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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JAZZ, 끝이 없는 컴페션(compassion)!_ 윤희정 재즈 가수

기사승인 2022.12.29  13: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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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 속으로 재즈 30년 _윤희정&친구들(Friends)

‘한국 재즈 디바’ ‘윤희정의 JAZZ CHRISTMAS’

크리스마스 시즌, 울려 퍼지는 캐롤송에는 유난히 재즈 선율이 많다. 그만큼 자유롭고 경쾌하기 때문일까. 수많은 음악적 경향들을 내포하는 ‘재즈’ 장르는 스윙이나 그루브한 매력을 연상시키며 다양한 감정의 폭을 확장하곤 한다. 거의 모든 악기들과 협주가 가능하며 어떤 감정도 일깨울 수 있는 힘을 가진 재즈는 심각한 사색적 분위기를 조성하는가 하면, 밝고 행복한 감정을 유도해 즉흥적으로 춤을 추게도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 눈 내리는 거리를 걸어갈 때, 혹은 공연장에서 흘러나오는 재즈로 흥을 돋우며 즐거움을 느끼는 놀라운 경험을 맛볼 수 있을까.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윤희정의 재즈 크리스마스 JAZZ Christmas _with YUN HEE JUNG’로  재즈 프렌즈들과 함께 파티를 열어 오고 있는 재즈 디바 윤희정이 올해도 12월 23일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특별한 게스트들과 함께 ‘재즈 크리스마스 콘서트’로 관객을 만난다.

 

 

묵직한 저음 보이스가 인상적인 재즈 디바 윤희정(70)은 재즈 늦깍이로 재즈에 입문했다. 1926년 3월 2일, 백명곤과 홍난파가 주도한 코리안재즈밴드(YMCA)가 최초로 등장한 이래 한국 재즈사에서 평생 재즈만을 노래한 여성 보컬은 박성연이 시작으로, 윤희정은 1991년대 들어서 재즈를 전문적으로 노래하는 가수들이 등장한 시기, 당시 나윤선, 말로, 웅산 등과 함께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몇 안 되는 재즈 가수였다.

윤희정은 처음 대중가수로 출발해 1971년 당시 국내 최초 가요 경연 프로그램이던 'KBS배 쟁탈 노래자랑'에서 만 19세의 나이로 대상을 수상하며 혜성같이 등장, 이듬해 '세노야 세노야'로 가수 데뷔했다. 이후 가스펠 가수로 활동하던 중 1991년, 30대 후반이란 다소 늦은 나이에 당시 한국 재즈 1세대 이판근(베이스, 이론)을 만나 사사 받고 재즈계에 입문한 후 1994년 앨범 ‘JAZZ’를 발표했다. 이후 1997년부터 '윤희정 & 프렌즈' 공연을 이어나가며 재즈가수로 활동하게 됐다.

 

공연을 앞두고 서초구 반포동 그의 연구실에서 만난 윤희정은 설렌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많이 기다리는 콘서트지요. 코로나로 정지됐던 공연을 오랜만에 하게 되니까 내가 더 기다리게 되네요. ‘재즈 크리스마스’는 처음 워커힐에서 <더 쇼>로 시작했는데, 2011년부터 조선호텔로 옮기면서 명칭을 바꿔 매해 송년 성탄 시즌에 하게 됐지요. 올해는 멋진 공간 라움에서 디너 파티로 하게 되어 관객들과 더 가까이에서 만날 것 같아요.”

 

매년 성탄 시즌에 열고 있는 콘서트 ‘윤희정의 재즈 크리스마스’ 는 올해로 12년째다. 2000년 ‘더 쇼 THE SHOW’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시작한 후 2011년부터 지금의 ‘재즈 크리스마스 with 윤희정’이란 이름으로 바꿔서 계속 이어 오고 있다. 직접 선정한 러블리한 재즈를 비롯해 가스펠, 블루스, 라틴곡 등 흥겨운 다양한 곡을 노래한다. 20년 넘게 윤희정과 손발을 맞춰온 재즈밴드 CEOJ BAND와 싱어송라이터인 딸 쏘머즈, 그리고 콰이어가 펼치는 다양한 색깔의 음악이 펼쳐진다.

 

 

재즈의 불모지였던 국내 무대에서 윤희정은 재즈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며 ‘윤희정 & 프렌즈’를 통해 신애라, 송일국, 이하늬, 김효진 등 많은 유명 스타들에게 직접 재즈 트레이닝을 시켜 무대에 세웠다. 윤희정이 대중들에게 재즈를 알리기 위한 노력은 그동안 거쳐간 각계 각층의 많은 ‘재즈 프렌즈’들을 통해 드러난다.

