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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1] 포스트 코로나! 공연예술 생태계 변화?

기사승인 2020.05.14  14: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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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중계, 공연영상화 서비스에 대한 전망

‘Covid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난 몇 달 동안 공연예술계는 ‘언택트(untact)’로 극장들이 문을 닫은 채, 온라인 중계 혹은 랜선 스트리밍 공연 서비스로 집안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 

세계 유수의 극장과 예술단들이 연일 쏟아내는 유명 공연은 또다른 즐거움이 됐다. 바야흐로 세계 공연예술계는 라이브(Live) 현장 공연이 아닌, 랜선 공연이라는 영상의 시대를 맞는 새로운 변화의 국면에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그동안 MET오페라나 국내 예술의전당 싹온스크린 등 공연 영상화 사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매니아층을 겨냥한 상업적 방식 혹은 문화소외지역의 전파를 위한 문화보급 사업에 한정되었던 것인데, 일반에 무료로 풀리는 장이 열린 것이다. 

세계 유수예술단체들의 중계는 제한적인 관계로 시간 차이로 인해 새벽녘에 관람하는 등 특별한 체험을 하기도 했다. 해외 축구경기를 볼 때처럼 흥분된 설레임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해외 유수의 예술단 작품 통해 

새로운 해석, 새로운 무대, 새로운 흐름 경험"

 

국내 예술계와 비교하는 기회

 

무엇보다 공연예술이라는 장르는 무대예술, 현장예술로 매순간의 감흥이 다른 순간예술로 인식되어왔던 반면, 이번 코로나로 인한 안방극장의 세계는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무대, 새로운 해석의 혁신적인 해외 유명 예술작품들과 흐름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럼으로써 자연히 그동안 봐왔던 국내 무대와 비교해보며 그 차이를 절감할 수도 있었다.

 다른 차이는 유구한 역사의 축적된 퀄리티 차이뿐만 아니라 제작 환경과 준비된 시스템, 예술단을 이끄는 예술감독 등 리더를 비롯한 예술 인력의 역량과 각 예술단의 특색, 경향, 인식의 차이 등도 감지할 수 있었다.

예기치 못한 재난의 여파로 더욱 확산된 랜선 공연 후 공연예술계에 던져진 공연의 영상화에 대한 논란은 다양한 시사와 숙제를 남겼다.

 

그저 공연의 Live냐? 혹은 영상화냐? 의 문제 이전에 국내 공연 문화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시기에 직면했다고 보여 진다. 

예술의 산업화 측면에서 생산과 제작에 집중된 현재 공연예술 전반의 사업과 정책에 있어서 방향성이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술산업에 있어 유통과 소비의 문제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었고, 이는 향유자 중심, 소비자 중심의 예술이 소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신작, 다작 창작으로 집중된 국내 공연산업은 이제 소비와 유통, 홍보의 전략적 측면에서 제고되어야 한다. 예술이 널리 알려지고 소비되어 유통이 활성화되는 장기적인 전략이 문화가 살아나고, 예술가가 더불어 오래 살아가는 방편일 것이다.

이번 해외 극장들과 예술가들의 행보와 활동 사례에서 교훈과 경험을 얻을 수 있다. 해외 예술단들은 일찍이 영상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서 오래된 귀한 영상들도 관람할 수 있었다. 80세가 넘은 발레리나 마르시아 하이데의 중년시절 작품 <카멜리아 레이디>와 노년에 출연한 <오네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경험은 영상에서만 가능한 특별함이기도 했다.

 

경기아트센터 , 신 시나위

한편, 국내 공연계는 지난 영상 자료에는 미흡했지만,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발 빠르게 대응했다. 국립국악원에서는 '매일의 국악'으로 보유한 콘텐츠를 셀렉션해 송출했고, 경기아트센터의 ‘신(新) 시나위’ 는 진일보한 국악의 새로운 형식으로 관객과 소통했고, 우리 것의 가능성을 탐색한 시간이 됐다. 그러나 국내 공연계, 특히 국.공립 단체의 영상화 자료는 보완할 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영상화 추세에 발맞춰 기획력과 더불어 기술적인 보강이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로 본 몇 가지 관점

 

1. 관객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인가?

