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틸라, 남성 성악가 브로맨스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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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너에게 줄 터이니, 이탈리아는 나에게 맡겨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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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이 베르디 오페라 <아틸라>를 초연한다. 창단 60주년을 맞은 2022년 두 번째 정기무대에 <아틸라>를 4월 7일부터 4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아틸라>는 주세페 베르디(J. Verdi)의 9번째 작품으로 로마 사극이 가진 장엄함과 전쟁의 잔혹함이 드러나는 3막의 대작이다. 프리드리히 루트비히 자하리아스 베르너의 희곡, <아틸라, 훈족의 왕> (Attila, König der Hunnen)를 기초로 테미스토클레 솔레라가 이탈리아어 대본을 작성, 1846년 3월 17일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초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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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의 초기 작품으로 베이스와 바리톤이 리드하는 남성 성악의 매력이 두드러지는 <아틸라>는 1850년대 당시 이탈리아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실제 로마 역사상 훈족의 왕 아틸라(베이스 역)와 위기의 로마제국을 구하기 위해 나선 로마의 정치가이자 장군인 에치오 에치우스(바리톤 역)의 아리아와 이중창은 베르디 오페라의 특징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에치오(Ezio)의 아리아인 ‘E gettata la mia sorte’(영원한 영광의 정상에서)는 군인의 당당한 기개를 노래하고, ‘세계는 너에게 줄 터이니, 이탈리아는 나에게 맡겨다오’ 라며 애국심을 자극하는 명대사 등은 남성의 호방함이 뚜렷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로마의 용장 에치오와 로마를 침략한 훈족의 왕 아틸라 역의 바리톤과 베이스, 남성 저음 배역의 두 남성 성악가에게 주목되는 오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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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의 이번 무대에서 아틸라 역은 한국의 아틸라로 유명한 베이스 전승현과 박준혁이 맡아 기대를 모은다. 에치오 역은 바리톤 유동직, 이승왕이 맡았다. 또한, 오다벨라 역은 소프라노 임세경, 이윤정, 프레스토 역은 테너 신상근, 정의근이 맡아 열연한다. 올디노 역은 테너 구태환, 레오네 역은 베이스 나한유가 맡는다.
이민족의 침입에 대항했던 이탈리아의 역사를 다루는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으로 이탈리아 초연 당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베르디의 <1차 십자군의 롬바르디아인>과 <나부코>와 같이 애국적 심성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또한 베이스 아틸라와 바리톤 에치오 간의 저음 이중창으로 유명하다. '당신은 세계를 가지시오, 나는 이탈리아를 가지리라'는 위엄과 호방함이 드러나며 저음의 진수를 보여주어 작품 전체의 스케일을 짐작케 한다. 또한 오페라에서는 드물게 진취적인 여성상이 돋보이는 소프라노의 아리아 '오, 구름 속으로 도망가리'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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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틸라 의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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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틸라>는 5세기 중반 유럽을 침략했던 훈족의 왕, 아틸라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아틸라는 군대를 이끌고 현재의 프랑스까지 진격하기도 했으며 서로마의 황제(벨렌티니아누스 3세)를 수도에서 몰아내기도 해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인물이다. 당시 동서로 분리되어 있던 로마제국 중 동로마는 아틸라에 무릎을 꿇었고 서로마로 확장해나가는 아틸라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탈리아의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아틸라의 침략에 대한 복수를 담는 내용으로 아틸라의 군대가 아퀼레이아를 침략하고 그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오다벨라는 자신의 연인인 포레스토와 함께 아틸라를 죽일 계획을 세운다. 아틸라는 그녀의 의도를 모른채 그녀에게 청혼을 하고 로마로 진군하고자 하지만 그녀의 칼에 찔려 최후를 맞이한다.
오랜만에 해외 스탭으로 연출은 잔카를로 델 모나코와 그의 조력자로 알려진 스페인 마드리드 라자르수엘라 극장 감독인 호세 프란시스코 카레레스가 한 팀을 이뤄 무대를 채운다. 지휘는 촉망받는 젊은 마에스트로 발레리오 갈리가 맡았다.
<아틸라> 외에 국립오페라단의 2022년 신작으로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6.2-6.5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가 기다리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작품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의 현장 공연과 함께 온라인으로도 만날 수 있다. 2022년 4월 9일(토) 15시 국립오페라단의 온라인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 (https://www.knomyopera.org/ott/liveView?showId=9155&parentSeq=)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4.7-4.10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4. 9.(토) 15:00 크노마이오페라LIVE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