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1일, 문인화 대가인 창현 박종회 화백의 전시회가 오픈했다. 올해로 산수(팔순)를 맞은 창현 박종회 화백은 한국성을 담은 예술에 매진하였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은 다채롭고 뿌리 깊은 전시회를 완성했다.
나는 좋은 연이 닿아 전시회의 오프닝 축하 공연을 맡아 무용 작품을 준비했다. 인사동에 자리 잡은 한국미술관의 고즈넉함과 전시되는 작품들을 머릿속에 그리며 안무를 이어나갔고 영화 ‘봄날은 간다’의 음악 ‘사랑의 인사’에 맞추어 사랑의 몸짓을 담아냈다.
나의 시간은 너와 함께한 계절과 풍경에 여전히 자리하지만
너의 사랑 속 나는 그저 지나가는 정거장 중 하나였다.
다만 나라는 정거장에서 잠시 연착이 되었던 것일 뿐. 지나가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공연의 테마다. 전시 속에 담겨있는 작품들을 들여다보니 그가 지나온 흔적들이 보였고 그와 동시에 가고자 하는 이상향이 그림 속에 담긴 듯 보였다. 그 흔적과 기억들을 사랑이라는 단어로 엮어 무용 작품 속에 담았다.
미술관 안에서의 몸짓은 ‘추다’가 아닌 ‘그리다’와 가까웠다. 작품을 하는 순간만큼은 움직이는 인물화가 되고자 애썼다. 공연이 끝난 후 한가지 들었던 아쉬운 점은 너무 관객의 시선만을 고민했다는 것이다. 관객들의 시선과 취향, 장소 등을 고려하다 보니 본래 가지고 있는 작품성을 배제하고 신파적 특징이 담겼다. 나의 작품을 평가하자면 예술의 여러 가치 중 미적 가치만을 추구한 작품이라 말을 붙이고 싶다.
박수를 보내준 관객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추후의 작품에는 더 많은 가치를 담은 작품을 보이고자 한다.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