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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한일 공동- 한국전통가무와 일본 전통예능 ‘노(能)’의 만남 _'망한가'

기사승인 2024.12.22  20: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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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리로 빛으로 이제는 만나야 하네

‘망한가’(望恨歌)는 일본의 가장 오래된 전통극이자 가면극인 ‘노(能)’에 한국 전통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현대적 주제를 다룬 新作 ‘노(能)’작가 타다 토미오 (多田富雄)의 극본에 카사이 켄이치 (笠井賢一)의 연출과 한국의 민영치(閔栄治)가 음악감독을 맡아 새롭게 구성된 한일 공동 창제작이다.

2024년 12월 5일 국립국악원 우면당 공연을 시작으로 일본 도쿄로 이동하여 12월 11일~12일 ‘노(能)’ 전용 극장인 텟센카이 노가쿠도(銕仙会 能楽堂)공연으로 이어졌다. 극 시작에 앞서, 일본의 연주팀의 ‘노(能)’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노래와 춤으로 보여주는 ‘마이바야시 샷코우’ 舞囃子 ‘石橋’ 와 한국의 전통 음악 정가와 시나위에 춤을 통해 양국전통 예술의 면모를 한 무대에서 선보였고, 이후 망한가(望恨歌)가 본격적으로 공연 됐다.

 

극의 내용은 일제 강점기, 결혼 1년 만에 일본으로 강제 노역을 하다 죽은 신랑이 신부에게 남긴 편지를, 일본의 승려가 노파가 되어버린 한국 신부에게 전하면서 들려주는 사랑과 이별, 재회의 이야기이다. 바랄 망(望), 한스러울 한(恨), 노래가(歌). 제목에서 느껴지듯 한을 바라는 노래란 대체 무엇일까? 슬픔과 원망이 노파 가면에서도 처절하게 설정되어 있다. 극 중 대사에서도 미망인이 된 노파가 이제부터 슬픈 얘기를 해보겠다고 한다. 필자는 어떻게 그런 정서와 슬픔을 표현하는지 궁금했다.

할머니의 춤

 

‘노(能)’는 현세와 내세 사이를 표현하는 내용이 많은 만큼 삶과 죽음을 다루는 철학적 요소들로 가득하다. 배우들의 매우 느린 동작 때문에 움직이는 조각과 같은 느낌을 준다. 연주도 인간세계보다는 영혼의 세계를 노래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높은 음색의 관악기 ‘노캉’이 날카롭게 공간을 가르면 음색이 다른 손 장구 (오쓰즈미와 고쓰즈미) 두 개와 북(다이코) 하나로 틀을 만들고, 사람인지 동물인지, 영혼들의 절규와 같은 외침들이 섞여 ‘노(能)’만의 엄숙함과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노(能) ’ 배우들의 음성도 평범치 않다. 그 음성 안의 음색과 미세한 떨림도 캐릭터 표현의 강력한 장치로 작용했다. 스르르 움직이는 절제된 움직임은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에 안내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 이러한 움직임과 대사는 노파의 처절한 슬픔의 동작에 너무나 잘 일치되어 몰입감을 만들어냈으며, 은유적인 대사가 긴 시간 속에 점철된 깊은 슬픔의 이유를 공감하게 해주었다. ‘노(能)’ 의 은유적 대사, 신중하고 느린 동작 안에 서려 있는 배우들의 열연은 내 심장을 서서히 쥐어짜, 깊은 한과 슬픔으로 도달하게 하였으며, 노가 현재에도 귀한 예술 장르로 이어지고 있는 이유를 가늠하게 해주었다.

 

꽃같은 나와 만남

여기에 한국 전통음악과 춤은 이 극을 완성하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한다. 노파를 중심으로 좌우로 나뉜 양국 악사들은 함께 연주하여 조화를 이루었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효과로도 작용했다. 이에 노파의 어린 자아. 한국 처녀의 춤은 그녀의 살을 풀어주고 비록 잠깐일지라도 다시 찬바람만 맴도는 냉정한 들판으로 돌아갈지라도..할퀴어진 그녀의 삶의 심장에 진혼 꽃으로 피어났다. 

“아아 이제야 만났네....” 여기에 작가 타다토미오 (多田富雄)는 힘주어 말한다. 잊을 수 없다고.. 이러한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月のもと霜の凍てつく寒い野原に
なごり惜しい思いの 袖をひるがえして
なごり惜しい思いの 袖をひるがえして

 

달빛 아래 서리가 내려
얼어붙은 들판에
아쉬움이 묻어나는 
옷 소매를 나부끼며
내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갔네     
            
                                 

 

 

이에 연출가 카사이 켄이치 (笠井賢一)는 망한가(望恨歌)는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고, 백제가요 정읍사와 상통함을 통찰했고, 한국의 민영치 음악감독의 깊은 안목으로 극을 완성했다.

예술은 인류를 반성하게 하고, 치유를 주고, 함께 나아가게 하는 힘 아니겠는가.. 2024년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의 말처럼, "죽은 자가 산자를 살리는 역사" 안에서 우리는 이미 빛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 

그런데도 예술이 정치 진영에 휘둘리는 일이 동시에 벌어지는 일은 여전하다. 그래서 예술은 말한다. 우리는 진리로 빛으로 또다시 만나야 한다고. 

본인의 나라지만 과거를 반성하고 인류를 위한 빛의 외침을 노에 실어준 일본의 타다모미오 작가, 연출의 카사이켄이치, 국보급 ‘노(能)’ 배우들과 연주자들, 한국의 민영치 감독, 한국 전통 예술인들에게 기립하여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2025년은 일본과 한국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이니만큼 더 많은 공연장에서 공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글_이선희(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지도단원)

사진 제공_국립국악원

 

한.일 공동 창작 <망한가> 음악감독 민영치

민영치
사물놀이 겨루기대회 금상 장구, 동아콩쿨 일반부 동상 대금, 아창제 선정 작곡,

세 분야의 수상경력자

 

재일동포 3세로 세계적인 국악기 연주자이다. 중학교 때 일본에서 김덕수 사물놀이패와대금소리에 매료돼 한국에들어와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했다.

그 후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클래식 및 대중음악과 국악의접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하고있다. 싸이 ,패닉, 넥스트 DA PAMP등의 앨범에 참여하였고,정명화카네기홀공연 ,김덕수,이광수, 정명훈, 양방언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연했다.

1995년 오사카를 빛낸 30인에 선정된 것을 비롯, NHK신년음악회, 한국의 ‘종묘재례악’을 소개하는 NHK 다큐 ‘바람의소리’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2011년 세계월드뮤직 엑스포 WOMAX의오프닝무대에서 공연했고, 2012년 WOMAD에 참가, 영국, 호주, 뉴질랜드 공연을 마쳤다.

·CD “HANA” 국악과 재즈의만남:UNIVERSAL JAPAN과 미국Verve Records에서 출판

新韓樂 한국전통음악과 일본재즈의 만남 일본 20개 도시 단독공연

관객동원수 약 3만명 ,

아사히신문 Webronza 수필,

2021,2022MAMP 이주민 페스티벌 예술 감독,

한일 공동 창작 -망한가- 음악감독-

추계예술대학교 이화여자 대학교 강사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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