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변주곡 세 곡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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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잘스가 발탁한 미클로시 페레니는 현존하는 최고의 첼리스트 중 한 명으로, ‘첼리스트의 첼리스트’로 불린다. 첼로 본연의 소리에 집중하는 헝가리 출신 첼로 거장 미클로시 페레니가 감미롭고 따스한 음색을 전하는 피아니스트 피닌 콜린스와 듀오 무대로 2023년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여덟 번째 특별 음악회에 초대됐다.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는 5년 만에, 피아니스트 피닌 콜린스는 12년 만에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며 두 연주자의 두 번째 만남으로 펼쳐질 하모니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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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온화한 음색과 풍부한 음악성을 겸비한 페레니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바위처럼 단단한 테크닉’, ‘풍부한 음색, 가식이나 꾸밈이 없이 새롭고 대담한 해석’이라는 평가를 받는 첼리스트다. 17세기부터 현대음악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헝가리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 중에도 리스트 음악원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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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피닌 콜린스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1999년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적인 스타로 주목받았다. 현재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세계무대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2022년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 미클로시 페리니와의 듀오 무대로 데뷔 후 인연을 맺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첼로의 ‘신약성서’로 불리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과 첼로와 피아노를 위해 쓰여진 세 곡의 변주곡을 선보인다. 실험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선율이 가득한 첼로 소나타는 베토벤의 창작 활동기 전체에 걸쳐 작곡되었으며, 피아노와 첼로의 균형에 대한 베토벤의 고뇌가 담겨 있다. 특히 단순한 저음 악기였던 첼로를 진정한 독주 악기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월 11일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1번 F장조 Op.5-1과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소녀 혹은 귀여운 아내를’ 주제에 의한 12가지 변주곡 Op.66이 연주된다. 더불어 우아한 첼로 선율을 시작으로 온화한 피아노 선율이 이어지는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4번 C장조 Op.102-1과 베토벤 첼로 소나타 중 가장 많이 알려지고 자주 연주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3번 A장조 Op.69도 선보인다.
5월 14일에는 헨델 오라토리오 <유다스 마카베우스> 주제에 의한 12가지 변주곡과 베토벤의 개성이 뚜렷하게 도드라지는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2번 g단조 Op.5-2가 연주된다. 이어서 자유로운 악상 전개가 인상적인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7가지 변주곡, 1800년 초 호른 연주자 조반니 푼트를 위해 작곡된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F장조 Op.17을 첼로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 곡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5번 D장조 Op.102-2. 열정적인 피아노 독주로 시작되는 이 곡은 베토벤이 청력을 거의 잃은 상태에서 쓴 곡으로 알려져 있으며, 위엄 있는 첼로 선율이 돋보이는 원숙한 작품이다.
미클로시 페레니 & 피닌 콜린스 듀오 콘서트는 5월 11일(목) 오후 7시 30분, 5월 14(일) 오후 5시에 진행되며, 일자별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5.11 / 5.14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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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 5.11(목) 19:30
베토벤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1번 F장조 Op.5-1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4번 C장조 Op.102-1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소녀 혹은 귀여운 아내를’ 주제에 의한 12가지 변주곡 Op.66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3번 A장조 Op.69 |
5.14(일) 17:00
베토벤 ◾헨델 오라토리오 <유다스 마카베우스> 주제에 의한 12가지 변주곡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2번 g단조 Op.5-2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7가지 변주곡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F장조 Op.17 (첼로 버전)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5번 D장조 Op.1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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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클로시 페레니,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는 뛰어난 음악성과 함께 탁월하면서도 섬세한 연주로 인정받고 있는 현시대 최고의 첼리스트 중 한 명이다. 그는 헝가리 태생으로 데이비드 포퍼(David Popper)의 제자였던 미클로시 잠보키(Miklós Zsámboki)에게 5세 때 처음 첼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9세에 부다페스트에서 첫 데뷔 무대를 가졌고, 1960~1964년에는 로마에서 엔리코 마이나르디(Enrico Mainard)를, 부다페스트에서 에드 반다(Ede Banda)를 사사했다. 페레니는 1963년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 파블로카살스국제첼로콩쿠르(International Pablo Casals Cello Competition)에서 입상했으며, 카살스가 1965, 1966년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자신의 마스터 클래스에 그를 초청한 이래 말보로페스티벌에 연속 초청됐다. 그는 1974년 부다페스트 프란츠리스트음악원(Franz Liszt Academy)에 임용된 이후 현재까지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0년 코슈트상(Kossuth-Prize), 1987년 버르토크-파츠토리상(Bartók-Pásztory-Prize)을 수상했으며, 2014년 헝가리 '최고 음악가(Artist of the Nation)'로 선정됐다.
