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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깊은 내면의 음악 속으로

기사승인 2017.04.06  10: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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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웅조 베이스 바리톤 bass baritone

 

국립오페라단의 <외투>(4.6-9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미켈레 역을 맡은 베이스 바리톤 최웅조는 스위스 루체른 극장, 독일 아헨극장, 뉘른베르크 극장 등에서 모차르트부터 바그너, 베리스모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주역 가수다. 특히 현재 독일 아헨극장 오페라 주역 가수로 전속되어 2017년 아헨극장 <외투>에서 미켈레역을 맡아 “깊고 짙은 색채의 음색으로 절망적이고 음울한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는 평을 받은 바 있다.

 

베이스 바리톤 최웅조는 독일 아헨 극장에 이어 4월 국립오페라단 <외투> 무대에 오른다.

“아헨에서는 지금도 <외투>를 계속하고 있는 중인데, 1월에 프리미어 해서 두 번, 2월에 두 번, 3월에 세 번, 6월에 2번 하고 마칩니다.”

같은 작품의 같은 역을 하는데, 아헨 극장의 무대와 이번 국립오페라단의 무대가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오페라는 음악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독일에서는 현대적인 시도를 많이 하는 편이죠. 이를테면, 아이들이 죽은 장면에 대해 대사나 언급이 없고 암시적으로 표현하죠. 연출의 의도에 따라 외적인 요소들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 같구요, 이번 국립오페라단은 제가 보기에 노멀하게, 클래식하게 표현하는 것 같아요.”

 

미켈레 역의 캐릭터는 어떤가요?

“음악이 흘러가는 내용이 굉장히 어두워요. 제 개인적으로는 어둡고 진지한 음악을 좋아하는 편인데, 드라마틱한 이야기 전개 상황이 굉장히 빠르고, 사랑, 불륜, 살인 등 굉장히 격정적인 이야기가 한 시간 동안 빠르게 흘러가니까, 푸치니라는 천재가 음악을 듣는 사람을 막 전율이 요동치게 합니다. ‘미켈레’의 성격은 등장인물이 나이가 많고, 젊은 아내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입장인데, 일에 치중하면서도 사랑에 목말라 아내를 의심하면서 확신하지 못하고 외로운, 베리스모에 입각한 심경 변화가 음악에 잘 묻어 나와요. 제가 20분 이상 무대에 등장하는데, 음악, 패턴, 말과 표현 등이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푸치니의 다른 작품과 음악적 성향이 달라 <외투>에서는 인간의 드라마틱한 면모와 음악적인 표현이 베이스 바리톤한테 굉장히 높은 음, 하이G를 내야 하는데, 저로서는 베이스바리톤 역 중에서 G를 내본 적이 없고, 이 작품에서 처음 G를 해보게 됩니다.

 

베이스 바리톤의 특징적 매력을 보여 주겠네요.

“지금까지는 바리톤이 하는데, 베이스 바리가 하기에는 좀 부담스럽고 어렵지만 그것을 해냈을 때는 더 적합한, 좋은 배역이 아닐까싶습니다.”

 

아픔이 웃음으로만 치유되는 건 아니잖아요?

 

- 베르스모 오페라가 인간의 내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는데, 현실이 더 리얼하다고도 할 정도로 국내 상황이 좀 암울했었죠? 어둡고, 비극적인 베리스모 오페라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서민의 오페라로, 그전까지는 영웅과 귀족의 이야기에서 베르디, 푸치니에 오면서 서민적인 이야기를 다루게 되는데, 지금 우리나라 상황과 견주어 본다면, 소통의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오페라도 사실 소통이 없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애가 죽고 나서 부부간의 소통의 부재, 외로움 등이 극이니까 살인으로, 극단으로 갔지만, 그런 아픔들이 웃음으로만 치유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음악적인, 예술의 면이 있지 않을까요.”

 

독일에서 아헨 극장 전속 가수로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요즘 유럽 오페라의 경향은 어떤지 궁금했다.

“윗 세대들이 클래식한 연출을 했었고, 요즘은 오히려 복고풍으로 부활하려는 조짐이 있습니다, 현대적인 해석이 자극적, 선정적이라 싫어하는 관객들이 많아, 큰 극장들이 서서히 다시 클래식한 무대로 부활하려는 조짐들이 있어요.”

 

국내 창작오페라의 제작과 관련해 우리 창작오페라가 유럽이나 해외무대에서 어필하려면 어떠해야 할까요?

"2012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연서>에 출연 했었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창작오페라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 작곡가가 갖고 있는 우리만의 정서가 있고, 그것이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그래야 외국에서도 호응을 받지 않을까요. 굳이 독일어 이태리어로 하지 않아도 우리말로 표현되는 시도가 필요하고 그것이 경쟁력이 있을 것 이라 생각합니다.“

 

최웅조는 현재 유럽 여러 도시에서 콜을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하는 중이다. 이번에 국립오페라단 <외투>에 출연하기 전에 이미 아헨극장에서 슈트라우스의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출연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포기하고 국립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제가 있는 아헨 극장은 독일의 작은 도시인데, 카라얀이 데뷔한 곳으로 유서 깊은 음악도시입니다. 아헨의 다른 작품을 했어야 했는데,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라 국립오페라단 <외투>를 하니까 오게 된 것이죠.”

그는 바그너 작품을 좋아해 많이 했다고 한다. 지난 해 12월 ‘메시아’ 공연(덴마크 올복Aalborg)에 이어 뉘른베르크에서 ‘바그너’ 공연이 예정되어 있고, 6월에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다시 하고, 내년 시즌에는 아헨에서 ‘돈 조반니’를 할 계획이다.

인터뷰 임효정 기자

 

 

베이스 바리톤 최웅조 서울대 성악과 졸업 후 빈 국립음대 오페라과를 수석으로 졸업. 페루쵸 탈리아비니 국제 콩쿠르. 빌바오 성악콩쿠르 등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스위스 루체른 극장, 독일 아헨극장, 뉘른베르크 극장 등에서 모차르트부터 바그너, 베리스모 작품까지 다양한 레퍼토리의 주역 가수로 활동 중이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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