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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 꿈과 욕망 사이, 고뇌하는 영혼의 이야기 _바그너 <탄호이저 Tannhäuser>

기사승인 2024.09.25  19: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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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오페라단 가을 정기공연

 

국립오페라단은 가을 정기공연으로 독일 중세 전설에 기반한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를 무대에 올린다.

1979년 중앙국립극장(11.12)에서 홍연택 지휘로 국립오페라단이 한국 초연(한국어 노래, 한스 하르트레트 연출, 프레드 마르티니 안무) 이후, 전막 오페라로는 45년 만이다. 원제 ‘탄호이저’(‘바르트부르크의 노래 경연대회(Tannhäuser und der Sängerkrieg auf die Wartburg) WWV.70’)는 독일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중세 독일에 실제로 있었던 노래 경연대회라는 소재를 결합해 바그너가 작곡 및 대본을 쓴 3막의 독일어 오페라다. 2년에 걸쳐 작곡되어 1845년 드레스덴 궁정극장에서 초연하며 바그너가 직접 지휘했다. 부제를 '낭만적인 오페라'로 붙일 만큼 바그너의 애정이 담긴 작품이다.

<탄호이저>는 사랑의 신, 베누스와 쾌락에 빠져있던 탄호이저가 옛 연인이자 정숙한 여인, 엘리자베트와 재회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마을에서 노래 경연대회가 열리고 탄호이저는 베누스를 찬양하는 노래를 불러 질타를 받게 되고 용서를 구하기 위해 순례길을 떠나게 된다. 순례길의 끝에 만난 교황은 나무 지팡이에 잎이 돋고 꽃이 피어야만 용서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절망한 탄호이저는 다시 쾌락의 세계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엘리자베트의 헌신으로 구원받게 된다.

주역 가수 탄호이저 역에는 테너 하이코 뵈르너와 다니엘 프랑크가 함께 한다. 하이코 뵈르너는 올 3, 4월에 독일 슈베른의 베클렌부르크 주립극장에서 <탄호이저>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2022년부터 올해까지 <로엔그린> <탄호이저>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의 레퍼토리를 갖는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스탭으로는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2016)을 이끌었던 지휘자 필립 오갱이 다시 한번 한국을 찾는다. 오갱은 베이징 국제 음악제에서 중국 최초로 <니벨룽의 반지> 전막을 연주해 주목받은 바 있다. 연출은 독일 만하임극장의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이 맡았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2021)에서 자신의 연출작 만하임극장의 <니벨룽의 반지>로 한국 관객에게 선보인 바 있다.

 

10.17-10.20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사랑의 신, 베누스와 쾌락에 빠져 지내던 탄호이저는 새롭고 인간적인 것을 경험하기 위해 다시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다. 옛 연인이자 정숙한 여인, 엘리자베트와 재회한다. 마을에선 ‘사랑의 본질’을 주제로 한 노래 경연대회가 열리고 탄호이저는 육체의 열락을 칭송하며 베누스를 예찬하는 노래를 부른다. 사람들의 분노를 산 탄호이저는 용서를 구하기 위해 로마로 순례길을 떠난다. 로마에 도착했지만 용서받지 못한 탄호이저는 다시 베누스에게 돌아가려고 한다. 친구인 볼프람이 베누스에게 가지 말고 엘리자베트를 생각하라고 간청하고, 탄호이저는 흔들린다. 베누스는 천상의 쾌락을 마다한 그에게 화를 내며 사라지고 종소리와 함께 탄호이저는 용서를 받는다.​

 

 

 

Tannhäuser und der Sängerkrieg auf die Wartburg WWV.70

“ 뜨겁게 기도하고 있는 저기 저사람은 누구인가? ”

  죄의식 속에 갈등하는 저 남자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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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호이저, 누구인가?

R. Wagner <탄호이저 Tannhäuser>

오페라 <탄호이저>는 젊은 시절의 바그너가 작곡한 3편의 오페라(방황하는 네덜란드인(29), 탄호이저(32), 로엔그린(35)) 중 한편으로 그의 명성을 전 유럽에 각인한 걸작이다. 선율적으로 가장 풍부한 작품으로 ‘저녁별의 노래’ 등 아리아도 친숙하다. 무엇보다 바그너 음악의 특색인 종교적이며 신비주의적 색채가 강렬하다.

 

‘서울 버전’ 탄호이저

탄호이저는 4편의 버전이 있는데, 이번 국립오페라단 무대에서는 초연 드레스덴 버전과 파리 버전을 혼용한다. 바그너는 수십 년을 걸쳐 이 작품을 여러 차례 고쳐 쓰고 재편집하며 많은 수정본을 만들어냈고, 초연된 드레스덴 버전(1845), 파리 버전(1861), 뮌헨 버전(1867), 빈 버전(1875) 등이 있다. 

그 어떤 버전에서도 만족스런 마침표를 찍지 못한 바그너는 바이로이트 무대에 <탄호이저>를 올리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이번 국립오페라단 무대의 요나 김 연출은 연출노트에서 “바그너 자신이 끝끝내 마침표를 찍지 못한 이 작품의 결말은 열린 결말로 연출해야 할 것 같다”며, 베누스의 비중이 크고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설명되는 파리 버전을 1막에, 2막과 3막에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의 생생함이 살아있는 초연 드레스덴 버전을 그대로 사용해 파리 버전과 드레스덴 버전을 섞어 ‘서울 버전’이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탄호이저는 겉으로는 중세 유럽이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세계 어디에서나, 그리고 어떤 시대에나 존재하는 인간의 이야기이다. 그는 사회의 관습과 통념에 저항하는 한 예술가이자 개인을 대변한다”며, “경직된 사회적 이데올로기의 요구와 개인의 내면 속에 숨겨진 욕구와 꿈 사이의 딜레마는 인류 역사 이래 여전히 지속되는 끝나지 않는 이야기이다. <탄호이저>는 결국 인간 조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라고 말했다.

 

 

 

주요 아리아

노래의 전당 Dich, teure Halle (소프라노)_2막 1장

볼프람의 아리아 Blick'ich umher(바리톤)_2막 4장

엘리자베트의 기도 Elisabeths Gebet(소프라노)_2막 4장

저녁별의 노래 O! du mein holder Abendstern(바리톤)_3막 2장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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