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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이카루스, 춤의 비상

기사승인 2017.05.17  06: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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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를 읽다

 

신의 날개를 빌린 발레리노, 세르게이 폴루닌

 

Dancer Sergei polunin! _ "Dieu De L'air"

"Nobody said, it was easy"

 

"Gagne la mort avec tous tes appétits, et ton égoïsme et tous les péchés capitaux."

“네, 모든 욕망과 이기주의와 모든 너의 죄종(罪宗)을 짊어지고 죽으라”

 

-Arthur Rimbaud, “ UNE SAISON EN ENFER” 아르튀르 랭보, ‘지옥에서 보낸 한철’

 

 

 

take me to church

 

누구나 자신만이 감당할 각자의 고통을 안고 산다. 뼈를 깎는 단련으로 고통의 시간을 넘어 자유롭게 날아오를 때, 그 희열의 순간은 감동적으로 전파되는 것이 아닐까.

한 무용수가 자기 삶에 대한 무게와 한계로 중압감을 견디기 힘들어 포기하려고 하는 순간, 온 힘과 온 몸으로 마지막 날갯짓을 하며 비상하는 순간, 시간은 정지되고 고뇌와 고통은 자유와 충만의 에너지로 다시 부활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댄서 Dancer>는 "춤이 그냥 저 자신"이라고 하는.. '누레예프의 후예', '무용계의 제임스딘'이라 불리며, 19세에 영국 로얄발레단에 최연소 수석 무용수로 입단한 우크라이나 출신 세계적 발레리노 세르게이 폴루닌의 삶과 고뇌, 예술적 열정, 오랜 연습과 고도의 천부적 기량 등을 담아 인간의 신체적 몸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심미적 감흥을 전한다.

영화는 한 예술가의 인간적 면모와 예술적 성취를 한 편의 드라마로 85분 동안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긴장감으로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매순간 경이로움을 연출한다. 강렬한 비트 사운드의 블랙 사바스 노래 ‘아이언맨’에 맞춰서 몸을 풀고, 검은 망토를 걸친 세르게이가 무대로 향해 나아가는 첫 모습부터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마지막 엔딩 곡 호지어의 ‘take me to church’를 배경음악으로 혼신의 힘으로 뛰고 구르고 나는 순간까지 ‘세르게이 폴루닌’ 이라는 그의 모습은 잊을 수 없이 각인된다. 2014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발레단과 <백조의 호수>로 내한한 적도 있는데, 영화에서는 발레를 비롯한 그의 다양한 무대를 보여준다. 보는 내내 역동적이고 우아한 그의 춤은 의미를 내포한 상징적인 음악과 함께 흐른다.

초기 무용수 시절에는 릭케2의 ‘겟 썸’, 홀로 고독한 일상의 잠깐의 여유와 친구와의 시간에는 콜드 플레이의 ‘ GOD PUT A SMAIL UPON YOUR FACE', 어릴 때는 무조건 도밍고의 음악으로 춤 췄다며 나오는 도밍고의 '카루소', 그리고 마지막 은퇴를 생각하며 혼신의 힘으로 9시간 내내 눈물을 흘리며 한 생각과 20년간의 연습을 통해 익힌 모든 스텝이 담긴 춤에 이르러서는 절정을 치닫는데, 세계 유명 사진작가 데이비드 라샤펠과 작업한 영상으로 유튜브에 먼저 공개되면서 놀라운반응으로 영화가 제작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지옥에서 보낸 한철_아듀! 나의 신이여

 

이 마지막 춤은 폭발하는 감정을 분출하는 장면이 호지어의 'take me to church' 에 담겨 세르게이의 예술혼과 교감하며 전율을 부르는데, 마치 랭보의 시‘지옥에서의 한철’을 연상하게 한다. 시는 죄에 빠져 몸부림치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에 대해 풍자적으로 은유하고 있는데, 화자인 ‘나’는 불행을 신으로 섬기며 죄에 빠진 악마처럼 보이지만 운명에 어쩔줄 몰라 하며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운명을 타고난 인간이기도 하다.

영화를 통해 공개된 그의 가족사는‘공기속의 신’("Dieu De L'air")으로 표상되는 세르게이 폴루닌이 숙명처럼 지워진 가난의 속박과 가족에 대한 사랑과 책임의 혼돈 속에서 굴레로부터 벗어나려 발버둥치며 노력하는 과정이 비쳐진다. 또, 그 과정에서 빚어진 가족과의 이별, 부모의 이혼 등으로부터 고통 받고 정신적 고뇌를 감당하기 힘겨워 은퇴를 고려하게 되는 과정이 드러난다.

시 속의 탕자인 ‘나’는 귀향을 선언하며 ‘내’ 죄를 ‘아듀(adieu, 고별)’하기 위해 ‘사탄이여, 정말 간청하노니, 화를 덜 내시라!’라는 말로, 고통스럽게 보낸 ‘지옥의 날들’을 처절히 들여다보는데, 세르게이가 마지막 춤 ‘take me to church’에서 보여주는 극렬한 몸짓이 고통 속‘지옥에서 보낸 날들’로부터 빠져 나와 공기를 가르며 바람 속으로 비상하는 듯 보였다고나 할까.

