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김지민의 생생무용다이어리] 우리에게 필요한 현대무용은

기사승인 2023.12.26  07:22:44

공유
default_news_ad2

2023년 11월 10일 <제44회 서울무용제>가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서울무용제는 '두 개의 세상, 하나의 춤'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과 후로 나뉘는 세상, 지난 3년간 있었던 대전환의 시대적 흐름을 하나의 그릇에 담고자 했다.

경연대상으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네 팀 중 D 팀인 <Roh Dance Project>는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현대적 시각으로 접근해 무용 작품으로 승화했다.

 

<Roh Dance Project>의 안무가 노정식 안무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현대 사람들이 겪는 ‘다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남들과 다른 모습을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고통 속에 살아간 피조물의 입장에 서서 우리 시대의 괴물은 누구인지 질문을 던졌다. 괴물이 저질렀던 살육행위는 물론 정당하지 않지만, 어쩌면 사람들과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에게 보낸 차별의 잣대는 살인보다 더 큰 상처의 비수가 되어 그에게 박히지 않았을까. 노정식 안무가는 이러한 시선으로 괴물의 창조주인 프랑켄슈타인을 안타까운 희생자로만 볼 수 없게 만들었으며 현시대에 대한 비판을 안무에 담았다.

공연은 프랑켄슈타인 역할의 무용수 한 명, 괴물 역할의 무용수 한 명, 그리고 제3의 다수로 이루어져 진행되었다. 안무가의 의도가 진짜 괴물이 누구인지 질문을 던지려 했듯이 프랑켄슈타인과 피조물의 감정을 바꿔가며 춤을 추었고 제3의 인물들은 그 둘의 감정 변화에 따라 몸짓의 질감 표현을 바꾸었다. 아쉬웠던 점은 군무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두 주인공의 감정 변화에 맞추어 군무로 이뤄졌다. 하지만 군무의 필요성을 무대에서 관객에게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제 3의 인물이 왜 두 주인공의 감정에 맞추어 움직이는지 설득이 되었다면 군무의 합당함을 알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전환에 있어서 이유 없는 전환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음악의 선택, 동작의 질감은 아주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또 동시에 너무나 1차원 적인 표현법이라는 생각도 지울 순 없었다.

 

무대에서 장면 전환을 할 때는 관객에게 그만한 이유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 단순히 음악을 바꾸거나 혹은 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무용수들의 감정 표현과 몸짓의 변화를 통해 충분한 서사를 보여주며 장면이 전환되어야 무용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예술적 경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관객은 무용 공연보다 하나의 퍼포먼스 공연을 보는 것이라 느끼기 쉽다.

 

무용예술가들이 무용 예술의 입지를 넓히고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화려하고 멋있는 공연을 위해 작품을 안무하기보다 ‘이 표현 방식이 아니면 관객을 설득할 수 없어’와 같은 마음으로 안무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관객들도 멋을 느끼기 위해 현대무용을 보는 것이 아닌, 예술적 경험을 위해 작품을 관람하려 하지 않을까. 시간이 흐른다면 그런 관객들과 무용수, 안무가로 극장을 가득 채우는 예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