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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지휘자 토르비예프의 탁월한 리더쉽과 해석

기사승인 2017.12.14  14: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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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린스키발레단(Primorsky Stage) <백조의 호수>

부드럽고 유연한 자태로 안정적 실력 입증하다

마린스키 극장(러시아어: Мариинский театр)은 러시아 상뜨 삐쩨르부르크에 위치한 역사적인 오페라, 발레 극장으로 러시아에서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 다음가는 오페라 발레극장이다.

이번 내한한 <마린스키-프리모르스키 스테이지 발레단>(2017.11.9-12 서울예술의전당)이 바로 이 블라디보스토크에 위치한 극장 소속으로서 역사는 짧지만 발레를 비롯한 오페라와 콘서트 등등 모든 콘텐츠와 주요 예술가들을 상뜨 삐쩨르부르크에서 공수해오는 역동적인 단체다.

마린스키-프리모르스키의 첫 내한공연의 레퍼토리는 <백조의 호수>. A팀으로는 현지 커플인 이리나 사포즈니코바-세르기에 우마넥, B팀으로는 본관에서 초청한 빅토리아 테레시키나-김기민 커플이 등장했다. 아무래도 발레 애호가들의 관심은 한국인 최초의 러시아 발레단 수석인 김기민에게 쏠렸지만 블라디보스토크의 현지 수준을 알기 위해서 첫 날 공연인 A팀을 관람했다. 안무는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의 안무(1895)를 콘스탄틴 세르게예프가 개정한 안무(1950), 무대 디자인은 이고르 이바노프, 의상은 갈리나 소로비예바로서 상뜨 삐쩨르부르크에서 공연하고 있는 것과 동일했다. 다만 오케스트라까지 오지 못한 탓에 서울콘서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현지 오케스트라 가운데 1바이올린과 2바이올린, 트럼펫 수석 세 명이 참가했고, 지휘는 프리모르스키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지휘자 안톤 토르비예프가 직접 등장했다. 아무래도 마린스키라는 네임밸류 때문인지 첫 날부터 홀을 가득 메울 정도의 많은 청중이 몰려들어 공연에 대한 관심도를 반증하기도 했다.

 

1막은 왕자의 생일. 화려한 배경을 바탕으로 프리모르스키의 코르 드 발레가 첫 선을 보였고, 곧이어 왕자역의 우마넥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첫 왈츠 장면을 통해 프리모르스키 발레단이 대단히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는데, 본관의 공연과 비교했을 때에도 많은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무용과 구도를 보여주었다. 2막의 스페인 무곡과 차르다슈도 아주 훌륭했다. 다만 나폴리 무곡은 솔리스트들의 기량 탓인지 살짝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도 했다. 물론 3막은 막이 오르자마자 펼쳐진 아름다운 백조들의 자태에 박수갈채가 쏟아지기 시작했을 정도로 아름다웠으며 군무의 정확성과 밸런스 또한 아주 빼어났다.

 

주역 무용수 가운데에서는 왕자역의 우마넥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두 명의 발레리나와 함께 하는 파 드 트롸나 1막 2장에서 오데트와의 파 드 되에서 우마넥은 아주 정제된 제스추어와 아름다운 라인을 바탕으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는데, 전반적으로 점프력이나 강인함보다는 예술적인 라인으로 승부하는 스타일로서 공중에서 착지하는 모습이 나비가 꽃에 살포시 앉듯 손끝부터 발끝까지 한결 같은 부드러운 흐름을 견지하여 너무나 아름다웠다. 무엇보다도 파트너들을 멋지게 서포트하여 정말로 아름다운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1막 2장부터 등장한 사포즈니코바의 오데트를 보노라니 흠 잡을 데 없이 깔끔한 테크니션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첫 날이라 그런지 살짝 넘어지는 실수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거의 무리 없는 우등생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다만 내적인 표현력이 강하게 드러나야 하는 오데트보다는 다이내믹한 성격이 강조되는 오딜이 더 어울린 듯했다. 영화는 음악이 50프로이지만 발레는 적어도 50프로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바, 오케스트라 연주에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마지막 공연은 훨씬 좋아졌을 것이라고 추측하는데, 무엇보다도 현악 파트의 볼륨이 너무 작아 현지에서 느낄 수 있는 강인한 리듬감과 선율미를 느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체적으로 오케스트라의 사운드가 불균일하고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휘자 토르비예프의 리더쉽과 해석은 극찬할 만큼 빼어났다. 무용수들의 흐름과 도약을 잘 파악하며 서포트를 한 동시에 음악의 템포나 대비, 순발력과 추진력, 리듬의 액센트나 변화가 아주 훌륭했고, 무곡에서의 러시아 특유의 빠르고 에너지감 넘치는 포르티시모와 파 드 되에서의 감미로운 선율미와 낭창낭창한 화사함 모두를 온전하게 펼쳐냈기 때문이다. 특히 2막에서 대위법 느낌이 나는 부분의 정교함과 무곡들의 정형성을 너무 잘 살렸고, 3막에서는 무용수들의 속도에 따라 기민하게 템포를 조절하는 모습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국립발레단의 고전발레 공연 때 반드시 초청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지휘자로 선뜻 추천한다.

 

박제성 (음악칼럼니스트) 사진제공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THE MOVE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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