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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피빛 잔혹복수극, 국립오페라단 <일 트로바토레>

기사승인 2023.06.22  18: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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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인 4색 음역별 아리아 정수

베르디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IL TROVATORE>가 현대판 디스토피아 복수극으로 찾아온다.

국립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최상호)은 베르디 탄생 210주년을 맞아 베르디 3대 작품으로 꼽히는 <일 트로바토레>를 무대에 올린다.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에 이어 베르디의 걸작으로 꼽히는 <일 트로바토레>는 중세의 처절한 복수극으로 드라마틱한 내용과 열정적인 아리아가 많은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다.

국립오페라단은 2023년 'VIVA VERDI' 라는 테마로 베르디 작품을 정기공연 무대에 올리고 있다. 지난 4월 <맥베스>(4.27-30)에 이어 6월22일(목)부터 6월25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일 트로바토레>를 공연한다.

 

베르디 오페라 <IL TROVATORE 일 트로바토레>는 15세기 초 스페인을 배경으로 두 형제의 피 튀기는 결투와 죽임을 당한 어머니의 복수를 대신하는 한 여인의 처절한 복수극이다.

중세 암흑기의 집시에 대한 박해, 마녀재판, 화형 등 중세의 어두운 면을 소재로 한 독특한 작품이다. '트로바토레( trovatore)'는 음유시인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전사이며 시인인 남자주인공 만리코를 뜻한다. 

원작은 스페인 작가 안토니오 가르시아 구티에레스의 <엘 트로바도르>를 바탕으로 베르디는 4부 드라마로 만들었다. 베르디는 <리골레토>의 성공 이후 구상한 이 오페라에서 자식에 대한 사랑과 복수에 대한 갈망이라는 상반된 욕망을 가진 중심 인물로 아주체나에 주목하고 있다.

집시 여인, 아주체나는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귀족에게 복수하려다 실수로 자신의 아들을 죽이고 만다. 그녀는 제대로 된 복수를 꿈꾸며 귀족의 둘째 아들을 납치한 뒤 만리코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아들처럼 키운다. 출생의 비밀을 모르는 만리코는 자신의 친형인 루나 백작과 레오노라라는 여자를 두고 경쟁하게 되면서 복수와 사랑으로 뒤얽히게 되는 작품이다.

 

 

후드 쓴 만리코, 가죽자켓 입은 루나백작

그래피티를 활용한 현대적 감각의 무대

국립오페라단은 새롭게 <일 트로바토레>를 해석할 예정이다. 원작 <일 트로바토레>의 15세기 초 스페인 배경을 두 범죄조직에 의해 점령된 현대의 미국으로 옮겨온다. ‘범죄와 내전으로 파괴된 도시’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만리코의 조직을 이민자들의 조직으로, 루나 백작의 조직은 백인 우월주의 집단으로 그려 두 세력 간의 대립을 그려낸다. 인종차별과 폭력 등 오늘날의 사회문제를 작품에 녹여내 동시대성을 보여준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만리코는 후드에 청바지를 입고 루나 백작은 제복을 연상시키는 가죽자켓을 입어 두 형제의 대비를 극대화시킨다. 무대 디자인 역시 주목할 만하다. 미국의 할렘가를 연상시키는 이번 무대는 그래피티 등을 활용하여 디스토피아적 분위기를 그려낼 예정이다.

 

베르디가 들려주는 4인 4색의 음악

합창과 4인 주인공의 음역별 정수 

<일 트로바토레>의 매력은 각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는 아리아에서부터 박진감 넘치는 합창에 이르기까지 베르디 음악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레오노라가 만리코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노래하는 ‘고요한 밤이었지(Tacea La Notte Placida)’부터 하이 C로 복수의 비장함과 전율을 느끼게 하는 만리코의 ‘저 타오르는 불꽃을 보라(Di Quella Pira)’ 등 각 캐릭터의 특징을 살린 아리아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대장간의 합창’으로 잘 알려진 ‘보라! 끝없는 밤의 장막을(Vedi! Le Fosche Notturne Spoglie)’은 타악기를 이용해 대장간을 표현하고 집시들의 활기찬 음성으로 베르디 선율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런 <일 트로바토레>의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들이 뭉쳤다. 루나 백작 역의 바리톤 이동환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베를린 도이체 오퍼 극장 주역 가수로 활동했다. 한국 바리톤으로 베를린 도이치 오퍼 극장의 솔리스트는 이동환이 최초이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등 전 세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바리톤 강주원 역시 루나 백작 역을 맡았다.

