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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조화와 역동의 하모니 _2021 서울국악축제

기사승인 2021.11.04  14: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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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곳으로부터 불어오는듯한 바람결에 대금의 호젓한 가락과 장구의 장단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무드가 고조된다. 가야금과 전자음악의 모던한 사운드에 이어 전통 장단의 리듬과 장단의 호흡이 점점 빨라짐에 따라  숨이 멈출듯 한순간 긴장감이 감돌다 이내 한숨 내려놓고 다시 편안해진다. 온라인으로 전해진 서울국악축제의 관람객들은 연주가 전개되는 내내 채팅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감흥을 전하며 연신 탄성을 터뜨렸다.

 

“이것이 우리음악의 흥이다”

“국악의 과거부터 미래까지 가보는 듯하다”

 

지난 10월 16일과 17일 2일간 진행된 <2021 서울국악축제>는 라이브 공연이 아닌, 온라인 중계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관람하는 온라인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감상을 넘어 즉각적이고 생생한 감상평으로 상호소통하며 라이브공연 못지않은 현장감으로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네이버TV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축제의 라인업 면면은 과연 이 시대의 명인 명무와 핫한 퓨전 국악 단체들로 오늘날 우리 국악의 현주소를 한자리에서 경험하는 시간이 됐다.

 

’흥‘을 주제로 악가무가 펼쳐진 다양한 프로그램은 첫날의 열기가 둘째날 메인 프로그램에 들어 그야말로 ’접화군생(接化群生) - 국악으로 하나되다!‘라는 슬로건이 무색하지않게 명연주가 계속됐다. ’접화군생‘의 의미로는 세상의 뭇 생명들이 만나고 관계 맺고 변화하며 성장한다는 뜻인바, 이를테면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오늘의 우리 국악을 통해 모두가 함께 만나며 영적으로 공감을 나누고자 하는 야심찬 목표인 것이다.

올해 3회째 되는 <서울국악축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 중계로 전개됐는데, 라이브 공연이 아닌 제한적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관람하는 온라인 시청자들의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전통 국악부터 퓨전 국악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하고 폭넗은 프로그램 구성과 출연자 면면이 그 분야에서 최고 연주자로 독보적이고 유니크한 음악성과 무대를 장악하는 명인들의 춤사위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모던가야그머 정민아와 이상진의 전자음악 콜라보, 여성타악트리오 그루브앤드, 입과손스튜디오, 한다두, 신박서클, 킹스턴 루디스카와 유희스카,,, 그리고 김효영 생황 트리오 등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현대음악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싶게 확장되어 가고 있었다. 형식에 얽매이지않고 여러 악기가 즉흥적으로 엇갈리게 연주하는 묘한 부조화의 하모니는 짜릿한 전율과 함께 홀릭하게 한다. 인간 감정의 고저를 줄타기하듯 넘나드는 한다두의 매혹적인 성음은 절로 몰두하게 하고, 여성타악트리오 ’그루브앤드 多른 그루브‘ 의 다양한 악기 변주는 점점 흥을 고조시키는 이끌림으로 유도한다.

변화하는 전통의 오늘의 현대음악과 더불어 명인 명무들의 무대는 국악의 ’흥‘을 한층 고조시키며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김수현 명무의 넘실대는 흥푸리, 진중하면서도 신나는 장단이 춤추듯 이어지는 박은하의 독보적인 설장구춤에는 구성진 구음에 실린 삶의 내용이 담겨 있어 비장하기도 하다. 빙글빙글 돌며 변화무쌍한 가락은 역동적인 삶의 편린들이 넘나들며 또 한고비를 넘어간다. 무엇보다 예술감독 최경만과 20명의 제자들이 펼친 ’관악영산회상‘의 타령들은 ’호적‘이라 불리는 작은 악기- 태평소의 장쾌한 선율이 합주를 통해 우렁찬 에너지와 더불어 사물의 풍성함을 만끽하기에 좋았다.

전통과 현대,, 판소리와 산조의 변주곡 등을 적절히 믹스해 배치한 축제의 프로그램은 짜임새있게 구성되어 조화와 역동의 미적 즐거움 한껏 전했다. 즉흥적인 시나위의 흥취를 한층 고조시키며 국악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했다. 다양한 연주 방식은 예측할 수 없는 변화 앞에서 안방 관객들이 자신도 모르게 점차 몰아의 경지에 빠져들며 나홀로 추임새로 “얼쑤~~”를 외치게 했다. 전통 소리와 오늘의 변화무쌍한 현대 국악의 사운드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코로나에 지친 관객들의 응어리진 마음을 잠시나마 잊은 채 온전히 우리 음악에 몰두하는 시간이 됐다. 온라인 전파라는 제한적 환경 속에서나마 더불어 울고 웃으며 위로받는 신명 나는 한판 살풀이판이 됐다. 내년에는 연주자와 관객을 하나로 맺어 주는 우리 음악만의 소중한 기능인 ’추임새‘를 라이브 축제 현장에서 외치며 보다 생생한 국악의 흥을 접화하길 기대해본다.

 

임효정 (문화예술전문지 THE MOVE 발행인 / 공연칼럼니스트)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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