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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아창제 16년, 그 많은 음악들 어디에 숨었니?

기사승인 2025.01.10  17: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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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장고에 먼지 쌓인 총 171개 창작곡(작곡가 124명), 어디서 연주되고 있을까?

한국 작곡가들의 대축제인 <아창제>가 올해 16회째 맞으며 현재까지 총 171개 작품(작곡가 124명)을 발굴했다. 그런데, 이 많은 작품들은 어디에 있을까?

지난해에도 지역 몇 곳에서 연주될 뿐 1년에 단 한번 <아창제> 축제의 날 외에는 들려오지 않는 음악들은 창고(수장고)에 차곡히 쌓여 있는 걸까?

아창제의 목표는 명시하고 있는 바,  "기존 서양 고전음악이 주를 이루는 한국 음악시장에서.." , - 오늘의 한국음악- 요즘 작곡가들의 현대음악으로- "창작곡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창작 음악을 부담없이 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 축제가 <아르코한국창작음악제>(아창제)다.  

 지난해는 15주년 축제로 공모하지 않고,  역대 작품 중 선별한 작품으로만 구성한 특별연주회를 가졌다. 한 해 공모가 빠진 탓인지, 올해는 역대 최대 접수 건으로 총 126작품(국악 45곡/ 양악 81곡)이 응모해 10:1 의 경쟁률로 더욱 치열해진 걸 보면 작곡가들에게 좋은 기회로 창작열의 동력이 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런데, 해마다 쏟아지는 신작들, 요즘 한국음악들, 그중에 대규모 편성의 국악, 양악 관현악곡들은 탄생 이후에 어디로 가는걸까?

위대한 명곡들은 고전에서 현대까지 연주되어 들리며 궁극에는 감동으로 생명력을 이어간다. 

잘 연주되지 않는다면, 들려오지 않고 수장고에 고여 모셔져 있다면,  창작곡의 생명력은 어디 있을까? 124명 작곡가들의 호기로 창작열에 불을 지펴 신곡이 탄생한 가치는 어디서 빛을 발할 것인가?

171개의 창작음악 작품들이 왜 자주 연주되지 않는지? 창작의 고통을 넘어 탄생한 작품들이 더 많이 연주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들이 있을까? 그 까닭과 대안을 탐색해보자.

 

 

대편성 관현악 실연 어려워.. 현실적 지원 해결해야               

 

 

첫째, 대편성 관현악곡의 실연이 열악한 재정의 악단들에 부담스럽다. 

<아창제>는 작곡가들에게는 창작의 열망을 실현해볼 수 있는 기회로 화려한 기법과 다양한 악기의 협연 등 대편성 규모의 대작을 쏟아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 열악한 재정의 악단들에서는 대편성의 관현악곡을 실제 연주하기에는 부담감이 크다.

박상후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는 "이용적 측면에서 현장과의 접점이 필요하다. 화려한 대편성 관현악곡을 축제가 아닌, 악단에서 연주하려고 할 때, 예산상 어려움으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지역 악단들이 아창제의 신작 창작곡을 실연할 때 공연지원금 명목으로 지원체계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 "고 말했다.

 

둘째, 실용화 단계에 대중 친화적 소품도 필요하다.

아창제의 공모 작품은 관현악 혹은 협주곡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대중적 접근을 위한 단계별 편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익숙하지 않은 현대음악의 친화력 강화에는 대편성의 관현악뿐만 아니라 짧은 길이의 서곡(소품) 등 세분화 장르가 유효하다는 것.

아창제의 진행도, 프로그램도 친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아창제는 소개하는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창제는 작곡 콩쿠르가 아니다. 창작곡을 소개하는 방식의 페스티벌을 추구하고 있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출품작의 예술성뿐만 아니라, 공연가능성 및 지원 후 기대효과를 고려해 작품을 선정한다" 라고 돼있다.