삼각관계의 중심이 되는 레오노라 역에는 2011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으로 세계적인 성악가로 발돋음한 후 스위스 바젤 극장 솔리스트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발탁된 소프라노 서선영과 2018년 마린스키 극장에서 <코지 판 투테> 피오르딜리지 역으로 데뷔하여 주목받고 있는 신예 소프라노 에카테리나 산니코바가 열연을 펼친다.

만리코 역에는 오스트리아 빈 폴크스오퍼의 간판스타로 활약한 테너 국윤종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며 2022년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 젊은 테너 이범주가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아주체나 역에는 매력적인 저음의 소유자이자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메조소프라노 김지선과 양송미가 맡는다.

 

 

‘명화 같은 미장센’ 2022 <아틸라>의 연출  _잔카를로 델 모나코

솔티국제지휘콩쿠르 최우수상 신예 마에스트로  _레오나르도 시니

 

<일 트로바토레>를 위해 세계 정상급 제작진이 힘을 합친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2022년 국립오페라단 <아틸라> 연출을 맡아 명화 같은 무대를 선사했던 세계적인 연출가 잔카를로 델 모나코가 맡는다. 그는 20세기 최고의 드라마틱 테너로 알려져 있는 마리오 델 모나코의 아들로 1965년 이탈리아 시라쿠사에서 <삼손과 데릴라> 연출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후 58년간 연출가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베테랑 연출가와 함께 호흡을 맞출 지휘자는 2017년 솔티 국제 지휘콩쿠르 최우수상에 빛나는 신예 마에스트로 레오나르도 시니가 맡는다. 2019년 부다페스트에서 푸치니 오페라 <요정 빌리>로 데뷔하였으며 이번 작품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 신고식을 치룬다. 오페라계 베테랑과 젊은 피가 만들어낼 시너지에 관객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은 현장 공연의 생생한 감동을 온라인을 통해서도 선보인다. 이번 <일 트로바토레>는 6월24일(토) 15시 국립오페라단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https://www.knomyopera.org/ott/liveView?showId=9220&parentSeq=&userMemberSeq=)와 네이버tv(https://tv.naver.com/koreanationalopera)를 통해서 랜선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공연명

베르디 탄생 210주년 ‘비바 베르디! 비바 오페라!’

국립오페라단 <일 트로바토레>

일시

2023.6.22.(목)~6.25.(일) 평일 19:30 주말 15:00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온라인 중계

2023.6.24.(토) 15:00

지휘

레오나르도 시니

연출

잔카를로 델 모나코

출연

 

6.22.(목)/6.24.(토)

6.23(금)/6.25(일)

루나 백작 Bar.

이동환

강주원

레오노라 Sop.

서선영​

에카테리나 산니코바

만리코 Ten.

국윤종

이범주

아주체나 M.Sop.

김지선

양송미

페란도 Bass

최웅조

이네스 Sop.

박누리

루이츠 Ten.

신 엽

늙은 집시 Bass

나한유

메신저 Ten.

김상준

연주 및 출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 위너오페라합창단 코드공일아트랩

티켓

R석 15만원, S석 12만원, A석 9만원, B석 6만원, C석 4만원, D석 2만원

크노마이오페라 & 네이버 TV 2만원

문의

국립오페라단 1588-2514

 

 

<시놉시스>

스페인에서 왕위 계승을 두고 내전이 치열하던 15세기 초 궁중에서 왕비의 비서로 일하는 귀족 처녀 레오노라를 사이에 두고 만리코는 루나 백작과 연적 관계에 있다.

