류 ‘태평무’를 장중하면서도 우아하게 담아낸다. 이들 모두는 국가무형유산 태평무 이수자들이다. 상궁은 최지연이 맡았다.
처용무 |
원유선 아산무용협회 지부장을 비롯해 윤연희, 정도겸, 성미나, 황보영은 오방(五方)의 기운 가득한 궁중무용 ‘처용무’를 묵직하게 담아낸다. 국가무형유산, 유네스코인류무형유산의 춤적 가치가 큰 이 작품은 처용무가 지닌 내재성을 한껏 고양했다.
호남검무 |
다섯 명의 춤이 연속 이어진 후, 백제연무 대표 이유나 선생이 벽사류 춤 특유의 깊은 맛을 ‘살풀이춤’ 독무로 전한다. 절제미가 빛난 순간이다. 김명신, 최진영, 최윤형, 장현순 등 네 명의 호남산조춤 이수자들이 펼쳐낸 ‘호남검무’는 춤적 섬광 가득했다.
전반부가 전통춤을 통해 한국춤의 깊은 맛을 전달했다면, 후반부는 발레와 현대무용을 통해 미래를 열었다. 로미오와 헤어져 그를 그리워하는 줄리엣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줄리엣 아다지오’를 황선화가 솔로춤으로 풀어낸다.
만선 소녀의 꿈 |
현대춤 특성 가득한 성종택의 ‘Mother Sea’ 후, 인생 같은 바다에 만선의 꿈을 띄워 보낸 ‘만선 : 소녀의 꿈’을 이승후, 김민혁, 이상호 등 남자무용수 세 명이 창작성 높게 구현한다. 오브제와 춤과의 연결성이 좋다.
종합놀이 성격 강한 ‘판굿’이 피날레 무대로 창립공연에 축하의 의미를 더한다. 다섯 명의 풍물, 김미숙의 설장고, 엄은숙의 버꾸가 어우러졌다. 신명의 판이다. 내일의 판이다. 동행(同行)의 판이다. 몸짓으로 그려낸 첫 발, 첫 길이다.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