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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태관의 중국 항저우기행_지역의 전통과 현대예술, 예술관광정책

기사승인 2024.07.23  03: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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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가무쇼_송성천고정(宋城千古情)_전투 장면

중국 역사문화도시 항저우

지난주 7월 1일부터 3박 4일의 일정으로 중국 항저우 일대의 공연장과 문화유산을 탐방하고 항주지역 브랜드공연을 관람하였다. 이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호남제주지회 주관으로 진행된 사업으로 본 회는 호남과 제주지역을 대표하는 45개의 문예회관이 회원기관으로 활동하고 있고, 제주 또한 3개의 문예회관이 소속되어있다. 한문연(한국문예회관연합회)는 전국 7개의 지역 연합회 총 260개 문예회관으로 구성되어 전국의 공연예술과 문화예술교육 및 전시활동과 공연의 창·제작 및 관련 전반사항을 기획 운영하고 있는 기관이다.

 

탐방지역인 중국 항저우(杭州)는 중국 10대 도시의 하나로 절강(浙江)성에 속해있고,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로 상해 바로 아래 위치하여 우리 제주섬과도 가까운 위치에 있다. 경관이 빼어나 중국 최대의 관광 도시 중 하나로 2016년 제11차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였고, 2022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지역이기도하다. 특히 유명 관광지인 송성테마파크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인 서호(西湖)가 있으면서 이를 기반으로 영화감독 장이모우가 연출한 인상서호(印象西湖)나 송성천고정(宋城千古情), 태양의서커스 등의 공연은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송성가무 폭포

화려한 무대기술영상의 공연예술관광상품

첫날의 일정은 그야말로 새벽부터 밤까지 일정으로 5시에 기상하여 서울행 항공을 이용후 인천으로 이동하자마자 중국항공으로 이동하는 타이트한 과정이었다. 습하고 찌는듯한 무더위의 항주시에 도착하자마자 박물관 탐방 이후 야간 공연인 송성가무쇼를 관람하여 숙소에 도착은 밤 11시가 되어서야 종료되었다. 송성천고정(宋城千古情)은 중국의 宋城集團(송성그룹)에서 운영하는 쇼의 통일된 명칭으로 이곳 외에도, 하이난, 리장, 산동, 태산 등지에서 같은 천고정의 쇼를 운영하고 있다.

송성가무 레이저

공연장은 3,600석의 객석으로 빈자리 하나 없이 꽉 차 있었고 눈에 띄는 것은 청소년들의 단체관람, 단체 관광 관객 등으로 보았을 때 공연에 국한하지 않고 관광과 공연예술을 연계한 이벤트로 자리잡은 듯 하였다. 공연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었다. 와이드한 무대에 관객석이 좌우로 자동 이동하고 움직이는 무대장치와 화려한 무대와 의상, 조명 등은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다. 특히 무대위에 실제의 말과 대포가 등장하여 굉음을 내고, 무대위 사방에서 뿌려지는 대형 폭포물과 관객들에게 뿌려지는 물세례는 상상 이상이었다. 또한, 화려한 홀로그램 및 영상기술은 실제와 상상을 혼합하여 만들어낸 완벽한 종합가무극 그 자체였다. 공연중에는 우리나라의 아리랑 음악과 장구춤, 그리고 상모돌리기가 나오기도 하였는데 이는 한국관광객이 매우 많아서 이 프로그램을 추가한 것이라 하였다.

 

둘쨰 날의 일정은 비가 오고 바람불어, 습하고 찌는듯한 무더위의 항주기후가 더하였다. 마치 제주의 한창 여름의 더운 장마 시기와도 유사하였다. 항주 서호에는 2개의 제방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소동파가 만든 것으로 서호 입구에 소동파의 동상이 인상적이었다.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학자인 소동파는 북송사대가로 손꼽히는 서예가이면서 중국 문인화풍을 정립한 화가로 천재 예술가로 알려져있다. 인상서호 공연은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항주의 아름다운 호수를 배경으로 서호위에서 펼치는 화려한 수상공연물로 빛과 물, 음악, 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다. 무대는 호수위에 만들어져서 야간조명이 물에 반사돼 더욱 신비롭고 화려해 보였고, 애절하고 잔잔한 음악과 수백 명의 군무에서는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인상서호 발레

출연진이 총 400여 명에 달하고 무대 면적은 10만평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로 호수 표면 바로 밑에 무대가 있어 배우들이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하였다. 출연진 대부분이 항저우 주민이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다가 저녁이 되면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야외 공연이라서 날씨에 영향을 받아 공연이 취소될 수도 있다.