어린 시절 고향집에서 보낸 천진한 유년의 시간들, 온가족의 희생에 힘입어 기대를 한 몸에 지고 유학 온 이후론 “아버지와 장난치며 놀던 시간이 제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그의 외로움이 날것 그대로 전해지며 가슴 아프게 절절했고 그 고독한 시간을 견디며 날아 오른 비상의 춤은 태양을 향해 나아가는 이카루스의 꿈처럼 치명적으로 아름다웠다. 그의 춤은 우아하고 폭발적이다. 완벽한 몸은 그 자체로 예술이며 동작 하나하나 한 몸짓, 한 표정이 매혹적이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암흑 속에 홀로 춤추다 바닥에 누운 채 서서히 사라져가는 마지막 장면은 형언할 수 없는 먹먹한 감동으로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을 일어날 수 없도록 한다.

영화를 통해 공개된 가족사에서 보이는 가족의 헌신은 한 예술가가 탄생하기까지의 리얼한 스토리로 감동적이고, 또한 영화 이후 세르게이가 후배 무용수들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세르게이 프로젝트"는 사회적 공헌으로 의미를 시사한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아르튀르 랭보

 

옛날,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나의 삶은 모든 사람들이 가슴을 열고 온갖 술들이 흘러 다니는 하나의 축제였다.

어느날 저녁 나는 미(美)를 내 무릎에 앉혔다.

- 그러고 보니 지독한 치(痴)였다 - 그래서 욕을 퍼부어 주었다.

나는 정의에 항거하여 무장을 단단히 했다.

나는 도망했다. 오 마녀여, 오 불행이여, 오 증오여, 내 보물을 나는 너희들에게 의탁했다.

나는 내 정신 속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온갖 희망을 사라지게 하기에 이르렀다. 그 희망의 목을 비트는 데 즐거움을 느껴, 나는 잔인한 짐승처럼 음험하게 뛰었다.

나는 죽어 가면서 그들의 총자루를 물어뜯으려고 사형집행인을 불렀다. 나는 피와 모래에 범벅이 되어 죽기 위해 재앙을 불렀다. 불행은 나의 신이었다. 나는 진창 속에서 팍 쓰러졌다. 나는 죄의 바람에 몸을 말렸다. 나는 광대를 잘 속여 넘겼다.

봄은 나를 향해 백지처럼 무시무시한 웃음을 웃었다.

그런데, 요즘 마지막 껄떡 소리를 낼 찰나에, 나는 옛날의 축제를 다시 열어 줄 열쇠를 찾으려 했다. 그러면 아마도 욕망을 되찾을지 모른다.

자애가 그 열쇠이다 - 그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내가 전에 꿈을 꾸었나 보다.

“너는 잔인한 놈으로 남으리라 …” 따위의 말을, 그토록 멋진 양귀비꽃을 나에게 씌워준 악마가 다시 소리친다. “네, 모든 욕망과 이기주의와 모든 너의 죄종(罪宗)을 짊어지고 죽으라”

오! 내 그런 것은 실컷 받아들였다. 하지만. 사탄이여, 정말 간청하노니, 화를 덜 내시라! 그리고 하찮은 몇 가지 뒤늦은 비겁한 짓을 기다리며, 글쟁이에게서 교훈적이며 묘사적인 능력의 결핍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내 나의 저주받은 자의 수첩에서 보기 흉한 몇 장을 발췌해 준다.

 

 

Jadis, si je me souviens bien, ma vie était un festin où s’ouvraient tous les coeurs, où tous les vins coulaient.

Un soir, j’ai assis la Beauté sur mes genoux.

- Et je l’ai trouvée amère. - Et je l’ai injuriée.

Je me suis armé contre la justice.

Je me suis enfui. O sorcières, ô misère, ô haine, c’est à vous que mon trésor a été confié !

Je parvins à faire s’évanouir dans mon esprit toute l’espérance humaine. Sur toute joie pour l’étrangler j’ai fait le bond sourd de la bête féroce.

J’ai appelé les bourreaux pour, en périssant, mordre la crosse de leurs fusils. J’ai appelé les fléaux, pour m’étouffer avec le sable, avec le sang. Le malheur a été mon dieu. Je me suis allongé dans la boue. Je me suis séché à l’air du crime. Et j’ai joué de bons tours à la folie.

Et le printemps m’a apporté l’affreux rire de l'idiot.

 

Or, tout dernièrement, m’étant trouvé sur le point de faire le dernier couac ! j’ai songé à rechercher la clef du festin ancien, où je reprendrais peut-être appétit.

La charité est cette clef. - Cette inspiration prouve que j’ai rêvé !

 

"Tu resteras hyène, etc..." se récrie le démon qui me couronna de si aimables pavots. "Gagne la mort avec tous tes appétits, et ton égoïsme et tous les péchés capitaux." Ah ! j’en ai trop pris : - Mais, cher Satan, je vous en conjure, une prunelle moins irritée ! et en attendant les quelques petites lâchetés en retard, vous qui aimez dans l’écrivain l’absence des facultés descriptives ou instructives, je vous détache des quelques hideux feuillets de mon carnet de damné.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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