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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_김준명

기사승인 2021.04.14  15: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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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은미술관 11기 김준명 개인전

OPEN coloring on glazed ceramics, 15X13.5X11.5cm 2021

《돌 그리고 새겨진 단어들 Stone With Engraved Words》

 

김준명 작가는 주변에서 발견되는 대상이나 사물, 상황 등을 소재로 하여 작업하고 있다. 영은창작스튜디오 입주 기간 동안 주변을 산책하고, 환경에 자신을 노출하며 시간을 보내던 작가는 어느 날 분리수거장 앞에서 빨간 글씨로 ‘쓰레기장’이라고 새겨져 있는 돌 하나를 마주한다. 그 순간 작가는 자연석, 어울리지 않는 유성 페인트, 쓰레기장이란 단어가 품어내는 묘한 조합에서 일종의 위트를 발견한다. 동시에 그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옛 기억과 시간이 “한순간에 좁혀지는 느낌”을 가졌다고 말한다.

약 20여 년 전 금강산 스케치 여행에서 마주쳤던 높고 커다란 바위산들에 적힌 강렬한 선전 문구들이 떠올랐던 것이다. 이렇듯 과거와 현재의 기억이 겹쳐진 우연한 경험에 대해 작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 속 이야기들은 왜곡되고 지워졌지만, 그 이미지만큼은 지금도 생생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20여 년 전엔 남북교류가 없던 시기로 기억하는데, 도대체 누가, 어떻게, 얼마 동안 저런 일을 했을까 하는 호기심이 든 한편, 자연물 위의 낙서는 절경을 해칠 뿐 아니라 특정 사상을 선전하고 있다는 점을 떠나면 그것이 풍기는 이미지 자체는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동반자 coloring on glazed ceramics, 14.5x11.5x14cm 2021

구체적으로 작가는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시간성을 느낀다는 것, 과거나 현재 미래가 그리 순차적이지도 않다는 것, 그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가늠하기 위해선 더 늙고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겠다 싶었다. 그때의 호기심을 이어받아 큰 바위 대신 적당한 크기의 돌들을 만들어 뭔가를 새겨 넣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곳곳에 늘어져 있는 저마다 다른 크기와 형태, 색상, 무늬의 바위와 돌 오브제들, 그리고 그 위에 적혀있는 친숙하면서도 낯선 단어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전시의 제목이 가리키는 바처럼 ‘돌 그리고 새겨진 단어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감상하는 동안 작가가 돌 형상과 그 위의 글자를 통해 담아내고자 한 모종의 미시적인 역사와

시간의 흔적, 각 오브제의 다채로운 개별성을 음미할 수 있다.

 

3.20-4.11 영은미술관

 

 

양몽원 기자 themove99@daum.net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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