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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계, 춤의 고유성으로 승화되다_'국수호, 김재덕의 사계'

기사승인 2024.11.09  18: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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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무용단 '국수호, 김재덕의 사계'

‘사계(四季)’는 한국무용작품에 있어 많이 다루는 제재 중 하나다. 창작의 소재와 주제를 관통하는 힘을 담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무용단(단장 윤혜정)의 ‘국수호・김재덕의 사계’는 2024년 10월 31일부터 11월 1일(필자 10.31 관람)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됐다. 사계에 대한 해석이 어떻게 구현될지 공연 전부터 이목이 집중된 무대이기도 하다.

두 가지가 포인트다. 하나는 국수호 선생과 김재덕 안무가의 협업 구현이다. 둘째는 사계라는 일반성을 춤의 고유성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낼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대・장르・안무 면에서 차이를 보이는 두 무용가의 공동작업은 상보성(相補性)을 보여줬다. 춤극에 강한 국수호의 드라마성은 구조 및 전개라는 흐름을 잡아가는 나침반 역할을 했고, 음악성과 현대성이 강점인 김재덕은 한국춤의 컨템포러리성을 고양하는데 일조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은 ‘순환과 영원’이라는 키워드로 압축된다. 우리네 삶과 연결시켜 본다면, 유한에 대한 무한의 갈구, 음양(陰陽)의 조화라는 우주의 섭리를 연상시킨다. 작품에서 ‘자연과 몸’을 연결시키려는 주제 의식과 맥을 같이한다.

1장 봄은 멈춤 속 약동의 기운, 2장 여름은 작열하는 태양같은 몸의 공간성 확장, 3장 가을은 자연과 인간의 합일(合一), 4장 겨울은 새 봄을 기다리는 씨앗을 품은 넉넉한 대지로 형상화 됐다고 볼 수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우측 군무가 파열음 강한 음악 속에서 움직임을 피워낸다. 중앙에선 처연한 움직임이 이어진다. 겨울을 이겨낸 봄의 기지개다. 끊어지는 음악 속에 춤이 반복된다. 좌우 무대 세트가 열리며 무용수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현의 울림 속 느릿함이 퍼져 나간다. 여러 대형 변화가 이어진다. 유사한 동작패턴은 동질감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다소 밋밋함을 부여하기도 한다.

김재덕 특유의 음악 속에 군무가 생기를 찾기 시작한다. 강강술래의 여정은 미려(美麗)하다. 장삼자락의 유유함은 풍요로운 미감을 부여한다. 스며드는 음악과 춤의 어우러짐이 성찰의 기도처럼 표상됐다. 부채를 든 4명 여자무용수들의 춤 이후 8명의 합류가 이어진다. 도살풀이 수건 자락의 흩날림 속 여자무용수 5명의 살풀이성이 공간을 채워나간다. 남자 군무가 장삼으로 무대 바닥을 칠 땐 거친 아쟁소리 또한 거침없다. 경쾌한 여자 군무 후, 남녀 군무가 축제의 춤을 일군다. 환희다.

봄과 여름은 김재덕, 가을과 겨울은 국수호가 각각 안무를 맡은 이번 공연은 안무자 각각의 장점을 살리돼 협업이라는 구조속에서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모습을 확인한 자리다. 기악과 성악, 서양악기와 국악기의 배합, 감각있는 작곡 등이 음악의 지층을 견고히 해 춤성을 높이는 기제로 작용했다. 서울시무용단 신구 단원의 조화, 각 장에 맞는 무용수의 배치는 예술적 리더십의 발휘라 할 수 있다.

‘한국창작춤의 산실’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서울시무용단이 이번 창작 작업을 통해 기억할 만한, 기억하고 싶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레퍼토리화 하길 기대해본다. 사계가 주는 순환성과 연속성이 이를 대변한다.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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