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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게오르규, '토스카' 공연 중 앙코르에 항의, 월클 디바는 왜 화가 났나?

기사승인 2024.09.09  10: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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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바 돌출 행동에 쏟아진 야유와 비난, 환불 요청 등 .... 극장측 세심한 대응 필요

2024. 9.5 <토스카> 첫째날 공연 _토스카(안젤라 게오르규)와 카바라도시(김재형)가 애절한 듀엣을 열창하고 있다

지난 밤 9월 8일(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오페라 <토스카> 공연 마지막날, 주역 가수인 안젤라 게오르규가 공연 중 무대로 나와 항의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오페라 공연 도중 앙코르가 이어지며 발생한 사태에 대한 관객의 야유와 환불 사태,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비난 여론이 쇄도하며 일파만파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은 <토스카> 총 4회 공연 중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57)가 2번째 출연하는 캐스팅으로 카바라도시 역은 테너 김재형, 스카르피아 역은 베이스 사무엘 윤이 무대에 올랐다.

공연 3막에서 카바로도시 역을 맡은 테너 김재형이  '별은 빛나건만 E lucevan le stelle' 아리아를 부르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문제의 발단은 관객들의 박수에 화답해 김재형이 이어 앙코르(bis)로 같은곡을 재창하게 된 것. 

카바라도시_테너 김재형

환호와 함께 객석 일부에서 BIS(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독창을 마친 가수에게 앙코르를 요청하는 말)가 나오자 지중배 지휘자는 가수와 사인을 주고 받고 즉석에서 앙코르를 연주했다.

앙코르가 끝나자마자 갑자기 안젤라 게오르규가 무대에 나오더니 앙코르를 지적하는 몇마디 말을 하고 들어갔다. 안젤라는  지휘자를 향해 “미안하지만, 이건 공연이에요. 리사이틀이 아니예요. 나를 존중해주세요(Excuse me, It’s a performance. It’s not a recital. Respect me)”라고 항의했다.

객석에서 잠깐의 술렁임이 있은 직후, 바로 무대는 이어졌다.

4막까지 무대는 무사히 마치고 막을 내렸으나 이후 죽음을 앞두고 중요한 토스카와 카바라도시의 애절한 듀엣의 드라마에 관객들은 온전히 몰입할 수 없었다.

2024.9.8(일) 토스카 공연, 커튼콜에  정작 주인공 토스카(안젤라 게오르규)가 없다.
2024.9.8 <토스카> 공연 커튼콜_사무엘 윤(스카르피아), 박혜진(서울시오페라단장), 김재형(카바라도시)_왼쪽부터

 

공연이 막을 내리고, 잠시후 커튼콜에서 안젤라는 잠깐 나와 손을 흔들고 들어갔을뿐, 이후 등장하지 않았다.. 다함께 손을 잡고 인사할때도 공연명이기도 한 주인공 '토스카'(안젤라)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세종문화회관 로비 창구에 관객들이 몰려 <토스카> 공연에 대한 항의와 환불을 요청하고 있다.

 

객석의 이유 있는 야유와 환불 요청 사태..

극장 로비에서는 관객들이 삼삼오오 웅성거렸고, 일부 관객들은 환불을 요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관객들은 세종문화회관 티켓박스 창구에 몰려와 공연의 흐름이 끊기며 온전한 감상을 방해받은데 대해 항의하며 일부 관객들은 환불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SNS 등에서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안젤라 게오르규의 태도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장일범 음악 칼럼니스트는 "게오르규는 2016년 빈국립오페라에서 '별은 빛나건만'을 앙코르로 다시 부른 카우프만에게도 몽니를 부린 적이 있었는데, 김재형에게 60이 넘은 연세에도 자신을 대접해주지 않는다고 청중앞에서 멘트를 날리는건 정말 성숙하지 못한 태도라는 생각이다." 라고 밝혔다.

 

오페라 공연 중간에 앙코르는? 

안젤라 게오르규의 항의와 태도는 적절한가?

 

안젤라 게오르규는 그의 명성만큼이나 까다롭고 예민한 소프라노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미 2016년 빈 국립오페라 <토스카>공연에서도 요나스 카우프만의 '별은 빛나건만 E lucevan le stelle ' 앙코르 때문에 무대에 나타나지 않은 일이 있었다. 그때, 요나스 카우프만은 "우리에겐 소프라노가 없네요" 라며 관객에게 사과해 유머러스하게 넘어간 일도 있었다고 한다. 

 

오페라 공연 중간에 성악가가들은 종종 객석에서 BIS(앙코르)를 요청받고 환호 속에 즐겨 노래를 부른다. 오페라 공연 중 앙코르는 상황에 따라 적절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앙코르는 관객이 공연의 특정 부분에 대해 큰 감동이나 만족을 느꼈을 때 요청하게 되며, 오페라의 경우 주요 아리아나 합창이 끝난 후에 이루어진다.

그러나, 최근엔 공연 도중에 성악가가 앙코르로 같은 아리아를 두번 부르는 것은 작품의 흐름을 끊는다는 이유로 권장되지 않는다고 한다.   

 

세종문화회관 극장측에서는 앞서 지난해 이용훈의 <투란도트>(2023 서울시오페라단)에서 '네순도르마' 아리아를 공연 중에 두 번 부른 적도 있기 때문에 별 문제시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날, 로비에서 만난 안호상 사장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관계자에 의하면, 안젤라는 계약서에 없는 내용을 근거로 문제 삼았다고 한다.

한편, 앞선 이용훈의 무대는 특별한 경우라고 보여진다. 테너 이용훈은 국제무대 16년 만에 고국인 국내 첫 데뷔무대이기도 했기 때문에 성악가 자신도, 관객에게도 모두 더욱 감개무량한 특별한 무대였다.

 

안젤라 게오르규의 태도에 대한 비난 여론 속에 오페라계에서는 "공연 중 앙코르는 전체 공연의 흐름을 끊기게 하는 면이 있어서 특별한 경우 외에는 공연이 끝난 후 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독일 울름극장(Theater Ulm)의 소속 성악가 이중운(예술인연대 독일지부) 은 "출연진과 미리 합의가 되지 않은 앙코르군요. 토스카가 화날 만 하네요" 라며, "오페라 중 아리아 또는 합창곡 앵콜은 특별한 경우에 합니다. 그리고 출연진과 미리 합의해야 합니다." 라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은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도 게재했다.

 

급기야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이 끝나고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며 "안젤라 게오르규측에 강력한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날의 앙코르는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즉석 결정해서 진행한 것으로 앙코르가 진행 중인 무대 위에 출연자가 등장하여 항의를 표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 라고 밝히고 있다.

 

극장측에서는 이후 국제 무대의 출연자 초청 관련해 보다 더 신중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섬세하고 까다로운 예술가들과의 계약도 한층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하여 무대의 온전한 감상과 고가의 관람료를 지불한 관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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