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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컬렉션, 최다 국보 상설전시로 대구에 둥지 틀다

기사승인 2024.08.29  09: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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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 개관, 훈민정음해례본 등 국보 97점 최대 규모 전시

8.27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인건 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9월 3일, 대구간송미술관 개관

훈민정음해례본 등 국보 97점 최대 규모 전시

폭넓은 관객 유치, 운영 방안은 과제로 남아..

 

서울 보화각의 간송미술관이 추진 준비 10년 만에 대구에 상설전시 공간으로 ‘대구간송미술관’을 개관한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대구시립미술관으로‘국채보상운동’의 시작점이자, ‘한국 근대미술의 발상지’인 대구에서 9월 3일 개관기념 국보·보물전《여세동보(與世同寶) – 세상 함께 보배 삼아》로 출발한다. 전시는 12월 1일까지 이어진다.

전시명 '여세동보'는 '세상 함께 보배 삼아'라는 의미로, 위창 오세창이 간송미술관의 출발점인 보화각 설립을 축하하며 지은 정초명(定礎銘)에서 빌려 왔다.

 

https://kansong.org/daegu/

 

전인건 관장

개관에 앞서 8월 27일,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인건 관장은 “먼 길을 왔지만 이제 시작이다. K-WAVE가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때에 한국 DNA가 오롯이 담겨있는 문화유산을 어떻게 알리고 향유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소감을 밝혔다.

 

백인산 부관장은 "올림픽으로 치면 선수단 입장식 같은 전시다. 간송미술관의 대표작들을 보여주는 일종의 인사 같은 전시"라고 여세동보전에 대해 설명했다.

이건희 컬렉션에 이어 ‘간송컬렉션’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문화보국 정신으로 수집한 문화유산이다. 이번 개관기념 '여세동보'(與世同寶)전 에는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신윤복의 <미인도>(보물)를 비롯해 간송 콜렉션을 대표하는 국보와 보물 40건 97점이 전시된다. 간송미술관이 보유한 국보 12건과 보물 30건 등 총 42건 중 석탑 2건을 빼고는 모두 대구로 옮겨와 역대 최대 규모의 국보와 보물이 출품된다. 석탑 2건은 실감 영상으로 맵핑 방식으로 전시된다.

그동안 보화각에서 제한된 공간과 여타 상황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어 국보, 보물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이번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으로 상설 전시공간으로 운영되어 관람기회가 확장됐다.

1. 대구간송미술관 외부 전경(1)(ⓒ 2024 김용관)

대구간송미술관은 2016년,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대구광역시가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운영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미술관 설립을 추진해 왔으며 2022년 1월 착공했다.

총 사업비 446억을 들여 올해 4월 준공된 대구간송미술관은 연면적 8,003㎡ 규모로 ▴지하 1층에 전시실(2개소) 및 수공간(야외) ▴지상 1층에 전시실(4개소)과 보이는 수리복원실, 간송 아트숍, 강당 및 휴게시설 ▴지상 2층에는 매표소와 아카이브집(도서자료실), 강의실, 박석마당(야외) 등을 조성했다.

간송미술관은 지난 50년 동안 다뤄왔던 다양한 콘텐츠와 연구 주제를 토대로 다채로운 전시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가치확산에 기여하고, 대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중·남부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전시 제목 “여세동보(與世同寶)”는 위창 오세창(吳世昌, 1864~1953)이 보화각 설립을 축하하며 지은 정초명(定礎銘)에서 빌려온 것으로 “세상 함께 보배 삼아”라는 뜻이다. 간송이 문화보국 정신으로 수집한 문화유산들을 세상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개관의 의미를 표현한다.

6.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국난국문병 (ⓒ간송미술문화재단)

전인건 관장은 이번 전시가 특정한 주제를 정하고 작품을 소개하기보다는 작품 하나하나가 보배라는 점에 중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총 4개의 전시실을 마련하고 실별로 차별화된 공간을 구성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721080?sid=103

 

▸1전시실_산수, 인물, 풍속 등 회화와 조선 문예를 대변하는 전적(典籍)

 

1층 1전시실에는 간송 전형필이 비교적 초창기에 수집한 회화로 시작한다. 검은 비단에 금니(金泥, 아교에 개어 만든 금박 가루)로 그린 이정의 대나무 그림을 비롯해, 정선·심사정의 산수화, 김홍도의 고사인물화, 신윤복·김득신의 풍속화 등 다양한 장르의 회화작품이 소개된다. 또한 『금보(琴譜)』(보물) 등 조선의 학술과 문화를 대변하는 세 권의 책도 함께 전시된다. 출품작들은 조선시대 문화와 예술 전반을 조망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자료이자 국가적 유산이다.