 

멀리 뒤에 보이는 산중의 아름다운 조명과 호수위에 떠있는 것과 같은 조명 효과로 시작되는 공연은 넓디 넓은 천연 자연무대위에 조명과 레이저 및 홀로그램을 활용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특이한 점은 클래식음악을 기반으로, 성악 및 노래, 그리고 발레리나와 수백명의 청소년 무용과 합창음악을 활용한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 베토벤의 운영교향곡의 합창부분의 레이저쇼와 영상 및 홀로그램은 마치 실물과 이상세계의 모습이 함께하는 착각을 하게할만큼 몽환적이었다.

 항저우 _태양의 서커스

셋쨰날은 화창하였으나 매우 무덥고 35도가 넘어가는 뜨거운 날이었다. 오늘의 주요 공연은 <태양의 서커스>였다. 1984년 콘트리올에서 길거리 유랑공연에서 시작한 태양의서커스는 매출 10억달러가 넘는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이고 전 세계어느 도시에서나 유치하고자하는 명품공연으로 성장하였다. 이 서커스는 중국의 전통기예와 화려한 의상과 조명기술 등 무대연출과도 컨셉이 적절하게 맞아서 2018년에 중국 항저우에 상설공연으로 진출하였다.

상설공연장의 객석과 무대는 객석회전은 물론이고 전진과 후진이 가능하고 극장 4면을 모두 대형스크린으로 사용하면서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었다. 무대가 객석이되고 객석이 무대가 되는 그 자체였다. 또한 관객도 공연의 출연자가 되고 작품의 일부가 되는 입체적 무대 연출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상설공연이고 공연장이기에 출연자들도 직장인처럼 주5일 근무이고 비교적 안정적인 근무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대단한 공연을 외국에서 유치하여 자국의것으로 만들고 상설극장으로 유치하는 항저우의 관광과 접목한 문화예술정책과 그들의 경제력, 세계에서 모여드는 수천만의 관광객을을 모객하는 항저우의 전략들은 우리 제주에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

 

지역의 전통과 현대예술, 관광이 접목한 예술관광정책

권응상과 한령 교수의 논문 “중국 실경(實景)공연 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보면, 20년 역사의 중국 실경공연이 지금과 같이 발전한 원인을 보면, 실경공연이 공연예술적 특성과 지역 문화, 관광산업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결과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경공연이 지역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는 주요 콘텐츠로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공립기관이아닌 사립테마파크 등의 민간기업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고 하였다. 지역의 실경공연 하나가 성공하면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민의 일자리 창출과 생활 안정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이는 바람직한 지역 발전 전략으로 인식되었다.

 

또한 제3차 제주도관광진흥계획수립 용역보고서 “제주형 공연관광 활성화(김태관)”를 보면 공연관광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였다. 선진외국의 공연예술축제로 매해 천만명 관객이 참여하는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성과 군악대 및 지역 문화를 연계한 에딘버러페스티벌, 오페라의 발생지인 이태리에서 여름시즌 오페라축제로 수천억원을 벌어들이는 베로나오페라축제, 백년이 넘은 독일과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오페라극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음악축제들은 지역의 고유한 환경 및 관광과 문화예술을 연계한 지역브랜드공연상품의 좋은 사례로 제주에서 벤치마킹의 필요성에 대하여 제안하였다.

