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과 즉흥 <개막 연주회> 2.21 화 7pm. 제주아트센터
이화챔버콰이어(지휘 박신화)의 '판타레이' 합창이 울려 퍼질 때, 순간 뭉클한 감정이 솟는다.
'판타 레이(Panta rhei)'는 고대 그리스의 헤라클레이토스가 한 말이라고 한다. 만물유전(萬物流轉)! 만물은 끊임없이 변한다. 세상만사는 돌고돌아 모든 사물이 고정되어있는 게 아니라는 뜻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아니하다는 것.
2023년,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 다시! 돌아온 축제는 새로운 노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했다. 세계 7개국 900여 명의 합창인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2023 <제7회 제주국제합창축제&심포지엄>은 ‘새로운 길 NOVA VIA’을 주제로 2월 21일부터 24일까지 제주아트센터와 서귀포예술의전당 등 제주도 일원에서 펼쳐졌다.
특히 카자흐스탄(Kazakh Chamber Choir 카자흐챔버합창단), 필리핀(UST Singers, 산토토마스대학합창단), 필리핀(RTU Himig Rizatia 알티유 히미그 리잘리아), 인도네시아(Voice of Bali 보이스 오브 발리) 등 아시아 콰이어팀들의 참가가 많았다.
또한, 미국의 Riverside City College Chamber Singers(리버사이드 시티 대학 챔버합창단),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한인여성합창단(San Francisco Korean Ladies Choir) 등 해외합창단을 비롯해, 국내팀으로 창원시립합창단, 구미시립합창단, 하남시립합창단, 이화챔버콰이어, 코리아남성합창단, 마포구립여성합창단, 성동구립여성합창단, 서울코랄소사이어티, 엘피스앙상블, 굿보이스 등 세계 합창인들이 대거 참가해 호응함으로써 국제합창축제의 어려움을 딛고 코로나 극복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4일간의 축제가 시작되는 개막 첫날(2.21)은 2월의 제주 이른 봄밤을 흥취의 시간으로 이끌었다. 개막 연주(opening Concert)로 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이 우리의 '전래놀이노래ㅡ 놀리기' 로 열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한국을 찾은 외국 참가자들을 환영하는 한국 민속노래는 흥미롭고 뜻깊었다. 이에 화답해 우즈베키스탄 국립합창단 공훈단원들의 특별무대가 이어졌다. 우즈베키스탄 전통 남성복 메카삼과 저폰, 여성복 아드라스의 전통의상을 입은 8명의 남녀 혼성단원들은 아카펠라 방식으로 민속자장가와 웨딩송을 구성지게 들려줬다. 아기인형을 안고 등장하는 남성단원의 퍼포먼스와 여성 싱어의 슬픈듯 다감한 보컬 멜로디가 친근하게 전해졌다. 아시아 민족들간의 정서가 공감되는 시간이었다.
개막콘서트가 끝난 후 제주아트센터 로비에서는 각국 합창단원들이 무리지어 즉흥연주가 이어지며 열띤 시간이 이어졌다. 앙코르인양 제2의 콘서트인양 자유롭고 흥겨운 즉흥콘서트가 릴레이로 계속되자 귀가하던 관객들은 발길을 멈추어 이들의 연주에 동참해 함께 몸을 흔들며 박수로 화답했다. 합창음악으로 고조된 축제 개막날 무르익은 분위기와 함께 축제가 시작됐다.
‘아시아 합창의 발전’_연대와 교류 심포지엄
둘째날인 22일 오전, 아스타호텔에 마련된 포럼에서는 ‘아시아 합창의 발전’ 이라는 주제로 세계 각국의 합창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상호 네트워킹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포럼에서 인도네시아의 발리국제합창축제 Tommyanto Kandisaputra 예술감독은 “인도네시아는 1만7,000여 개의 섬과 1,000개의 언어 등 다양한 민족과 전통, 언어가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민족마다 다른 노래와 춤, 음악, 의복을 갖췄고, 해당 매력을 살린 인도네시아 합창단들은 다양한 국제대회에서 성공적 결과를 얻었고, 2012년 인도네시아에 ‘발리국제합창축제’를 만들어 매년 세계 합창단을 초청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발리국제합창축제는 매해 성장하고 있고, ‘제주국제합창축제’와도 강한 연대가 형성돼 두 축제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 문화를 제주에 이야기할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하다. 내년 발리 국제 합창페스티벌에 한국 합창단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첫날 우즈베키스탄 국립합창단 공훈단원 6명을 대표해 Novry Hengky Sumampouv는 “우즈베키스탄에서 65년의 역사를 가진 합창단으로 첫 국제 합창제 경험을 한국에서 갖게 돼 기쁘다. 올해는 남녀 중창단을 꾸려 참여했지만 내년에는 모든 합창단원이 제주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낮에는 강의와 실연 중심의 심포지엄, 밤에는 합창 콘서트로 전개된 4일간의 <제7회 제주국제합창축제>는 코로나 이후 새로운 연대와 길을 모색하며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민속음악의 합창축제로 공감과 호응을 끌어냈다. 매년 2월, 새해의 첫 국제 음악축제로 시작하는 <제주국제합창축제앤심포지엄>은 2024년 화합의 장으로 다시 만난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