페레니는 2013년 사이먼 래틀 경(Sir Simon Rattle)이 지휘하는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Berlin Philharmonic)와의 순회공연을 비롯, 지금까지 유럽, 아시아, 북미, 중남미 등에서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세계적인 음악홀에서 연주했다. 또한 에든버러, 루체른, 프라하, 잘츠부르크, 빈, 호에넴스, 바르샤바, 베를린, 크론베르크 등지의 페스티벌과 프라드파블로카살스페스티벌에 참가했다. 그는 17세기부터 현대 음악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가까운 실내악 파트너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András Schiff)다. 연주와 후학 양성 외에도 그는 첼로 독주와 다양한 규모의 실내악 작품의 작곡에 매진하고 있다.
미클로시 페레니는 훙가로톤(Hungaroton), EMI-퀸트(EMI-Quint), 소니 클래식, 데카(Decca), 콜 레뇨(col legno), 텔덱(Teldec), 에라토(Erato), 위그모어홀(Wigmore Hall)의 자체 레이블 등에서 음반을 발매했다. ECM에서 안드라스 쉬프와 녹음한 베토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집 전곡 앨범은 2005년 칸클래식음반상(Cannes Classical Award)을 수상했다. 가장 최신 독주 음반은 브리튼, 바흐, 리게티의 작품을 연주한 것으로 2012년 초 ECM에서 발매되었고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페레니의 최신 실내악 앨범은 쿠스 콰르텟(Kuss Quartet)과 함께 한 슈베르트 현악 5중주 앨범으로, 2013년 10월 오닉스클래식(Onyx Classics)을 통해 발매했다. 그는 바흐의 모음곡 6개 전곡을 최초로 녹음한 지 정확히 40년 만에, 2020년 10월 헝가로톤 레이블을 통해 다시 같은 곡을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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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닌 콜린스, 피아니스트
1977년 더블린에서 출생한 피닌 콜린스는 아일랜드의 가장 성공한 음악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누나 메리 에게서 처음 레슨을 받은 후 아일랜드왕립음악원(Royal Irish Academy of Music)에서 존 오코너(John O'Conor)를, 제네바콩세르바투아르(Geneva Conservatoire)에서 도미니크 메를레트(Dominique Merlet)를 사사했다. 1994년 RTÉ차세대음악인콩쿠르(RTÉ Musician of the Future Competition) 우승, 1998년 아일랜드 문화예술상(National Entertainment Awards) 클래식 부문 수상, 1999년 스위스 클라라하스킬국제피아노콩쿠르(Clara Haskil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 우승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후 세계 무대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으면서 유럽, 미국, 동아시아, 호주 등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피닌은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Chicago Symphony Orchestra), 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Houston Symphony Orchestra),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Royal Philharmonic Orchestra), 로테르담필하모닉오케스트라(Rotterdam Philharmonic Orchestra), 부다페스트페스티벌오케스트라(Budapest Festival Orchestra), 18세기 오케스트라(Orchestra of the Eighteenth Century), 스위스로망드오케스트라(Orchestre de la Suisse Romande), 굴벤키안오케스트라(Gulbenkian Orchestra), 서울시립교향악단, BBC교향악단(BBC Symphony Orchestra), BBC필하모닉(BBC Philharmonic), 로열리버풀교향악단(Royal Liverpool Philharmonic Orchestra), 본머스심포니오케스트라(Bournemouth Symphony Orchestra), 버밍엄시립교향악단(City of Birmingham Symphony Orchestra) 등과 함께 연주하면서 비평가와 대중으로부터 지속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그는 프란스 브뤼헨(Frans Brüggen), 정명훈, 크리스토프 에센바흐(Christoph Eschenbach), 한스 그라프(Hans Graf), 에마뉘엘 크리빈(Emmanuel Krivine), 니콜라스 맥기건(Nicholas McGegan), 지아난드레아 노세다(Gianandrea Noseda), 사카리 오라모(Sakari Oramo), 오타카 타다아키(Tadaaki Otaka), 하인리히 쉬프(Heinrich Schiff), 바실리 시나이스키(Vassily Sinaisky), 레너드 슬래트킨(Leonard Slatkin), 가보르 터카치너지(Gábor Tákacs-Nagy) 등의 지휘자와 협연한 바 있다.
