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오페라단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 ‘극장지배인’,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
세기의 라이벌인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서울 광화문에서 오페라 경쟁을 벌인다. 같은 소재로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두 작곡가의 작품과 결과는 9월 12일부터 16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서울시오페라단의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 ‘극장지배인’,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오페라단(단장 이경재)은 18세기 비엔나 황제 요제프 2세가 개최한 오페라 경연에 기초를 두고 이번 공연을 구성했다. 예산이 부족해 오페라를 만들기 어렵거나, 후원자의 무리한 요구로 단기간 내 졸속 작품을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만연했던 ‘당대 오페라계 풍자’를 주제로 올린다. 짧고 재밌는 오페라를 만들라는 황제의 명이 내려진 경연에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각각 <극장지배인>과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을 만든 당시의 상황과 작품을 서울시오페라단이 새롭게 패러디하여 21세기에 펼쳐놓는 것이다. 각각 1시간 정도 분량의 <극장지배인>과 <음악이 먼저, 말은 그다음>을 같은 날 한 무대에 올리면서 극적 재미를 위해 서울시오페라단은 두 오페라를 경연 당사자인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직접 자신의 극 안에서 경연작품을 만드는 장면을 새롭게 시도했다.
1막에서 모차르트와 극장지배인은 돈을 후원하겠다는 후원자의 소개로 가수 오디션을 갖는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과 상관없이 서로 최고의 프리마돈나가 되기 위해 소프라노들이 신경전을 벌이면서 펼쳐지는 에피소드가 유머러스하게 전개된다. 2막에서 살리에리는 나흘 만에 새로운 오페라를 작곡해야 하는 상황. 대본작가를 만나 완성된 음악에 맞는 가사를 붙여 달라 부탁하고, 두 사람은 ‘음악과 가사 중 무엇이 우선인가?’를 두고 씨름한다.
여성 연출가 장영아와 여성 극작가 이지혜의 협업을 통한 세밀한 감성 표현이 더욱 기대된다. 또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작곡한 오페라 아리아는 각각 독일어, 이탈리아어로 불리지만, 대사만큼은 한국어로 처리됐다. 각 오페라의 드라마적인 표현과 선율의 전달을 위해 지휘자 구모영과 오케스트라 디 피니가 음악을 맡았다. 여기에 바리톤 정지철·염현준(극장장 역), 배우 김두봉·송철호(모차르트 역), 소프라노 오미선·박은미(헤르츠·엘레오노라 역), 소프라노 정혜욱·장혜지(질버클랑·토니나 역), 바리톤 오승용·김재섭(살리에리 역), 바리톤 송형빈·베이스 박광우(작가 역), 테너 노경범·위정민(후원자 역)이 출연해 더욱 흥미진진한 장면들을 선보인다.
9.12-16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