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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개의 탄성과 그 하모니_2018부산불꽃축제

기사승인 2018.07.08  0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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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안리 해변에서 펼쳐지는 ‘부산불꽃축제’는 대한민국 불꽃축제의 산실이다.

 

권재현의 지역축제이야기 29

얼음판 위에서 100만명의 강태공이 엉덩이를 치켜들고 있는 모습을 미국의 한 언론은 세계7대 불가사의에 넣어야 한다고 했다. 올해 1월 150만명이 다녀간 ‘화천산천어축제’를 이르는 말이다. 남녀노소가 추위와 시간의 흐름을 잊고 오로지 얼음구멍만 뚫어지게 바라보게 하는 신기한 풍경,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집단 매스게임 같은 모습을 그렇게 부를만도 하겠다. 집단최면처럼 얼음 구멍을 들여다보게 하는 땅의 마법이 있다면 반대로 100만명의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반사적으로 내지르는 탄성의 마법이 존재한다. 허공에 꽃을 만들어내는 불꽃축제는 매번 어김없이 이러한 기괴한 광경들을 편집 없이 만들어낸다. 아름다운 광안리 해변에서 매년 가을 펼쳐지는 ‘부산불꽃축제’는 많은 의미를 만들어낸 대한민국 불꽃축제의 산실이다. ‘부산불꽃축제‘ 시작의 주역인 주식회사 한화의 이장철 프로젝트 매니저를 만났다.

 

 

[interview]

이장철 박사(프로젝트 매니저/한화 파트장)

 

Q. 본인 소개와 ‘부산불꽃축제‘와 한화의 관계에 대해

 

저는 주식회사 한화 불꽃 파트장 이장철입니다. 부산불꽃축제는 2005년 APEC 경축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한화가 예산의 50%를 지원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 일회성 행사로 시작되었는데 반응이 워낙 좋았습니다. 그래서 부산시와 2006년부터 축제의 정례화를 통해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현재 13년동안 부산불꽃축제의 실행사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 ‘부산불꽃축제’에서 이장철 박사님의 역할과 한국의 거의 대부분의 불꽃축제에 축제에 관여하는 ㈜한화의 관계에 대해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축제의 연출이나 감독의 역할이 아닌 행사의 총괄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APEC의 일회성 문화행사로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13회 동안 이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1954년 다이나마이트 등을 다루는 한국화약으로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1964년 처음으로 화약과 연동되는 불꽃놀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 이전에는 국가의 경축일에 불꽃을 쏘는 개념이었으나 2000년 세계불꽃축제를 계기로 행사의 일부분이 아니라 불꽃이 메인 콘텐츠가 되는 불꽃놀이인 불꽃축제로 발전하게 됩니다. 화약으로 시작된 기업의 모태와 한화가 가지는 이미지가 불꽃과 잘 연결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대규모 불꽃축제들과 평창동계올림픽 등에서의 참여와 후원들은 기업의 사회공헌 그리고 이미지 향상을 위한 노력들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한화가 관여하고 있는 불꽃축제들을 빼 놓고 이야기가 불가능한데요. 1년에 얼마나 많은 관람객을 만나고 있는지 대표적인 축제에 대해 설명해주시면

 

예전에 100여개 행사에 관여를 했지만 지금은 40~50개 불꽃축제를 운영합니다. 2005년 부산불꽃축제를 기점으로 서울, 부산, 포항, 대구 등 규모의 불꽃축제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지역의 작은 불꽃축제들은 지역업체에 맡겨드리고, 이제 국가단위의 행사나 대형 축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횟수는 줄고 규모는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일행사로 가장 많은 관람객은 서울세계불꽃축제와 부산불꽃축제인데 하루에 약 100만명~120만명을 상회하는 기록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3대 불꽃춫제라고 할 수 있는 ‘서울불꽃축제’, ‘부산불꽃축제’, ‘포항불빛축제’를 포함하여 년간 4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저희 불꽃축제를 즐기고 계십니다.

 

- 불꽃축제를 낭비성 행사로 보는 부정적 시각들이 존재합니다. 불꽃축제가 가지는 긍정적인 측면 중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에 대한 분석들이 있는지요

 

지역경제활성화에 대한 꾸준한 분석을 내놓는 지자체는 부산입니다. 초기에 지역의 언론과 시민들께서 허공에 몇 십억을 쏟아 붓는 축제가 무슨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최근 지역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행사비 30억원에 지역경제유발효과는 1500억~2000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아마도 야간축제의 특성상 체류기간이 길어지고 주변상가들의 폭발적인 매출증가, 고용유발효과의 상승과 지역경제 소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주요도시들뿐만 아니라 작은 중소도시들에서도 불꽃축제의 브랜드화를 위한 상담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불꽃축제가 부정적인 의견들을 상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장기적으로 실천 가능한 실절적인 방안들이 있다면