 

 

‘윤희정&Friends’ 통해 1997년부터 이어온 재즈 콘서트는 2013년부터 '재즈 프렌즈 파티(JAZZ FRIENDS PARTY)'라는 타이틀로 재즈를 좋아하는 일반인들을 참여시키며 25년의 세월이 지났다. 재즈 볼모지인 국내 무대에서 대중들에게 재즈를 알리고자 힘쓰며 30년간 재즈와 함께 보내온 지난 시간이 결코 만만치 않았음에도 그는 변함없는 애정과 열정을 간직하고 있다.

 

“지루하지 않았어요. 재즈를 알면서 짝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가슴이 뛰었고, 이 음악을 잘하고 싶어졌습니다. 재즈는 어려웠습니다. 알면 알수록 더 공부해야 할 게 많아서 늘 탐구했어요. 다가온 듯 하다가도 저만큼 멀어져 있었죠. 포기하려고 하면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제 몸에 음악(재즈)이 들어와 있었어요.”

 

 

 

Co-Edutainment OF Jazz-즉, 재즈를 함께 즐기고 배운다는 의미예요.

저의 사명이며 제 삶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재즈는 끝없는 그리움과 연민(compassion)

윤희정은 재즈를 ‘열정’이 아닌, ‘연민’이라고 말한다.

“열정은 영어로 패션(passion)이고, 연민은 컴패션(compassion)이라고 하지요.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 식을 수도 있지만 연민은 식지 않습니다.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는, 하지만 다가가면 그만큼 더 멀어지는 아득한 그리움 같은 마음이 연민입니다”

윤희정은 언젠가부터 자신의 이름 앞에 ‘CEOJ’ 라는 말을 꼭 붙인다고 한다. 25년을 늘 함께 하며 이번 크리스마스 재즈 콘서트에도 연주를 맡고 있는 밴드 이름도 CEOJ 밴드인데, 엔터와 에듀를 포함한 뜻이라고 한다.

 

“Co-Edutainment OF Jazz-즉 재즈를 함께 즐기고 배운다는 의미예요. 저의 사명이며 제 삶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윤희정의 재즈는 언제나 대중을 향해, 대중 속으로 행진이었다. 대중에게 재즈를 알리고 싶은 그의 바램은 그의 스승인 이판근이 작곡(200여 곡)은 물론 편곡에도 집중(앨범 ‘재즈로 들어본 우리 민요, 가요, 팝송’ 편곡(1979))한 것처럼, 윤희정은 가요, 동요, 민요, 국악, 성악곡 등의 다양한 장르에서 편곡으로 된 곡을 불러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고자 힘을 기울였다.

이판근은 당시 한국 재즈의 전설이라 불리며 흔치않은 이론가이자 교육자로서 수많은 재즈 연주자들을 가르쳤는데, 윤희정에게 재즈를 가르치기 전 처음 만났을 때는 “목소리도 시원하고 좋은데 왜 힘든 재즈를 배우려고 해?” 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판근_한국재즈사에서 이판근은 재즈1세대 연주가로, 이론가로 윤희정에게 재즈를 사사했다. 1978년, 서울 마장동 스튜디오에 편곡자인 이판근을 중심으로 강대관(트럼펫), 김수열, 손수길 이수영(베이스), 최세진(드럼)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Rainy Night in Georgia'(비 내리는 밤에), 'Softly as in a Morning Sunrise'(해맑은 아침), 'My Favorite Things'(나의 모든 것)와 같은 스탠더드 넘버뿐만이 아니라 우리 민요 '아리랑', '한오백년', 새로운 창작곡 '빈 바다', '가시리'를 한 장의 앨범에 담은 [Jazz: 째즈로 들어본 우리 민요, 가요, 팝송!]을 녹음했다.. _황덕호 (음악평론가, KBS클래식 'Jazz수첩' 진행자)
1978년 마장동 스튜디오에서 편곡자 이판근을 중심으로 모인 멤버들이 녹음한 최초의 한국 재즈 앨범. [Jazz: 째즈로 들어본 우리 민요, 가요, 팝송!]프로듀서 엄진이 제작한 이 앨범은 앨범 제목에서 "재즈"를 표방한 최초의 국내 음반이었으며 모던재즈 이후의 스타일을 온전히 흡수한 최초의 국내 앨범이었다_황덕호

 

 

이에 오기가 발동해 열심히 재즈를 파고든 것이 계기가 되어 윤희정의 재즈 인생이 시작됐는데, 그는 스승 이판근의 작업실을 찾았을 때를 회상하며 말한다.