 

작품의 예술성은 기본 전제이기에 이에 더해 아창제의 작품은 실연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음악의 유효성은 연주에 있기 때문이다. 향후 실연의 공연가능성과 기대효과를 고려한다면, 이제는 실용화의 단계를 검토해야 할 때다. 수장고에 차곡차곡 쌓여서 먼지 앉은 작품들이 아니라 널리 연주되어 들려져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대중적이지 않은 작품을 연주할 때, 각 악단들은 모객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책임감이 있다고 말한다.

 악단 지휘자 A씨는 "현실적 바탕위에서 지휘자의 의지나 성향 등에 의해 연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셋째,  프로그램의 접근성 강화, 친절함이 필요하다.

현대의 창작음악은 생소한 곡이라 익숙해지는 단계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훈련과 노력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또한 관객들도 현대음악에 대한 오픈 마인드로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노력이 수반될때,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지휘자 P씨(양악)는 "한국 현대음악의 발굴과 연주는 중요한데, 향유의 측면에서 소비(관객)의 입장에서 음악의 공감을 위한 다각도의 보다 친절한 안내 방식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오랜 클래식 역사의 서양의 경우 생소한 현대음악이라도 수용의 자세가 훨씬 열려있다면, 우리의 경우 한정된 클래식 애호가 층을 넘어 보다 확장성을 얻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친절함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설을 넘어 작곡가 스스로 무대에서 자신의 곡을 소개하는 방안은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넷째, 음악과 사회_사회에 공헌하는 음악인가?

음악감독의 짧은 임기, 창작곡 기획의 어려움.... 

음악의 유통체계에 있어 악단의 예술감독 짧은 임기에 대한 문제도 연주의 장애 요인으로 지적된다.  

창작 기획자 겸 연주자 이선희(거문고)씨는 "대개 지역의 악단 음악감독들의 임기가 2년이어서 기제출한 직무 수행안과 주어지는 미션 등을 수행하느라 창작곡에 대한 연주를 기획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라고 말한다. 

또한 "작곡가들의 커뮤니티 ㄷ악회, W악회, 21C악회 등에서 창작곡 발표하는 음악들을 보면 음악의 보급과 향유보다는 그들만의 독자적인 예술세계의 기술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경향인데, 이 또한 기성 풍토의 바탕으로 변화하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 라며, " 작곡가들 스스로도 내 음악이 사회에 공헌하는 음악인가? 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창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창작관현악 축제로 2007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16회째 이어오고 있는데, 20주년을 향해가는 현재적 시점에서 변화와 혁신에 대한 니즈가 강조되고 있다. 

열거한 제안들 외에도 운영체제와 지휘자 등 스탭의 변화도 필요하다. 안정적인 궤도를 넘어 획기적인 운영방식, 젊은 지휘자의 세대 교체 등으로 변화를 시도해봄직하다는 "불판을 바꾸자"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오랜시간 호흡을 맞춰 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정치용 지휘자, 그리고 국악의 원일 지휘자에 이어 김성국 지휘자 등 숙련된 지휘자 외에도 변화의 바람에 대한 니즈가 대두된다.

참신한 발상의 기획으로 연주하는 젊은 지휘자들의 역동적인 음악회가 주목받고 있는만큼 세대 교체의 혁신적 변화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지난해 15주년을 기점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열린 학술대회 <아창제 15년 회고와 전망- 오늘 다시 살핌> 에서도 아창제의 존재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통찰을 요구하는 다양한제언들이 나왔다. 대체로 창작의 작곡과 연주에 대한 문제들, 그리고 방향성의 문제들이 제기되며, 다양한 합주의 편성과 디지털 매체와의 융합, 기술 융합 등의 스펙트럼 확장에 대한 과감한 안도 대두됐다. 

올해 <아창제>는 처음으로 유료화를 시도했다. 유료 관객의 호응 여부가 관건으로 그간 축제의 성과와 가능성에 대한 바로미터(barometer)가 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창작음악제인 <ARKO한국창작음악제>(아창제)는 올해 16회째를 맞아 1월 국악(1.18 국립극장), 2월 양악(2.20 예술의전당)을 발표하는 음악축제가 열린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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