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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이름값 하는 축제로 거듭나는 길은?

기사승인 2017.05.14  10: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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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 없는 오페라축제 간담회, 준비 미흡, 오디션 등 개선 필요

지난 달 25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31층 모차르트홀에서 '제8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기자 간단회가 열려 참여하는 각 오페라단에서 작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제8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6개 오페라 작품 참가

팟캐스트 오페라 이야기 & 이태리 요리와 함께 하는 오페라 이야기 등 부대행사

올해도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8회째 맞아 5월 12일부터 6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등에서 개최된다. 지난 달 25일,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31층 모차르트 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사무국 배영주 팀장의 사회로 올해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6개 오페라단의 대표로 솔 오페라단 이소영 단장, 국립오페라단 최선식 사무국장, 그랜드오페라단 안지환 단장, 무악오페라단 김관동 예술 감독, 하트뮤직 임희선 대표, 노블아트오페라단 신섭섭 단장, 그리고 제8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정찬희 조직위원장과 참가하는 성악가, 스탭 들이 참석해 각각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는 무악오페라단의 <토스카>를 시작으로 노블아트오페라단의 <자명고>, 솔 오페라단의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팔리아치>, 국립오페라단의 <진주조개잡이> 4개 대형 오페라와 오페라극장에서 열리고 하트뮤직의 <고집불통 옹>, 그랜드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봄봄'&'아리랑 난장굿>의 2개의 작은 오페라가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또, 예술의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정치용의 지휘와 KUNA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열린다.

작년과 달리 추가된 부대 프로그램으로는 팟캐스트를 통한 '오페라 이야기'와 '이태리 요리와 함께 하는 오페라 이야기'라는 이색 토크가 있다.

 

그러나 이 날 페스티벌을 소개하는 간담회는 여느 페스티벌조직위보다 준비가 미흡했다. 종합예술이라고 하는 ‘오페라’ 축제를 소개하는 자리에 전체 작품을 소개하는 음악 영상 자료도 없었고, ‘성악의 꽃’이라 불리는 오페라에서 성악가들이 여러 명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래 소리 하나 들어볼 수 없었다. 축제를 소개할 기자들에게조차 작품에 대한 호기심과 감동의 아리아 하나 없는, 말로 설명하는 오페라가 얼마나 호소력 있을 지 의문이다.

 

정찬희 조직위원장

정찬희 조직위원장은 “이제 오페라페스티벌이 8회째로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가 됐다. 전국적으로 오페라 붐업을 하자는 차원에서 지방에서도 열자는 논의가 있었다. 그런데 예산이 계속 줄고 있어 어렵다. 내년에도 더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오페라페스티벌의 예산은 대형작품 한 단체에 약 1억 3천만 원 정도가 지원된다. 오페라 제작비용은 워낙 많은 비용이 들어 한정된 예산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관건이다. 또, 예산은 쓰기 나름이고 늘 부족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예산 부족을 핑계로 작품의 질에 대해 이해를 구할 수는 없는 것이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각 오페라단에게 주어진 숙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악의 꽃- ‘오페라’의 향기 느끼도록!

그런 점에서 이제 10년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도 많고, 이를 위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몇 가지 사안별로 점검해야 할 사안들을 살펴보자.

 

우선, 첫째로 축제를 축제답게 분위기부터 풍성하게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오페라’ 라고 하는 고유한 장르의 특성을 부각해 페스티벌 기간에는 곳곳에서 ‘오페라’의 향기를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축제가 열리는 예술의전당을 비롯한 주변을 오페라의 상징물로 설치하고 축제 기간에는 축제장 곳곳에서 오페라 노래가 들려오게 해야 한다. 축제가 일반 정기 공연과 차별화 되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잘 되고 있는 다른 축제장을 가보라. 예를 들면, 자라섬재즈페스티벌 같은 곳은 기차역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이곳이 재즈축제장 이라는 곳을 알 수 있고, 축제가 열리는 장소까지 가는 동안 길가의 곳곳에서 유명 재즈인들의 설치물을 통해 친근감을 느끼고 사진도 찍고 재즈 음악도 들으면서 축제를 보는 가는 여정 자체가 축제고 즐거움이다. 오페라페스티벌 열리는 예술의전당 어는 곳에서 그런 즐거움을 감지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두 번째로 사전 준비를 좀 더 철저히 해야 한다. 우선 축제를 널리 알리고 홍보하고자 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올해 축제에 참가하는 오페라의 매력을 피력하고, 이를 알리기 위한 ‘오페라스러운’ 자리를 만들어 가자들부터 사로잡아야 한다. 영상 DVD, 성악가들의 아리아 쇼케이스 등 다양한 방안이 있을 것이다.

 

 

또, 셋째로 프로그램의 다양한 구성도 필요하다. 일반 오페라단의 정기 공연과 다른 특별한 작품들도 있어야 하고, 해마다 테마를 정해 특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조직위 차원에서 예술 감독을 선임해 일 년 전부터 주제를 정하고, 작품도 그에 맞춤해 선별하고, 해외 초청작과 우수작, 새로운 창작품 개발 등 주제에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해외 극장과의 교류와 네트워크로 해외 오페라의 흐름을 전하고, 국내 우수작을 해외에 수출하는 등 축제의 기능과 역할을 증대해야 한다. 이는 대구오페라페스티벌이나 영화축제 등에서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넷째로 무엇보다 오페라축제가 축제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오페라인 들의 잔치가 되어야 한다. 많은 성악가들이 참여해 한자리에서 즐기며 오페라인들 스스로 오페라의 기쁨을 나누고 그 즐거움을 관객에 나눠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저히 부족한 무대를 늘려 보다 많은 성악가들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다섯째로, 보다 많은 관객들이 쉽게 접근해 오페라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관람료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 올해 페스티벌 석을 30석 증가했다고 하는데,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오페라단 입장에서는 일반 공연보다 많이 낮췄다고 하지만, 여전히 고가의 관람료는 문턱을 높게 한다. 페스티벌이란 국민예산으로 지원되는 행사이니만큼 범국민적으로 보다 많은 관객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로, 우수한 성악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연간 계획과 오디션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위와 같은 사전 준비가 마련된다면, 일정에 맞춰 사전에 실력 있는 우수한 성악가를 초빙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오디션제도는 경력과 신인을 구분하지 않고 있어서 경력 있는 성악가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는 작품의 질을 좌우하게 된다.

 

그러나 이 모든 사안들은 예산이 수반되어야 하고, 여러 가지 한정된 불가피한 상황들이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변화도 활로도 없을 것이다. 좋은 작품은 관객의 호응을 얻어 국민적 관심을 일으키고 그럼으로써 예산 지원도 증대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한 편에서는 먼저, 각고의 노력과 투자와 헌신으로 선순환구조를 만들지 않고는 새로운 길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라고 하는 거창한 이름에 걸맞은 축제인지 다시 한 번 짚어보고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이름값을 하는 축제로 거듭나도록 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임효정 기자

THE MOVE 5월호 게재

program

<토스카> 무악오페라단 5.12-14

<자명고> 노블아트오페라단 5.19-21

<오페라 갈라 콘서트> 5.20 6pm 야외공연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팔리아치> 솔오페라단 5.26-28

<진주조개잡이> 국립오페라단 6.3-6.4

<고집불통 옹> 하트뮤직 5.26-28

<봄봄> & <아리랑 난장굿> 그랜드오페라단 6.2-6.4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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