세계 우수 공연 작품이 랜선으로 중계될 때, 이들 예술단들은 중간중간에 도네이션을 요청하는 메시지가 띄웠다. “우리 예술단의 발전과 지속을 원한다면” 기부에 동참해달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동참하는 것을 목도할 수 있었는데, 이들 예술단체들은 이미 회원제로 온라인 공연을 서비스 하고 있었다. 또한, 기부에 동참하며 예술단을 후원하는 자발적인 관객들이 많고 이러한 사회적인 인식이 되어 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우수 콘텐츠를 한정적이긴 하지만 무료로 경험한 관객들은 유료화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까? 이후 국내의 일부 관객들은 몇 개 해외 예술단에 회원 가입할까를 고민하기도 한다. 영상이든 실연이든 우수한 콘텐츠만이 경쟁력을 갖고 살길이다.

 

"우수한 콘텐츠가 경쟁력"

 

2. 우리 것의 가능성 탐색

국내 공연의 영상 중계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 싹온스크린 등 준비된 곳이었다. 인기가 높았던 창극 <패왕별희>와 <신(新) 시나위> 에 대한 높은 관심은 우리 국악 콘텐츠의 가능성을 열어준 좋은 기회가 됐다. 시대에 맞춤한 신(新)국악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3. 회원제와 저작권

국공립단체들은 온라인 중계한 랜선 공연에 예상보다 높은 관심과 참여에 놀라며 수치로 드러난 조회수를 자랑한다. 이는 라이브 공연과 비교해 관객의 참여와 여전히 동일한 선호 경향 등 향후 콘텐츠 유통방식에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함이기도 하다. 또한 장기적인 측면에서 랜선 공연을 이어갈 경우, 유료화에 따른 회원제 여부와 그전에 뒷받침되어야 할 저작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또한 통합 플랫폼에 대한 니즈도 대두된다.

 

4. 라이브와 디지털 공연의 차이_Live or Digital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이 쏟아졌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라이브 공연을 대체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른 방식의 매체 장르로 또 다른 동기 부여가 되는가 하면, 콘텐츠에 대한 정보와 안내로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도 한다.

라이브공연과 디지털 영상에 대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한국무용협회에서는 올해 <젊은안무자 창작공연>을 생중계하며 이번 랜선 공연에 대해 "무용공연과 매스미디어의 콜라보 작업은 새로운 예술세계의 지평을 열어놨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조금은 빠르게 무용과 매스미디어의 융합이 시작된 것일지 모른다. 또한, 공연장에서의 실연공연의 평과 생중계 공연의 평은 다소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비주얼적인 이미지의 시각적 효과에 따른 차이로, 무용만이 갖는 다이나믹한 몸의 에너지와 현장감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안무에 있어서 어느 곳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차후 미디어 예술을 위한 안무와 무대 예술을 위한 안무로 유의하여 제작해야 할 것이다." 라고 밝혔다.

 

5. 기술력과 기획력

영상화 사업에 뒤따르는 기술력과 자본의 투입은 필수일 것이다. 고퀄리티의 영상 작업에는 그만한 장비와 전문 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예술의전당 싹온스크린 촬영시 서울의 영상전문가가 모두 그곳에 몰린다는 이야기는 이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민간단체와 소규모 예술단에게는 영상화는 그림의 떡이 될까? 일정 부분 필수일듯도 하지만 한편으론 모든 공연이 동일하게 고퀄리티의 영상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획력으로 흥미로운 발상의 각각의 유니크함을 살린 창의성이 더욱 빛을 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임효정 (발행인. 공연칼럼니스트)

 

 

▶ 계속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THE MOVE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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