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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 gallery] 12월의 초대작가 이상봉

기사승인 2017.01.13  18: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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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2, Oil _ Watercolor on Canvas, 60.6x90.9cm, 2016

 

풍경, 기호의 집, 또는 문제적 질문

이상봉은 2000년대를 관통하며 <기호> 연작에 집중해왔다. 당대부터 선사시대까지 넘나들며 인류가 남긴 다양한 문자기호와 시각기호를 조형적 언어로 새롭게 풀어내왔다. 기호 탐색, 또는 일종의 기호 놀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기호들이 만나고 춤추고 소통하고 외면하고 때로는 불화하고 통섭하며 작품 안에서 조용한 ‘기호의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이상봉이 붙인 제목처럼 그의 작품은 시공을 초월하여 다양한 기호들이 주거하는 ‘집’이었고 ‘둥지’였다. 그의 작품은 기호의 집이였고 둥지였으되 각 기호들이 무엇을 정확하게 지시하고 있지는 않았다. 상징인 듯 상징을 뒤엎고, 은유인 듯 은유를 전복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그는 기호를 수집하여 기호를 해체하고 있었다. 그는 왜 기호의 층위를 두껍게 쌓았을까? 쉽게 벗겨지지 않는, 그리고 해독되지 않은 기호를 통해 그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지연과 모호성, 아닐까?

삶이란, 세상이란, 그리고 예술이란 쉽게 풀리는 일차방정식과 달라서 쉬이 해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는 말하고 싶었던 것을 터이다. 조금 더디더라도 가까이 살피고 멀리 응시하고 또 때로는 뒤돌아 사유하고 성찰하며 생각의 흐름에 순응하여 각자 삶의 지도를 만들고, 미학과 예술적 감각을 키워가자고, 그는 조용히 권유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의 작업은 그러므로 관객에게, 독자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 자신에게 던지는 조용하지만 진지한 ‘문제적 질문’이었던 셈이다. - 유명종(시인)

 

작가 노트

풍경이 어때서? 하하... 농담이고, 풍경은 그 자체로 가치중립적이니 소재로서 되고 안 되고가 없을 거고... 말하자면 이전까지 안 다루던 대상이라는 말일 텐데 몇 년 전 반년가까이 유럽을 여행하면서 예전에 보았던 그 곳 여러 장소를 다시 보게 되었지. 

아니, 유럽을 다시 본 게 아니라 ‘풍경’을 다시 보았다는 말이 맞을지 몰라.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의 시선이 아니라 나그네나 방랑자의 마음이랄까. 아무튼 다가가서 만지고, 냄새 맡고 할 때 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주저앉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러면 보통 낭만적 감상에 젖게 되잖아. 

근데 내게는 그것들이 물론 인간 삶의 공간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마치 하나의 거대한 평면회화 공간으로 읽혀졌어. 그 속에 점, 선, 면, 색채가 다 있는. 이 풍경은 더 이상 그 뒤에 있는 무엇인가를 나타내는 수단이 아니라 그것 자체가 순수한 시지각의 공간으로 보였어. 그것도 뭐하나 눈에 걸리는 거 없이 요소와 원리가 아주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으로.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풍경 앞에서 ‘그림 같다’는 말을 쓰는 건가?

 

 

이 상 봉 (李 相 奉, 1958~ )

1985년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1987년에 동대학원을 졸업. 1988년 백송화랑에서 첫 개인전 이후 국내외에서 17회의 개인전을 비롯 서울현대미술제, 로고스와 파토스, 레알리떼 서울 등의 기획전과 아시아국제미술전람회, Eternal Brinking-한국현대미술전, OCI미술관<사유의 방>전, The Asian Spirit & Soul전 등의 초대전, 앙가쥬망, 회화정신 등의 회원전에 총 180여회 출품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박수근미술관, OCI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건국대학교 예술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성균관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THE MOVE webmaster@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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