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_서울미술관 소장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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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태현에게 보낸 편지, 1954년 10월 28일, 종이에 펜과 색연필, 26x21cm_사진 제공_서울미술관 |
서울미술관이 지난 2022년 4월, 개관 10주년을 기념전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Fear or Love》 이후 2년 만에 소장품 전시로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I’m fine, and you?》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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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 열전_신사임당, 김정희부터, 김기창, 김창열, 김환기, 서세옥, 유영국, 이대원, 이우환, 이응노, 이중섭, 임직순, 장욱진, 정상화, 천경자까지 총 15명 작가의 작품 소개
• 이중섭의 미공개 편지화 최초 공개
신사임당의 <초충도>, 추사 예술의 정수라 평가받는 추사 김정희의 <주림석실 행서대련> 등 조선시대 미술부터 서구의 미술 양식을 독자적으로 수용한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들(김기창, 김창열, 김환기, 서세옥, 유영국, 이대원, 이우환, 이응노, 이중섭, 임직순, 장욱진, 정상화, 천경자)의 명작을 총망라해 보여줌으로써 한국 미술사의 궤적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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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전시의 마지막 섹션인 이중섭 ‘Special chapter – 이중섭의 사랑과 우정’에서 소개되는 이중섭의 미공개 편지화다.
1916년 평안남도 평원에서 태어난 이중섭(李仲燮, 1916~1956)은 뛰어난 소묘 실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양식과 기법을 창안해 냈다. 이중섭은 가족과 떨어져 외로움과 가난에 시달리며 40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독한 화가였지만, 수난의 시대 속에서도 예술을 향한 열정을 잃지 않았던 작가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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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태현에게 보낸 편지, 1954년 10월 28일, 종이에 펜과 색연필, 21x26cm |
이중섭 스페셜 챕터에는 1941년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山本方子, 1921∼2022)에게 연애 시절 보낸 <사랑의 열매를 그대에게>(1941), <하나가 되는>(1941), <우주 01>(1941) 등 엽서화 6점을 비롯해 이중섭이 일본에 있던 가족에게 보낸 미공개 편지화를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한국 전쟁으로 인해 가족과 헤어져야 했던 이중섭은 일본에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며 생전 100여 통의 편지를 보냈다. 화가였던 이중섭은 글과 더불어 가족과의 추억이나 재회하고자 하는 열망을 그림으로 담은 편지를 전했고, 오늘날 이중섭의 편지들은 ‘편지화’라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 했다. 이중섭의 편지화는 그림을 담은 그림 편지와, 그림과 글을 함께 실은 삽화 편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글 편지 1장과 삽화 편지 2장으로 구성된 3장의 편지화를 소개하고 있다. 외로웠던 이중섭의 삶에 늘 가족과 함께 하고 있음을 잊지 않게 해주었던 이중섭의 편지는 일본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살아가는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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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_초충도 [사진제공=서울미술관] |
거장들의 작품은 조선 중기의 예술가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 작품으로는 최고급 한지인 감지 위에 그린 초충도 10점이 소개되고 있다. 소개되는 열점은 하나의 화첩에 제작되었다. 수박, 오이, 맨드라미, 꽈리, 잠자리 등 계절감을 드러내는 자연의 소재들이지만 이 소재는 다산, 장수, 출세 등 복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신사임당에서 출발한 전통 동양화 필법은 이후 이응노, 천경자와 같은 동양화가들에 의해 현대적인 동양화로 계승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필치를 통해 수탉의 씩씩하고 굳센 기운을 생동감 넘치게 담아낸 이응노의 <수탉>과 화려한 채색이 돋보이는 천경자의 <개구리>, <새>, 그리고 천경자의 여인상을 대표하는 <고>, <청혼>, <청춘> 등이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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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전경_서울미술관 |
또한, 한국 미술의 독자적 화풍으로 인정받은 단색화를 한 공간에서 소개하고 있다. ‘물방울 작가’로 알려진 김창열의 <회귀>, 서세옥의 <사람들>, 한국의 서정성을 화폭에 옮긴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김환기의 <십만 개의 점>, 정상화의 《무제》 연작, 이우환의 <바람>등 단색이 가지는 다양성을 실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수행과도 같은 행위를 선보였던 한국 근현대 화가들의 200호 이상 초대형 작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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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무한의 공간의 대화_서울미술관 |
특히 과감한 여백이 돋보이는 구조와 음과 양, 하늘과 땅을 상징하는 듯 붉은색과 파란색의 강렬한 색채대비가 돋보이는 이우환의 <대화>는 이우환의 작품을 명상하듯 감상할 수 있도록 ‘무한의 공간(Eternal Space)’이라는 특별 공간에 작품을 집중도 있게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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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제목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는 작품에 시대정신을 담고자 했던 예술가들의 성찰적인 모습, 예술가이자 개인의 이상과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고뇌하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갔던 예술가들의 강인한 정신과 가족, 지인을 향한 애정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문구의 뜻을 담았다.
6.13(목)-12.29(일) 서울미술관
사진 제공_서울미술관
허중학 기자_서울문화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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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금)-9.18(수)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