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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순수예술 어떻게 진흥할까? _판을 바꿔야 한다

기사승인 2019.02.14  17: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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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공공극장의 역할과 교육프로그램

 

 

클래식 시장이 어렵다고 한다. “순수예술시장 이대로 괜찮은가?” 하고 묻는다. 순수예술은 대중예술과 달리 태생적으로 일순에 확산되거나 단기간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에 어렵다. 보다 풍부한 향유를 위해서는 수고로운 노력이 필요하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흠뻑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순수예술이라 불리는 클래식, 발레, 무용, 미술 등의 고급한 예술은 그 순수성으로 시장성을 담보하는데 한계가 있어 그 가치를 확산하고 진흥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가치 확산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클래식계의 운영상 어려움을 토로하는 포럼이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업계의 오랜 활동에도 불구하고 시장으로서 순수예술은 갈수록 한계가 드러남에 업계 종사자들의 현안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강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순수예술은 ‘시장’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 그 설 자리가 흔들리는 딜레마에 빠질 우려가 있다. 관련업계 공급자의 시선이 아닌, 수요자, 향유층의 시각으로 순수예술을 바라보며 순수예술 진흥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 본지 THE MOVE 는 향후 지속적인 기획 연재를 통해 순수예술의 가치와 그 가치 확산을 위해 현장의 사안들을 다시 살펴보고자한다. 이번호에서는 포럼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고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팩트 체크의 관점으로 다시 톺아보기로 한다.

 

공공극장의 역할

“실력은 있지만 유명하지는 않은 유수의 해외 실내악 연주단체를 초빙해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면서 오랫동안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했다. 실제로 손해가 나는 경우가 많았었으니까요. 결국에는 하나다. 공공극장에서 어느 정도 공급을 해줘야 한다. 공공극장에서 유명하지 않다는 잣대로, 또 객석 점유율, 수익률을 따져 예술을 선택적으로 편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수익률을 높일 수 없는 우수한 연주단체의 경우 기다려 줘야 한다. 공공극장의 경영자나 운영자는 의회나 시 예산 부서를 설득하고 이해시켜서 순수예술이 시민들 속에 서서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클래식 기획사 6년째 운영하고 있는 더브릿지컴퍼니 윤동진 대표는 공공극장의 역할에 대해 토로한다. 그는 또 공공의 역할에 대해 교육 프로그램 부재를 지적하며 필요성을 강조한다.

“공공극장 담당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우리 관객은 순수예술을 몰라. 대중의 수준이 안돼 라고 하는데, 정말 화가 나는 말이다. 어떻게 시도해보지도 않고미리 선입견으로 판단하고 재단하는지 모르겠다. 예술은 경험되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경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 교육이 없는 극장은 어느 곳도 없다. 오케스트라 음악 교육 프로그램이 절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지방오케스트라도 다 시립인데.... .”

 

관객 교육과 기획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

 

윤대표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시류에 편승하는 가벼운 음악을 경계한다.

“ 최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로 자극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바라는 것이 많아진 추세이긴 하다. 순수예술은 본질적인 것을 드러내는 것을 해야 하는데, 클래식 연주자의 경우 20대 때 가장 진정성 있게 접근해야 하는데, 대중의 입맛을 맞춘다며 음악, 그 자체보다 재미, 흥미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 하려고 하는 연주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

이러한 면에서 기본적으로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6년씩이나 버티며 지속해온 이유에 대해 그는 “다르게 하고 싶었다. 나는 어떻게든 이 판도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시작은 의욕적, 전문적으로 덤볐는데 이제 얼마나 더 오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연주자들을 끊임없이 키우고 새로 영입한 문지원, 안종도 등 젊은 아티스트들을 해외로 내보내고도 싶다.”

 

관객의 변화와 교육 및 프로그램의 방식

그는 관객 교육과 좋은 기획 프로그램을 개발해 반영되고, 그것이 유료 티켓 판매와 수익률도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국내 클래식계의 판(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한다. 1등만을 선호하는 국내 정서 속에 쇼팽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사랑받는데 반해 2등 수상자 샤를 리샤르 아믈랭 공연은 유치하고 싶어도 관심 없어 하는 국내의 정황이 안타깝다고도 말한다. 이는 최근 ‘앙상블 디토’의 10년 활동의 명암과 연관해서 음악의 편파적인 선호에 대한 국내 관객의 성향을 드러내는 단면이기도 하다.

앙상블 디토의 연주자들은 뛰어난 연주 실력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취향에 맞추다보니 스스로 한계에 부딪히고 딜레마에 빠진 듯하다. 그러나 10년 성장 과정에서 매니아 관객들의 취향을 리드하며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시도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기획사(매니지먼트사)는 인기에 취해 흥행에 안주하기보다 젊은 연주자들을 케어함과 동시에 관객의 변화를 앞서 체크하고 서서히 변화를 시도하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

관객의 성향은 바뀌고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한다. 빠르게 변하는 이 유행의 속도와 다른 세계를 갖는 것이 순수예술의 가치와 매력이라면, 이에 대한 진흥 방향과 모색의 방법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다른 방향에 있지 않을까. 공공극장의 역할은 분명하고 지원의 방식도 있어야 하겠지만, 공공극장에 의존할 수만은 없다. 더욱이 “상업적으로 성공 가능한 콘텐츠” 운운은 10년 만에 문 닫은 ‘디토의 종료’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최근 기획사들은 자구책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시대에 부응하는 다양한 소셜네트워크 소통방식과 영상 매체의 활용 등은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 가볍고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는 미디어(유튜브 등)의 이용자들이 라이브 공연장으로 올 것인가는 살펴봐야 할 일이다. 홍보 수단이 끝이 아니라 결국 극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하는 과정의 가능성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오래된 고전인 ‘클래식’의 향유층과 확산을 위한 보다 근본적이고 순수한 차원의 서비스가 모색되어야 한다. 천천히 서서히 빠져드는 순수예술의 깊숙한 매력을 다시 상기해야 할 시점이다.

임효정 기자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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