“재즈의 오묘한 블러 사운드에 처음 매력을 느꼈었죠. 그 이전까지는 노래를 부르면서 뭔가 허전함을 느껴 ‘이 공허함이 뭘까?’ 고민했는데, 재즈의 그 복합적인 음계를 접하는 순간 질문의 답을 찾은 것 같았어요.

 

 

나만의 블루스: YHJ Blues, 창작재즈곡 ”This is Korean Jazz“

윤희정은 이판근 스승을 만나 정식으로 재즈를 배우면서 비로소 인생의 길을 찾은 것 같았다고 말한다.

”유명한 재즈 가수들,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 사라본이 자신만의 블루스를 갖는 것처럼 저도 이판근 선생님께 받은 곡에 제가 가사를 붙여 만든 ‘YHJ Blues’로 나만의 블루스를 갖게 됐죠.”

 

나 어릴적 고향에 가고파

언덕 너머 푸르른 하늘

미루나루 그늘 팔베개하고‘

동생이랑 부르던 고향의 노래

아, 그리워라 , 아, 생각난다

어머니가 부쳐준 부채바람

- YHJ Blues 중

 

이 블루스 곡에는 꽹과리 연주가 들어 있는데, 한국 사람이 외국 음악인 재즈를 하다 보면 결국 한국적인 것으로 도달하게 된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고 했다.

“꽹과리란 악기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부분도 많고 무엇보다 제 목소리에 잘 맞는 악기거든요.”

그의 연구실에는 그때 이후로 배워둔 악기들- 꽹과리, 콩가, 카바사, 쉐이커 등 다양한 악기들이 즐비하다.

윤희정이 즐겨 부르는 창작재즈곡들- ’YHJ Blues’를 비롯해 ’당신은 나의 누구세요‘, ’세노야‘, ’소월길‘, ’아씨‘ 등- 은 우리말과 우리의 리듬, 우리의 정서를 담아 재즈로 만든 노래들이다.

 

윤희정은 “재즈는 서양 음악입니다. 마냥 어렵게 생각하고 낯설게 여기는 분들이 많은데, 재즈 인구 확대를 위해 더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말로 된 창작 재즈곡을 계속 만들고 그 노래들을 꼭 공연에 포함시키는 것은 우리나라 재즈를 위한 제 나름의 노력입니다.” 라고 강조한다.

 

윤희정의 재즈에 대한 끝없는 탐구심은 스승 이판근이 “난 60년 넘게 재즈를 만졌는데 임프로비전(즉흥 연주) 속에 뭐가 숨었는지 아직도 찾고 있다” 는 말 속에 담긴 재즈의 정신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윤희정과 딸 쏘머즈

 2021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잃는 슬픔을 겪으며 딸과 함께 부른 ’웃으면서 가자‘ 노래가 알려져 많은 이들에게 심금을 울렸다. “세상의 모든 아들, 딸들에게 전하고 싶었다”는 노래는 지난 가을, TV조선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 ‘국가가 부른다’ 34회에 딸 쏘머즈와 함께 출연해 모녀가 부르며 널리 알려졌다. 쏘머즈는 버블시스터즈 출신 가수로 다양한 음악활동 중인데, 윤희정의 재즈 크리스마스에도 함께 출연해 노래한다.

 

“어차피 갈 길 우리 웃으면서 가자

비바람 불고 눈보라 쳐도 꽃은 피고 열매도 맺힌다

누군가는 인생을 비극이라 하고

누군가는 인생을 희극이라 하지

그럴 땐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봐

포기하고 싶고 눈물 흘러도 다시 한번 해보는거야

 

- 웃으면서 가자’ 중

 

재즈 뮤지션에게 ‘독창성’이라는 것은 가장 중요한 정신이다. ‘임프로비제이션(improvisation 즉흥 연주)’ 라는 재즈의 특성이 드러나는 뮤지션의 독창적 스타일은 라이브 공연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재즈는 다양한 장소에서 감상할 수 있다. 라이브 재즈 공연을 듣는 것은 뮤지션이 자신의 음악을 새롭게 창조해가는 그 순간에 ‘즉흥’의 그 음악적인 사고를 따라가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윤희정의 콘서트에는 항상 대중과 호흡하며 ‘함께’ 라는 특별한 점이 있다. 특별한 시크릿 게스트의 특별무대를 통해 깜짝 즐거움 또한 다른 콘서트와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재즈 크리스마스’ 콘서트에는 또 어떤 깜짝 게스트와 특별한 즐거움이 있을까?

 

임효정 기자 

 

 

<윤희정 JAZZ CHRISTMAS 2022>

12월 23일(금) 오후 6시 / 라움아트센터 2F 마제스틱 볼룸

공연은 웰컴 리셉션을 시작으로 스페셜 디너 코스와 공연으로 이어진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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