 

2005년~2007년 까지 낭비성 행사라는 평가의 기류들이 축제분석을 통해 많이 나아졌습니다. 상인회 자체분석을 통해서도 상권활성화 효과가 크고 특히 해운대에 비해 상대적 취약성을 극복하는데 불꽃놀이의 역할을 인정을 받았습니다. 행사비 30억원은 10억원은 부산시, 6억원이 도비, 나머지가 기업협찬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행사비는 고정이 되어 있지만 물가상승요인, 인건비 상승요인 등 비용증가의 문제가 있어 왔습니다. 이는 행사의 퀄리티와 축제예산의 자립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2015년부터 개선방안을 찿고자 관련기관, 지역상인회, 시민단체 등과의 공청회를 1년간 진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축제의 일부분을 유료화하자는 안이 도출되었습니다. 2015년 부분 유료화 정책을 통해 마련된 5억원의 수익은 축제의 퀄리트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관람객들의 축제만족도가 더불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의 툴을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타지역 축제의 운영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좋은 모델케이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어떤 요인이 불꽃축제를 더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유치하기를 원하게 만들고, 수백만명의 관람객이 열광하게 되는 것일까요

 

지자체가 느끼는 매력은 지방자치제의 시행으로 불꽃축제가 지역관광자원의 도구로 브랜드개발의 도구로 사용되기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꽃축제는 야간형 축제인 동시에 체류형 축제로 교통, 숙박, 음식, 연계관광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불꽃축제는 7세기 수나라에서 발현되어 18세기 대중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특정 지역의 놀이가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좋아하는 놀이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일반인들이 불꽃에 열광하는 이유는 첫 번째, 소리에서 나오는 충격이 인간의 심리에 카타르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한다는 소리효과 두 번째, 하늘에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인 미학 세 번째,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고 세계인들 누구나가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넌버벌인 비언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불꽃은 악귀를 물리치고 희망을 상징하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축복의 도구입니다. 조선시대 성종은 국가의 번영과 안위를 위해 불꽃놀이를 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 부산 그리고 해변이라는 장소가 갖는 특징이 있을까요

 

불꽃놀이는 화약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문제 이슈가 크고 장소변수가 있습니다. 서울 도심에서의 불꽃은 사이즈와 불꽃 품목의 제한을 받습니다. 불꽃의 사용이 서울은 80% 정도라고 친다면 부산은 100%를 다 실현할 수 있습니다. 반경이 400미터 되는 큰 불꽃의 사용을 통해 연출효과와 감동을 배가 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해변이라는 장소가 주는 낭만적 요소도 있다고 봅니다.

 

- 불꽃놀이에 참여하신 관람객이 꼭 얻어가기를 원하는 게 있다면

 

현실에서 받는 경제적인 문제와 갈등 그리고 다양한 스트레스들을 풀고 가셨으면 합니다. 짧게나마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을 맛보시고, 음악과 미디어, 공연, 조명 등 다양한 장르의 결합으로 연출되는 스토리가 있는 ‘뮤지컬불꽃놀이’로서의 매력에도 푹 빠져보시길 권합니다.

 

- 향후 불꽃놀이의 발전방향과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불꽃놀이도 시대에 따라 변화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행사의 부분이 아니라 불꽃축제 그 자체 그리고 멀티미디어 장르와의 결합을 통한 문화상품이자 관광상품으로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일년에 한 번 보는 축제가 아니라 상설로 진행되는 중국의 인상 시리즈, 프랑스 태양의 서커스처럼 새로운 형태의 관광자원콘텐츠로 만들어 보고자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상적인 욕망은 유일한 것, 흉내 낼 수 없는 킬러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다. 운영적인 측면에서 지역의 특성을 파악하고 관련기관, 시민단체, 상인회 등 다양한 커뮤니티의 의견을 수렴하고 함의를 도출해내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좋은 프로그램을 위한 초기단계의 관여는 거버넌스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축제는 정부기관과 시민사회 그리고 기업의 지원을 통해 균형을 이룰 때 가장 이상적이다. ‘축제의 자유’를 위한 예산의 독립과 간섭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힘을 여기서 얻는다. 위의 이상들과 실천들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화무십일홍 花無十日紅, 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은 짧지만 무엇보다 아름답지 않는가. 그 가장 빛나던 때를 떠올리고 싶다면.

‘부산불꽃축제‘는 ’부산불꽃축제‘ 답다.

 

권재현 (축제기획자 · 중앙대학교 공연예술학부 겸임교수)

 

 

 

 

 

 

 

 

 

THE MOVE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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