2022년 7월 피닌은 급작스럽게 연락을 받고 안드라시 쉬프(András Schiff)를 대신해 베르비에페스티벌(Verbier Festival) 무대에 데뷔했다. 2022/23 시즌에는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린 피아노오자코뱅페스티벌(Piano aux Jacobins Festival), 스위스 체어마트페스티벌(Festival de Zermatt), 네덜란드 피아노비엔날레(Piano Biennale), 더블린 내셔널콘서트홀(National Concert Hall)에서 에벤콰르텟(Quatuor Ebène)과의 공연을 선보이며, 한국 예술의전당에서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Mikós Perényi)와 연주한다. 골웨이와 더블린에서는 아일랜드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스위스 로잔에서는 넥서스오케스트라(Nexus Orchestra), 독일에서는 포어포메른필하모닉오케스트라(Philharmonisches Orchester Vorpommern)과 함께 협주곡을 연주한다. 2022년 11월에는 메조 소프라노 샤론 카티(Sharon Carty), 클라리네티스트 존 피누케인(John Finucane)과 아일랜드에서 10번의 순회공연을 펼쳤다.
지난 20년간 피닌은 슈만의 피아노 곡을 담은 두 개의 더블 앨범(2006년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포함 다수의 상 수상), 케네스 몽고메리가 지휘하는 아일랜드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찰스 스탠포드의 피아노와 관현악곡을 담은 앨범(2011년 5월 에디터스 초이스 선정)을 녹음하는 등 스위스 클라베스레코드(Claves Records)와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2013년 5월 RTÉ lyric fm은 그가 아일랜드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를 지휘하면서 연주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4곡 최신 앨범을 발표했다. 2017년에는 RTÉ lyric fm과 클라베스레코드의 공동 제작으로 쇼팽 리사이틀 앨범이 발매되었고, 2020년 봄에는 클라베스레코드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로잔느 필리펜스(Rosanne Philippens), 비올리스트 마테 쥑스(Máté Szücs), 첼리스트 이슈트반 바르다이(István Várdai)와 함께 작업한 모차르트 피아노 사중주 앨범을 발매했다. 2022년 가을에는 하루의 다양한 시간대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 담긴 신규 솔로 앨범『The Bright Day is Done』이 발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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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닌 콜린스는 모국이자 그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일랜드 음악계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2006년부터 웩스퍼드 뉴로스피아노페스티벌(New Ross Piano Festival)의 창단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2013년부터 골웨이(Galway)의 음악 예술감독을 지내고 있다. 또한 그는 2021년 스위스 클라라하스킬국제피아노콩쿠르(Clara Haskil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 2022년 더블린국제피아노콩쿠르의 심사위원이었으며, 2023년과 2025년에도 클라라하스킬국제피아노콩쿠르의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2017년, 피닌 콜린스는 아일랜드 국립대학에서 음악학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다.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