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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이별이 부른 기원, 춤으로 회향하다

기사승인 2024.04.25  14: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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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예진의 춤, ‘기원(祈願)’

운십게작법

이별이 부른 기원(祈願). ‘성예진의 춤’에 어리다. 지난해 그의 곁을 떠난 아버지. 슬픔과 그리움으로 이어진다. 일상으로의 복귀를 춤이 길어올린다. 평생 회향(回向)의 마음으로 산 고인의 마음을 춤으로 담아냈다. 그 이름이 기원이 된다.

국가무형문화재 일무와 학연화대합설무 이수자이자 동희범음회 전수자인 성예진은 비구니 최초 어산어장승 동희스님(영산재 전승교육사)과 박경랑류 영남교방청춤보존회 이사장 운파 박경량을 사사했다.

2024년 3월 16일, 한국문화의집(KOUS)에서의 이번 무대는 그의 춤 이력을 통해 알 수 있듯 총 3장으로 구성해 춤회향을 드리웠다. 붉은 영산홍(1장), 삼보의 바다(2장), 지혜의 광휘(3장)가 그 주인공이다.

 

초혼무(넋전풀이춤)_1장 붉은 영산홍

춤과 미디어아트의 만남이란 콘셉트의 명확성을 첫 장면이 명징하게 보여준다. ‘지리산 어두운 밤...’ 글귀가 영상 속 별빛과 함께 빛난다. 별빛은 넋을 부른다. 붉은 영산홍이 된다. 붉게 피어 번지는 영산홍 군락은 ‘초혼무(넋전풀이춤)’를 통해 또 다른 생명의 춤을 탄생시킨다. 박경량류 살풀이춤과 지전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초혼무는 그리움, 이음, 비움, 이별 등의 감정 중첩이 가슴속에 스며든다. 춤은 이내 영산홍이 된다. 춤에 이은 정선아리랑과 강원도아리랑 선율은 고개 고개를 넘어 피안(彼岸)의 고개에 다다른다.

 

운심게작법_2장 삼보(三寶)의 바다

고개 넘어 ‘삼보(三寶)의 바다’에 이른다. 불(佛)・법(法)・승(僧) 세 가지 보물이다. 삼귀의(三歸依)의 사상을 읽을 수 있다. 참회와 보은사상을 담은 ‘운심게작법’이 나비가 돼 바다의 산에서 훨훨 난다. 어산어장의 범패와 성예진의 춤이 하나된다.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소리는 이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모의 깊은 은혜를 설한 불교 경전의 깊은 뜻이 소리로 설파 돼 공양의 미덕을 높였다.

 

사다라니 바라춤_3장 지혜의 광휘

미래를 여는 3장 ‘지혜의 광휘’는 바라춤이 무명의 어둠을 사른다. 진언에 수반되는 바라춤, 이번 무대에서의 ‘사다라니 바라’는 메마른 땅을 적시는 감로(甘露)로 충분했다. 정성스럽게 올리는 바라춤이 이를 증명한다.

법고

피날레는 ‘법고’가 장식한다. 수행의 환희와 구도의 서원 가득하다. ‘다함께’라는 동행의 의미까지 담지됐다. 느릿함, 고요함, 엄숙함의 춤 삼원색이 투영된 한 줄기 빛이다.

 

공연 콘셉트를 명확하게 설정한 이유림의 기획, 미디어아트, 프로젝션맵핑, 미디어 파사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상콘텐츠를 제작, 운용한 모션크루 김성준 대표, 신승균, 이현호 등의 연주자, 박경랑류 영남교방청춤 연구・보존・계승학회 백재화 회장의 정성깃든 사회는 기원의 의미를 더했다. 백지민 등 객석에서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격려한 관객들의 마음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영남문화예술연구원 원장이자 박경랑류 영남교방청춤 연구・보존・계승학회 부회장인 성예진의 이번 무대는 어산어장 동희스님과 운파 박경랑 선생의 춤정신과 철학, 움직임을 기원이란 이름으로 그려낸 ‘춤의 회향’이다. 춤과 미디어아트 융합에 대한 정밀함은 좀 더 고민해야 할 여지는 있으나 적극적 활용은 유의미한 성과다. 다음 회향을 기원한다.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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