아주체나는 루나 백작의 아버지로부터 처형당한 어머니의 복수를 하려다 실수로 자신의 아들을 불길 속에 던지고 루나 백작의 동생인 만리코를 납치하여 키운다. 음유시인이 된 만리코는 레오노라와 사랑에 빠지고 루나 백작은 음유시인의 정체가 반역자 만리코라는 것을 알게되며 결투를 벌인다. 이후 연인 레오노라가 백작에게 납치 당하지만 만리코가 나타나 그녀를 구출한다. 백작이 아주체나를 붙잡아 잃어버린 동생에 대해 추궁하고 어머니의 화형 소식을 들은 만리코는 그녀를 구하려다 감옥에 갇힌다. 레오노라는 그를 지키기 위해 백작의 여자가 되기로 거짓 맹세한 후 독약을 마신다. 분노에 찬 백작이 만리코를 처형하자 아주체나는 만리코가 그의 친동생임을 밝히며 복수의 완성을 부르짖는다.

 

 '대장간의 합창'을 비롯한 유명한 아리아들이 널리 알려진 대중적인 오페라로 테너의 폭발적인 극고음을 맛볼 수 있는 대작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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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동생의 운명적인 비극 <일 트로바토레>는 4명의 처절한 주인공들의 아리아로 표현된다.

 

2막 ‘집시’ 1장, 아수세나의 칸초네 ‘불꽃은 타오르고(Stride la vampa)’

2부의 막이 오르면, 집시들이 ‘집시들의 합창’으로 유명한 ‘집시의 날은 누가 밝히나’를 부르며 일하러 나간다. 합창에 이어 아수세나는 비극의 실마리가 담겨 있는 아리아 ‘불꽃은 타오르고’를 부른다. 백작에게 화형 당했던 죽은 어머니의 이야기와 복수를 위해 백작의 아이를 화형대의 불 속에 던졌지만,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였다는 내용이다.

 

2막 2장, 백작의 카바티나와 카발레타 ‘그대의 미소는 아름답고... 운명의 시간은 다가오고(Il balen del suo sorriso...Per me ora fatale)’

루나 백작은 수녀원으로 들어가려는 레오노라를 납치하려고 한다. 그녀를 기다리는 백작은 베르디 아리아 최고의 연가로 여겨지는 카바티나를 부른다. 이어 신도 그녀를 빼앗아 갈 수 없다는 내용의 카발레타 ‘운명의 시간은 다가오고’를 부른다. 이 카발레타는 남성합창과 어우러지며 이어 나오는 수녀들의 합창과 어울리며 끝맺는다.

 

3막 ‘집시의 아들’ 2장, 만리코의 카발레타, ‘타오르는 저 불꽃을 보라(Di quellapira)’

이 노래에는 사랑하는 연인 레오노라와 어머니 아수세나 사이에서 고민하는 만리코의 심정이 표현되어 있다. 화형에 처해질 아수세나에 대해 레오노라가 만리코에게 묻자 그는 분노하며 “나는 당신의 연인이기 전부터 어머니의 아들이었다”라고 노래한다. 어머니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만리코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일 트로바토레〉에서 테너의 정수를 보여준다.

 

4막 1장, 레오노라의 카바티나 ‘사랑은 장밋빛 날개를 타고(D’amor sull'ali rosee)’

드라마틱 소프라노를 위한 아리아로 느린 카바티나와 빠른 카발레타로 이루어져 있다. 만리코가 갇혀 있는 상황에 대한 레오노라의 괴로운 심정이 구체적으로 표현되며 빠른 카발레타에서는 만리코의 구출에 대한 계획이 나온다. 두 부분 사이에는 미제레레의 기도가 합창으로 나와 엄숙함을 더한다. 절박한 레오노라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며 어려운 기교로 이루어진 드라마틱 소프라노를 위한 아리아다.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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