 

신윤복 미인도_간송미술문화재단

▸2전시실 _신윤복 <미인도〉

2전시실에는 〈미인도>를 위해 조성된 별도의 공간에서 마치 독대하듯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3전시실_<훈민정음 해례본: 소리로 지은 집>

3전시실에는 한글의 창제원리와 용례를 담고 있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이 전시된다. 󰡔훈민정음󰡕 해례본 진본이 공개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애민정신을 강조하고 문자에 대한 배리어프리를 확장했다. 3점의 미디어 작품이 훈민정음 해례본과 같이 전시된다.

 

▸4전시실_도자의 美 (삼국시대~조선)

지하의 4전시실에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에 걸친 불교미술과 도자기, 그리고 서예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의 초입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와 그림이 설치되는데 《난맹첩》(보물)의 묵란화 네 점과 추사체의 정수를 보여주는 서예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서예 전시를 지나면 간송의 콜렉션을 대표하는〈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국보), <청자상감연지원앙문정병>(국보)을 감상하게 된다. 유려한 곡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병(甁)류 이외에도 <청자기린유개향로>(국보), <청자오리형연적>(국보), <백자사옹원인>(보물) 등 다양한 쓰임을 위해 섬세하게 제작된 각기 다른 형태의 도자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5전시실 5_조선의 대표화가, 대표작품을 실감영상으로

실감영상전시 <흐름·The Flow>는 정선, 김홍도, 신윤복, 이인문 등 조선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재구성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고, 지나가는 하루의 시간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약 38미터의 반원형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영상은 원작의 아름다움은 물론 큰 스케일의 화면이 주는 현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간송의 방_대수장가, 연구자, 예술가, 교육자 등 간송의 면모를 만나다.

연구자·예술가·교육자로서 간송의 면모를 보여주는 유작 26건 60점을 만날 수 있다. “이현서옥(梨峴書屋)”, “옥정연재(玉井硏齋)”, “보화각(葆華閣)” 총 3개의 구역으로 실내 공간을 구성하였으며, 각각의 공간에서는 간송의 삶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과 영상이 펼쳐진다.

 

 

지역의 랜드마크로, 폭넓은 관객 유치 위한 운영방안은 과제

대구에 새로운 시립미술관이 건립되는 것은 2011년 대구미술관 개관 이후 13년 만이다. 대구광역시는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가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건축물을 구현하기 위해 2020년 국제 설계공모를 실시하였으며, 세계 유수의 건축가들이 응모한 가운데 연세대학교 최문규 교수와 ㈜가아건축사사무소가 응모한 작품이 최종 선정됐다.

 

 

설계를 담당한 최문규 교수는 가장 암울했던 시기 시대적 비극을 이겨낸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보국 정신과 자연과 어우러지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담았다. 간송의 굳건한 정신과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숭고한 신념을 미술관 입구 아름드리 나무 기둥과 미술관 곳곳에 위치한 소나무를 통해 표현했다.

 

또한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계단식 기단, 터의 분절 등 전통 건축요소를 접목하고 예부터 사용해 온 재료를 사용하여 자연훼손을 최소화했다. 팔공산, 대덕산을 품고 있는 박석마당과 한국적 정원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수공간을 더하여 가장 한국적인 미술관을 구현하고자 했다.

 

 

9. 대구간송미술관 보이는 수리복원실(1)(ⓒ 2024 김용관)

또한, 간송미술관은 반세기 이상 축적한 지류(종이)문화유산의 수리복원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보이는 수리복원실’운영으로 수리복원에 특화한 미술관을 지향한다. 지역사회를 위해 적극 활용해 ‘영남권 지류문화유산 수리 복원 허브’로서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

 

인접한 대구미술관과 바로 연결되어있는 위치로 한국의 고미술과 현대미술이 만나는 문화예술 클러스터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한국의 국보. 보물을 소장한 대구간송미술관의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한 폭넓은 관객 유치에 대한 운영 방안은 과제로 남아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11월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은 전시종료 한 시간 전인 오후 6시에 마감된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성인(20세~64세) 만원, 어린이·청소년 5천원이다. (문의 ☎ 1544-1555, 053-793-2022)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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