 

송성천고정은 실내공연, 인상서호는 야외공연으로 두 공연 모두 화려한 무대와 의상, 조명, 홀로그램과 영상기술 등은 세계 최정상으로 보였다. 송성천고정의 상설공연장 규모는 3,600석, 매일 3회 공연, 관람료는 120~160위안(한화 2만2,000원)이며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반드시 들려야 할 필수코스로 알려져있다. 특히 400여 명의 출연자는 인근 3개 지역 주민들로 구성돼, 하나의 공연작품이 지역의 일자리 창출 및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이 작품의 경제적 수입은 7000만 위안(한화 120억원)에 달하고 전체 관람객의 45%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채워지고 있다고한다.

 

중국 항저우시를 대표하는 공연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공연으로 거듭난 송성천고정과 인상서호 공연은 세계적인 영화감독인 장예모 감독 연출 작품이다. 그는 영화 '붉은 수수밭'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대상을 수상하였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을 연출한 최고의 연출가이자 감독이다. 이러한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공연상품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장예모 같은 재능있고 좋은 연출가, 그리고 400여명의 예술가와 제작진을 지속적으로 고용할수 있는 자본력, 탄탄한 기본계획과 세부적인 추진계획을 수립설계하는 좋은 기획자와 운영조직체계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장예모 감독, 영화 붉은수수밭

 

인상서호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항주의 아름다운 호수를 배경으로 화려한 홀로그램 및 영상기술로 실제와 상상을 혼합하여 만들어낸 종합가무극 공연이다. 자연과 현대적이고 인위적인 다양한 공연기술이 융합된 융복합공연으로 중국 정부가 지원하여 제작한 인상시리즈의 하나이다. 출연진은 400여명, 주로 지역 주민들이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다 밤에 공연에 출연한다. 공연장의 객석은 1,360개, 하루1회 공연으로 매번 빈좌석 없이 운영되면서 매년 평균 50만명이 관람하고 입장수입만 약100억원, 공연수익을 포함해 지역경제에 미친 경제적 파급효과가 연간 5억 위안(87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국내 브랜드공연, 지속성 없어....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관련된 벤치마킹 사례가 있다. 2009년 대전의 '갑천'을 시작으로 부여의 '사비미르'와 공주의 '사마이야기'가 수상공연으로 제작되고 공연되어 4일 공연에 12만 명의 관객으로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경북 안동시의 '왕의 나라'는 인상서호처럼 지역 문화브랜드 창출을 목표로 제작됐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도 지역관련 오페라와 뮤지컬을 창작하여 공연한 사례가 있으나 모두 인상 시리즈처럼 지속적으로 상설화된 공연은 없다. 지자체와 민간이 공동출자해 회사를 설립하고 300여 명의 예술단을 관리하는 인상서호의 시스템을 볼 때, 공연을 제작하고 상설화하기 위해서는 별도 법인의 설립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 실시이후 관광패턴은 '보여주기식' 중심의 관광중심에서 다양한 지역문화체험과 배우기, 즐기기, 휴양하기, 그리고 2천년대 이후부터는 고품격 문화예술관광으로 전환되고 있다. 고품격 예술관광은 관광산업에 다양한 문화예술, 고유한 전통문화를 접목하면서 문화예술과 지여관광을 활성화시키며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되고 있다. 특히 지역 문화콘텐츠 확충을 통한 관광자원 고부가가치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매해 12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제주에 제주브랜드공연 하나없어 제주를 보여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이태리베로나오페라축제, 영국에딘버러페스티벌, 중국 항저우 인상서호 및 송성천고정을 보기위해 매해 적게는 50만명 많게는 200만명이 그 예술축제와 공연을 보러 방문한다. 현대시대에는 단순관광만으로는 관광객을 만족시키지 못하기에 지역브랜드 상설공연 및 다양한 축제를 통해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 그리고 다양한 현대예술이 접목된 이벤트를 보여주어야한다. 전국의 특별도와 특별시가 관광패턴을 전환하고있으며 고품격예술관광을 주목하고 있다. 제주가 타 지역보다 뒤처져서는 경쟁력이 없다. 제주에도 늦지 않게 고품격예술관광을 준비할때가 되었다.

 

 

2024.7.9. / 항저우

김태관 (문화예술학박사,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장)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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