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아트센터 X 국립발레단 <킬리안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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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derlands Dans Theater1 〈Forgotten Land〉, 국립발레단 제공 (photo by Joris-Jan Bos) |
<FORGOTTEN LAND>, <SECHS TÄNZE> & <FALLING ANGELS> (국내 초연)
인간 내면의 풍경, 이어리 킬리안 3부작에 담아
세가지 색 음악과 춤 벤자민 브리튼 '진혼교향곡'_ <FORGOTTEN LAND> 스티브 라이히_ <FALLING ANGELS> 모차르트_ <SECHS TÄN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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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무용의 흐름을 새롭게 정의해온 체코 출신 안무가 이어리 킬리안(Jiří Kylián 1947~ )의 주요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열린다. 국립발레단(단장 겸 예술감독 강수진)은 6월 26일(목)부터 6월 29일(일)까지 4일간 GS아트센터에서 GS아트센터X국립발레단 <킬리안 프로젝트>를 4회 공연한다.
지난 4월 24일 새롭게 오픈한 GS아트센터의 개관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이어리 킬리안(Jiří Kylián 78세)의 대표작 <FORGOTTEN LAND>, <SECHS TÄNZE>, 그리고 <FALLING ANGELS>(국내 초연)까지 총 3부작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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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리 킬리언 Jiří Kylián |
<킬리안 프로젝트>는 인간의 다층적인 내면과 감정을 감각적으로 무대화한 세 작품을 통해, 관객은 자신의 감정과 존재를 되돌아보는 사유의 시간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리 킬리안의 수작 중 대표작으로 꼽히는 〈Forgotten Land〉(1981)와 〈Sechs Tänze〉(1986) 두 작품은 2019년 국립발레단의 <'Evening Gala>(2019.9.27-9.29,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Evening Gala>는 국립발레단과 체코국립발레단(예술감독 필립 바란키에비치)의 예술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두 발레단이 ‘이어리 킬리안’의 세 작품을 한무대에서 선보였다. 국립발레단이 2014년 〈봄의제전〉 이후 컨템포러리 작품으로 체코 국립발레단을 한국으로 초대해 ‘Evening Gala’ 공연을 올리고, 체코국립발레단은 〈Gods and Dogs〉(2008)를 공연했다. 이후 그 해 11월 13-15일에는 국립발레단이 체코를 방문해 〈Forgotten Land〉를 현지에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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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억과 상실의 풍경 <FORGOTTEN LAND>
<FORGOTTEN LAND>는 이어리 킬리안이 1981년, 당시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예술감독이었던 마르시아 하이데의 의뢰를 받아 에드바르트 뭉크의 회화 ‘생명의 춤’에서 영감을 얻어 안무한 작품이다. 벤자민 브리튼의 음악 〈진혼 교향곡〉에 맞춰 구성된 이 작품은 “땅은 인간 존재의 토대이자 중심으로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고대부터 존재한 모든 시대의 흔적을 담으며 인류의 역사 속에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정치적 투쟁을 비롯해 인간과 자연의 부주의로 파괴되고 잊혀졌다. 희망과 약속의 땅은 오로지 우리의 꿈 속에 실재할 뿐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FORGOTTEN LAND> 잊혀진 땅 _벤자민 브리튼의 음악 〈진혼 교향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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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브리튼의 <진혼교향곡>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작곡됐고,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국내 무대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 곡을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의 강렬한 움직임과 함께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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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National Ballet_FORGOTTEN LAND_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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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National Ballet_FORGOTTEN LAND_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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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National Ballet_FORGOTTEN LAND_6 |
<FORGOTTEN LAND>(잊혀진 땅)는 작품 제목이 의미하듯, 인간 존재의 토대이자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공간으로, 이어리 킬리안은 이를 여성의 세 단계의 삶으로 나누어 무대화한다. 각 단계는 서로 다른 색의 의상으로 표현되며, 그 속에서 인간의 실존적 감정과 사랑의 관계가 안무적으로 드러난다. 킬리안 특유의 음악적 안무와 섬세한 감정선이 조화를 이루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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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derlands Dans Theater_<FALLING ANGE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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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ING ANGELS> |
2. 규율과 자유의 경계에서 <FALLING ANGELS> (국내 초연)
<FALLING ANGELS>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으로, 스티브 라이히의 미니멀리즘 음악에 맞춰 구성된 8명의 여성 무용수를 위한 군무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명도 무대를 떠나지 않고 전개되는 이 작품은, 무용수 간의 상호 의존과 각자의 독립 욕구가 끊임없이 교차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나는 항상 여성의 신체와 움직임 자체가 무용이라고 느꼈다.
<FALLING ANGELS> 8명의 여성무용수를 위한 군무 _스티브 라이히의 미니멀리즘 음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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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리 킬리안은 강렬한 타악 리듬 위에 당당함, 불안함, 열등감, 유머, 취약함 같은 다층적인 감정의 흐름을 여성 무용수들의 안무로 직조한다.
<FALLING ANGELS>는 무대 위에서 여성 무용수의 몸 자체가 어떻게 무용의 언어가 될 수 있는지를 국내 관객이 직접 마주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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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National Ballet_SECHS TANZE_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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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차르트의 유머로 풀어낸 아이러니 <SECHS TÄNZE>
<SECHS TÄNZE>는 이어리 킬리안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6개의 독일 무곡>에서 영감을 받아 안무한 작품으로, 2019년 <FORGOTTEN LAND>와 함께 국립발레단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여섯 개의 춤’이라는 제목처럼, 이어리 킬리안은 짧고 익살스러운 에피소드로 구성된 여섯 장면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이중성과 시대의 아이러니를 풍자적으로 풀어낸다.
흰색 분장과 우스꽝스러운 가발, 과장된 동작, 예기치 못한 연출은 객석의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무용이라는 장르를 통한 철학적 사유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유쾌하면서도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은 이어리 킬리안의 해학적 감각이 빛나는 대표작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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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National Ballet_SECHS TANZE_4 |
1986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 I에서 초연된 〈Sechs Tänze〉는 모차르트의 〈젝스 도이치 텐체 (6개의 독일 무곡)를 사용하여 만든 작품이다. 안무가 이어리 킬리안이 모차르트가 곡을 작곡할 당시 시대적 어려움을 유머러스한 음악으로 써내려 간 것과 맥락을 함께 하여 우리의 삶에 존재하는 어려운 환경과 세상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고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 국립발레단 https://www.korean-national-ballet.kr/ko/performance/view?id=1439&
▶ GS아트센터 https://www.gsartscenter.com/program/detail/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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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