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상에 의해 도배되는 한국 문예회관 '신년음악회'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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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예회관 <2025신년음악회>는 '비엔나 왈츠'로 싹쓸이 도배 ....
<빈-베를린 챔버앙상블> 전국 7개 도시 휩쓸어.... <빈소년합창단> 등 싹쓸이 지역문화회관 대리점 전락.... 대구콘서트하우스, <제1회 DCH 앙상블 페스티벌> 개막작, 관람료 상승 부추켜.... 한국음악, 한국연주자들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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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도 전국 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신년음악회가 ‘비엔나 왈츠’로 휩쓸고 갔다. 민간 수입상에 의해 도배되는 공공극장의 <신년음악회>. 이대로 괜찮을까? 해마다 새해 벽두에 열리는 신년음악회는 음악을 통해 새해를 맞이하는 즐거움과 기대를 담아 한해를 힘차게 시작하는 의미를 담는다. 평화와 행운을 기원하는 뜻으로 세계 각지의 공연장이나 기관, 악단들이 신년음악회를 열고 있다. 국내 주요 공연장을 비롯해 전국 문예회관에서도 <신년음악회>가 연례행사처럼 열리며 1월에서 2월까지 이어졌다.
<신년음악회>의 프로그램은 주로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와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흥겨움과 활기 띤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올해는 특히, 전국적으로 민간기획사(SBU)가 초청한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 앙상블 KammerOrchester Wien-Berlin>이 서울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전국 7개 도시 공공 공연장(울산(현대예술관 대공연장), 대구(대구콘서트하우스), 구미(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전주(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경주(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제주(제주도문예회관)을 투어하며 모차르트 곡으로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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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콘서트하우스, 축제 개막작을 민간 투어공연 매입해.... 기획력 부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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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구콘서트하우스는 <2025 대구앙상블페스티벌(DCH)>의 개막작으로 이 앙상블- <라이너 호넥 & 빈 베를린 챔버 오케스트라>를 민간기획사로부터 매입해 무대에 올렸다.(2.6)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앙상블페스티벌은 올해가 그 첫 회로 출발하며 <제1회 DCH 앙상블 페스티벌'_‘Dear Amadeus’>를 기획해 총 10개 팀(국내 5개팀, 해외 5개팀)이 참가해 60일간의 음악여정을 이어가는 대장정이다. 지역 악단과 지역 작곡가가 함께하고,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하노버와 대구 음악인들이 합류한 ‘DCH-Hannover 앙상블’ 등의 참신한 프로그램과 국제교류의 의미를 띤 축제에서 상징적인 개막작을 손쉽게 민간기획사의 투어공연으로 선택했다는 것은 기획력 부재의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공공극장의 음악축제에서 티켓값이 축제의 타공연과도 차이가 심하고, 민간기획사의 대관공연과 같다는 점은 검토되어야 할 사항이다. (이들 빈-베를린챔버앙상블의 투어공연은 각 지역마다 티켓 가격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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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문화재단, 메가박스 영상으로 신년음악회 대체?
심지어 올해 의정부문화재단에서는 매년 1월 1일, 메가박스에서 생중계하는 ‘빈 필하모닉 Vienna Philharmonic’ 신년음악회를 민간기획사(케빈앤컴퍼니)로부터 사들여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실황 영상으로 상영했다. 공연장에서 영화관의 영상으로 신년음악회를 대신한 것이다.
한국 연주자들은 <신년음악회> 못하나? 어려운 시국, 공공극장이 해외 투어팀 사들여 비엔나 왈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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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연주자 K씨는 “한국의 신년음악회를 꼭 베를린- 빈 필 음악으로 해야할까? 왜 우리 신년음악회는 한국 연주곡 없이 비엔나 왈츠로만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국 곡은 어디에서, 한국 연주자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라고 토로했다.
기획자 A씨는 “한국 연주가들도 얼마든지 신년음악회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다. 국내 시국이 이렇게 불안하고, 얼어붙은 상황에서 공공극장이 꼭, 비엔나 왈츠를 불러다 공연하는 것이 과연 클래식계의 적절한 방식인지 의문이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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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신년음악회는 비엔나 왈츠일까?
이토록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Neujahrskonzert der Wiener Philharmoniker)는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신년음악회 중 대표적이다. 매년 빈 무지크페라인에서 1월 1일 정오에 요한 슈트라우스 1세와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요제프 슈트라우스, 에두아르트 슈트라우스 등 빈 출신 작곡가들이 작곡한 왈츠와 폴카, 행진곡, 서곡 등을 연주하는 가벼운 콘서트다.
화려한 꽃장식의 트레이드 마크로 상징되는 빈 필의 신년음악회는 세계 곳곳에서 생중계되며 녹화본은 세계 90개국에 송출되는 등 인기가 높고 이를 따라하는 신년음악회가 생겨났다. 신년음악회의 시초인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는 1939년 12월 31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곡을 연주한 송년음악회로부터 시작됐다. 2차대전 중이었던 당시, 독일 나치의 명령으로 국민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열린 음악회로 시작해 이 음악회가 1941년 신년음악회로 다시 열려 이어지면서 이 전통이 지금까지 계속되어 온 것이다.
신년음악회의 단골 메뉴인 슈트라우스의 왈츠 외에도 지금은 다양한 작곡가들의 곡이 연주된다. 그 중 필수 2곡의 앙코르는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매 연주 마지막에 지휘자와 빈 필 단원들은 청중에게 새해 인사를 하고, 행진곡에 맞춰 박수를 치는 전통이 있어 간혹 국내 신년음악회에서도 이를 따라하는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한국적 색채 담은 <신년음악회> 기대
빈 필의 신년음악회는 전 세계 90여 국으로 송출될 정도로 유명하고 대중적이지만 빈 필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대중을 위한 음악회는 아닌 것으로 현재에 오면서 과거의 전통으로부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다양한 선곡과 다양한 지휘자 초빙, 다각도의 이벤트 등의 다변화 추세에 한국의 신년음악회는 왜 여전히 빈의 왈츠와 라데츠키 행진곡일까? 이에 다각도의 변화된 신년음악회들도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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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술의전당 신년음악회는 한국 지휘자, 성악가, 연주자들로 국악과 클래식이 혼용된 프로그램으로 한국 창작곡도 연주하고 있다. 또한 올해 부산시민회관 신년음악회는 지역의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 다양한 장르(클래식, 국악, 가요, 정가, 민요 등)의 연주자들이 함께한 것처럼 지역의 문화회관들에서는 더 대중적인 프로그램으로 신년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서초문화재단에서는 2025 서리풀 신년음악회를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담아 ’빛의 울림‘이란 테마로 지역오케스트라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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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국립극장에서는 신년음악회의 한국적 모델로 <마당놀이 모듬전>을 1월, 한 달간 열고 흥겨움과 새해 안녕을 축원해 호응을 얻었다.
빈 필의 신년음악회가 빈과 오스트리아의 지역색을 살리기 위해 빈 출신 혹은 빈에서 활동한 지역 작곡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선곡된다는 전통을 볼 때, 국내 신년음악회의 선곡과 연주자를 고려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빈-베를린 챔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만이 아니라 한국의 <신년음악회>는 한국적 색채를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 작곡가의 창작곡과 한국 연주자의 무대로 구성된 한국 신년음악회를 기대하게 된다.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