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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의 속내] 문화로 보는 "스승의 이해"

기사승인 2017.05.12  07: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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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의 날'에 교육의 현 주소를 묻는다

이제는 가르침을 은혜라고 부르지 않는다. 교육도 서비스가 되어 고객으로부터 평가 받는다. 5월 15일, 아직 가르침이 은혜였던 시절에 만들었던 '스승의 날'이 올해도 돌아와 우리에게 교육의 현주소를 묻는다. 교육의 이모저모를 다룬 문화 상품들, 

- 연극, 책, 전시 - 를 통해 교육이 품고 있는 은혜와 서비스 간의 거리를 어림해보고자 한다.

_ 이기호 객원기자 (북디자이너)

 

 

PLAY

<맨 끝줄 소년>

4.4.-4.30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자기파괴로서의 교육

벨벳거미는 알에서 깨어난 새끼에게 어미가 자신의 몸을 먹이로 준다. 동물세계에서 벌어지는 극단적인 사례지만, 한 사람의 인간이 성장하는 데에도 어미거미와 같은 주변사람들의 헌신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헌신은 때로 자기파괴에까지 이르러야 한다.

연극 <맨 끝줄 소년>에서 문학교사 헤르만은 소년 클라우디오의 작문 과제를 보고 그의 재능을 키워주고자 한다. 그것은 처음에 학생을 따로 불러 과제에 관해 한 두 마디를 더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가, 자기 책을 빌려주는 것으로 이어진다. 헤르만의 관심과 지도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클라우디오는 이제 슬며시 선생님께 요구사항을 꺼내놓기 시작한다. 이 학생이 이뤄낼지도 모를 문학적인 성취를 위해 교사는 자신의 무엇까지 내줄 수 있을까. 어미거미의 헌신도 처음에는 자기가 삼킨 먹이를 토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BOOK

<피그말리온 아이들>

구병모 지음 ㅣ창비

 

학생의 미덕

“너희 다 공부 잘할 필요 없어. 그냥 말귀 알아듣고 매일 학교 왔다갔다하면 돼.” 중학교 때 선생님께 들은 말이다. 지나는 이야기로 들었는데도 잊혀지지 않는다. 지당하신 말씀 이어서다. 근로자에게 이해력은 명령을 해독할 수 있는 수준이면 족하다. 너무 영리해서 스스로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되려고 하면 곤란하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명령을 수행할 체력과 성품이다.

가정이 해체되고 길에 내몰린 아이들이 외딴섬의 기숙학교에 보내진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명령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독해력, 그것을 수행할 기술과 체력 그리고 선생님을 향한 두려움과 복종심을 학습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귀를 알아들으라고 가르쳐준 말과 글로 자기들의 생각을 표현하거나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학교에서 배운 기술로 교내 질서에 균열을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두려움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EXHIBITION

<레슨제로>

3.31.-6.18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1층 2전시실

 

양혜규, 무명 학생- 작가들의 흔적, 2001(설치 컷)

 

획일화에 대한 획일적 비판

교육을 주제로 엮은 작품 37점을 한 자리에서 만난다. <레슨제로>는 숫자 영(0)이 갖고 있는 ‘아무것도 없음’과 ‘무한함’이라는 양면성에 주목해, 교육도 영과 같이 어디에 어떻게 붙느냐에 따라 그 가치의 진폭이 요동침을 말하고자 한다. 

전시 관람객(이순영, 41세, 초등학교 교사)의 감상 소감을 들어보자.

 “우리나라에서 교육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사람은 없어요. 거의 모두 학교를 다녔잖아요. 그래서 다들 말하지만 그저 들은 이야기를 답습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시된 작품들 거의가 늘 해온 비판으로 보였어요. 각기 다른 물건들을 똑같은 무게로 만든다는 획일화에 대한 비판(이완, 우리가 되는 방법)은 말 그대로 늘 해 온 비판이죠. 

다 같은 못이지만 못대가리는 다르다(로와정, Variable Dimensions)는 것은 전체 속에서 개별성을 발견한다는 교육의 다른 의미를 끄집어내고 있지만, 역시 신선한 견해는 아니었어요. 그 와중에 학생들이 교과서에 그은 밑줄을 작품으로 만든 것(양혜규, 무명학생-작가들의 흔적)은 새로운 접근으로 보였어요. 수동적 주체였던 학생을 창작주체로 격상시켰다고 하니까요. 

학생들에게도 교육이라는 큰 틀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무언가가 있고, 교육 현장에서 그런 밑줄과 같은 흔적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 작품이었어요.”

 

 

THE MOVE 5월호 게재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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