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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관의 내 마음의 국악명반②_유성기음반 복각사의 찬란한 금자탑

기사승인 2017.07.13  10: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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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터유성기원반시리즈 1 ‘춘향전전집’

 

- 수록곡: 춘향전 36 트랙(광한루(상) ~ 이화춘풍(하))(3CD)

- 소리: 정정렬. 이화중선. 임방울. 박록주. 김소희. 고수:한성준.

- 녹음 : 1937년 - 출반사 : 서울음반 - 출반년도 : 1993.2.

 

1992년 봄 당시 (주)서울음반(현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일본 협력사인 빅터사에서 그들의 요코하마창고를 정리하던 중 다량의 한국음악 금속원반(Master 혹은 Mother Disc)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느 레코드회사보다 유성기(SP)음반 복각사업에 적극적이었던 서울음반은 필자에게 이 원반의 가치를 문의해 왔으며, 필자는 한국고음반연구회 이보형 회장의 말을 빌어 “빅터 유성기원반은 우리의 문화재다. 이 원반을 인수하는 것은 우리의 문화재를 되찾아 오는 것이다.”라고 자문하였다. 이에 서울음반은 직접 일본으로 가서 실물을 확인한 후 발견된 전량을 인수하기로 하고, 1992년 8월에 588장(SP레코드 294장 분량)의 원반이 국내에 들어오게 되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빅터축음기주식회사(이하 빅터사)는 일본 콜럼비아사와 더불어 SP음반시장의 양대 산맥을 이루며 한국의 음반산업을 주도하였고 방대한 분량과 우수한 음질로 그 가치가 뛰어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유성기음반의 원반은 2차 대전의 혼란기에 음반회사의 관리공백으로 인한 분실과 공습으로 인하여 거의 소실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콜럼비아사의 원반은 오사카에 있는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빅터사의 원반은 이렇게 국내로 돌아왔다. 이 무렵 서울음반은 복각전문 부서를 신설하여 체계적으로 빅터 유성기원반의 복각사업을 추진하였으며, 서울음반은 필자의 듀얼 78회전 턴테이블을 차용하고 일본의 오디오 테크니크사에서 제작한 유성기음반 전용 카트리지로 원반을 재생하여 ‘빅터유성기원반시리즈’를 LP와 CD로 제작하게 된다. 그 첫 번째로 출반한 음반이 1993년 봄에 선보인 빅터유성기원반시리즈 1 ‘춘향전 전집’(3CD)이다. 전집물로는 판소리사에 가장 손꼽히는 음반으로, 원래 유성기음반 19매 38면이나 본 전집에는 농부가 2면이 빠져 36면이 수록되어 있다. 이 음원은 1937년 빅터사 서울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으며 소리꾼으로는 정정렬, 이화중선, 임방울, 박록주, 김소희 명창이 참여하였고, 북은 한성준 명인이 잡았다. 이 전집에는 여태까지의 판소리 녹음에 따른 경험이 집약되어 있고, 녹음기술 또한 다른 전집에 비해 훌륭하다. 소리배역을 적절히 설정하고 극적 구성도 치밀하다. 당시의 유성기복각음반은 유성기음반에서 음원을 녹음하여 제작하였기 때문에 음질이 매우 열악하였다. 이에 비해 빅터유성기원반시리즈는 원반에서 음원을 녹음하였기 때문에 그 깨끗하고 선명한 소리가 놀랍다. 해설서에는 관련된 많은 자료와 사진, 곡 설명과 주석을 달은 가사를 수록하여, 빅터 춘향전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글을 볼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소리 그 자체도 훌륭하지만, SP복각반으로 음질도 우수하며 자세한 해설서가 더해지니 과연 국악명반이다.

 

일본은 그들의 행태로 보아 55년이 지난 귀중한 유성기원반을 선뜻 인계해줄 나라가 아니다. 이는 일본이 이 원반의 가치를 몰랐던 부분도 있겠지만, 당시 빅터사의 국제부에 근무하였던 지한파 인사인 요시히사 혼다 부장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게 된 것이다. 우리에겐 고마운 분이다. 빅터 유성기원반은 2012년에 근대문화재로 등록되었으며 그 해 필자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로엔엔터테인먼트로부터 국립민속박물관에 577매가 기증되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될 때 필자가 혼다씨를 초청하려고 하였으나 비용문제로 이루지 못해 아쉬움이 남아있다. 일본 오사카 국립민족학박물관에 콜럼비아원반이 있다면 우리나라 국립민속박물관에는 빅터원반이 있다. 어렵게 보존되어 일본에서 돌아온 빅터 유성기원반은 경사스러운 전통음악 사료의 발굴이며, 국악음반사의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빅터유성기원반시리즈 1 ‘춘향전전집’(3CD)이다. 지금은 출반된 지 오래되어 구하기 힘들지만, 중고음반시장에서는 간혹 볼 수 있다. 보면 무조건 구해야 할 국악명반이다.

 

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THE MOVE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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